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던 중 은교라는 영화를 본 두 사람사이에 열띤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서로 다른 시점으로 영화를 본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도 밥먹는 자리가 아니라 제대로 멍석을 깔고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날, 영화에 깊은 애정이 있는 마리포사님이 밍크코트란 영화를 메일로 보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메일로 영화를?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그런 것이 있다고 한 번 받아서 보라고 하네요.
그리곤 정말로 금요일 오전에 네이버 메일에 밍크코트가 들어와 있습니다 .참 신기한 세상이로구나 !!
영화를 제대로 볼 줄 아는 그녀가 보낸 영화로서 보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밍크코트라는 제목으로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감을 잡지 못하고 영화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아주 작은 화면으로 상당히 열악한 환경에서 본 영화이지만 우리 영와가 보여주는 저력에 놀란 날이었습니다.
엄마는 왜 한국영화를 보지 않는가 하고 묻던 보람이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기도 했고요.
이미 작년 영화제에 출품되고 영화관에서도 상영이 끝난 영화인 모양이지만 인터넷을 뒤적이면 영화를 찾아서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종교의 문제, 병원에서 이제 살 가망이 없다고 하는 어머니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하는 문제, 가족사이의 불신, 계급의 문제
과연 가족은 서로 살 소통하고 사는 사람들인가의 문제, 넝쿨이 되어 줄줄이 따라오는 문제들을 직시하면서 보다 보니 식은땀이 나는
기분이기도 했지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그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좋은 영화를 권해주고 일부러 메일로 보내주기까지 해서 고맙다고요. 그러자 나중에 문자로 그녀가 샘은 좋은 영화친구라는
멘트를 보내와서 혼자 웃었습니다. 불어모임과 목요일 모임을 함께 하는 그녀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역시 영화였구나
그러니 우리는 영화 친구가 맞는 말이네 하고요.
앞으로 좋은 영화중에서 이렇게 보내 줄 수 있는 영화가 있다면 혹은 꼭 권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소개해달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 한 금요일, 갑자기 영화제에 가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나기 시작했는데요 정작 영화제에 가보는 것은 언제
가능한 일이 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