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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의 화요일, 일본문화사 시간에 함께 공부하는 의정씨가 책 한 권을 내밀더군요.
선생님, 한 번 읽어보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수줍게 건네 준 한 권의 책 불편해도 괜찮아였습니다. 헌법학자 김두식이
인권을 주제로 해서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는 책이었는데요
우선 저자에 대해서 갖고 있는 저 나름의 호감이 있었고 , 그녀가 처음으로 제게 권한 책이라 반가운 마음도 있어서
바로 읽기 시작했지요. 그리곤 시험이 막 끝난 고등학생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했습니다. 그 아이도 책에 몰입을 하더니
빌려가고 싶다고 하네요. 선생님 책은 아니지만 아직 여유가 있으니 빌려가서 읽고 그 다음에 돌려주자고 했는데
책을 돌려주니 또 다른 사람이 받아서 읽기 시작하는 책의 릴레이가 아름답습니다.
그 책 덕분에 마음에 새긴 영화가 여러 편 있었는데 그 중 하나를 외장하드안에서 발견했지요.
여자 주인공이 메릴 스트립이라면 제겐 보증수표나 마찬가지인 셈이랍니다. 동시대에 살아서 고맙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연기자라고
할까요?
1964년이 시대 배경으로 나오는 이 영화에서 다우트는 의심이기도 하고 회의라고 번역해도 좋을 그런 표현이었는데요
종교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이것이 진리라거나 이것이 너를 위한 것이야, 그러니 하고 밀어부치게 되는 부모로서의 아집에
혹은 한 번 내 안의 믿음 체계를 형성하면 뒤돌아보지 않고 살아가게 되는 타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귀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밍크코트에 이어서 종교적인 배경을 깔고 있는 영화를 두 편 연달아 보게 되었는데요, 신화, 종교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스틸 컷을 보는 것과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스틸 컷을 보는 것의 차이는 상당하지요.
영화만이 아니라 책도 마찬가지인데요, 오늘 아이들과 오뒷세이아를 마지막까지 읽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지루하다고 싫다던 아이들이 다 끝나고 나니 도움이 되었노라고, 원전을 다 번역한 책을 이미 읽고 있거나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것이 어렵지만 한 발을 내딛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지요.
그리고 다음에 원전 번역을 읽기로 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어떤 식으로 읽으면 더 의미있는 수업이 될 지 구상중입니다.
연극을 영화로 만들었다는 이 작품은 한국에서도 극장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이번 영화에서 주목한 여배우입니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나오는 인물들을 어떻게 어필하고 판단하고 소화할 것인가를 영화보다가 갑자기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느끼게 되면서 역시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을 벗어나기 어려운 존재인가 싶더라고요.
신앙과 종교, 그 사이의 거리에 대해서 아직도 스스로 생각을 정립하기 어려운 제겐 이런 영화를 통해서 생각을 확장하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영화를 이미 본 사람들, 소개를 통해 보게 되는 사람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으면 하고요,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면 그렇다면 이번에는 하고 소개하는 글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