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어버이날이 아들의 첫 생일이였습니다.
이 때쯤이면 한국을 한 번 들어가려나 했는데 여의치 않고, 이주전 이사를 한 덕분에 낯선 이 도시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네요.
돌때 뭐할거냐고 사람들이 전화로 물으면 웃으며 어디 가까운 곳에 놀러나 다녀올려고 .. 대답했는데, 또 정말 그렇게 할려고 했는데 막상 하루.이틀 다가오니 간소하게나마 상이라도 차려야겠다 싶더라구요.
솜씨없는 엄마. 바쁜 아빠가 부랴부랴 이틀전 부터 준비하여 간소히 차렸습니다. (82 보고 대충 흉내내었어요.)
양가 첫 손주인데 할머니들만 한 번씩 다녀갔을 뿐 다들 보고싶어하시는데 아직 못 만났네요. 한참 예쁜짓 할 때는 남편과 나만 보는게 너무 아까워 속상할 때도 많답니다.

이 곳은 과일 구하기가 쉬우니 과일로 한 상 차리고. 음식은 몇가지만 했어요. 물론 82 레시피들로 했지요.
사실 닭날개 조림이랑 춘권피도 하고 캘리포니아 롤도 말고 표고버섯 전도 부칠려고 했는데 재료만 준비해두고 너무 벅차서 못했어요.

한복입는거 싫어해서 저고리만 살짝 걸치고 급히 찍었어요.

급하게 모자(?) 도 씌어보구요. 풍선장식은 아빠가 했어요.

한복이 두벌이 생겨서 다른 것도 입혀보구요.

아빠와 함께 촛불도 끄구요. (여보. 얼굴 올려서 미안~)
케잌 만드는게 자신없어서 오렌지 요구르트케잌 믹스 사다가 했는데 냉장고에 두면 굳는다 하더니 안 굳고 흘러내려버렸어요. 사진만 찍고 그냥 숟가락으로 퍼먹었죠.

돈, 펜, 실 올려서 돌잡이도 준비했어요.
잠시 고민하는 척(?) 하더니...

냅다 돈을 잡고는 입다물고 히죽거립니다.
내심 펜을 잡았음 하던 아빠는 뭐.. 다 재미로 하는거지 뭐 ..하하하 하더군요.

아빠 마음을 이내 알았는제 펜도 얼른 잡고는 이러더군요.
아빠..난 왼손잡이야~~ ㅋ

이렇게 우리들만의 잔치를 치뤘습니다. (브리지트님 소파커버 찬조출연..^^)
너무 피곤해서 치우지도 못하고 잠시 쉰다는게 잠이 들어버렸는데 . 새벽에 눈을 뜨니 남편이 뒷정리를 대충 해두고는 소파에서 자더라구요. 아들놈이 아빠자리를 차지해버려서.. 원래도 뜬금없이 울컥 하는 성격인데^^ 또 울컥하더라구요.
날씨 좀 좋아지면 한국에서 날라온 두두둑한 금일봉 들고 여행 갈거예요. 히히..
한국에 있는 엄마. 아빠. 언니. 형부. 어머님. 아버님. 도련님들. 다들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권우 건강하게 잘 키워서 곧 데려갈게요.
늦었지만 82 이모님들 많이 축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