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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의 전설을 아시나요?

| 조회수 : 1,529 | 추천수 : 22
작성일 : 2007-03-22 10:38:59
양파밭 주위로 무덤들이 많다.
찾아오는 사람은 드물지만 해마다 이름모를 꽃들은 그 무덤의 주인들을 빛나게한다.

첫 해..

시골살이가 많이 힘들고 외로울 때 나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이름모를 그 무덤 주위에서 따뜻한 햇빛 받으며 혼자 울고하였다.
그 때만 하여도 무덤가 주위에 할미꽃이 없었다.

어린시절 무덤가 주위에서 할미꽃을 본 기억이 있어 당연히 있으려니 생각했는데
할미꽃뿌리가 어디에 좋다라는 소리에 사람들이 너도나도 뿌리째 캐가 진짜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할미꽃이 없었다.

작년인가보다..
양파밭에 일을 마무리하고 그냥 집에 들어가기 뭣하여 또 무덤가를 올라갔다.
아니 그런데 이제껏 없었던 할미꽃이 제법 많았다.
털 보송보송한 할미꽃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몇 송이를 뽑아서 집 장독대에 심었다.
촌장님은 무덤가 주위에 있는 꽃은 절대 뽑으면 안된다고 겁을 팍 주었다.

그러고보니 왜 할미꽃치 무덤가 주위에 피는지 옛날에 읽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할머니 혼자서 세 손녀를 키우면서...< 나중에 너희들 시집가면 나는 누구하고 살까>
하니 세 손녀가 모두 할머니와 같이산다고 하였다.


세 손녀 모두 시집을 보내고 손녀가 너무 보고싶어 첫째네 찾아가니 문전박대당하고
둘째네도 똑 같이..
할머니는 막내손녀를 찾아가서는 또 그럴까보아 멀리서만 막내손녀를 바라보다가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는데
막내손녀는 할머니만 걱정하다가
어느날 ..
할머니찾아가다  집근처 무덤가 주위에서 할머니를 주검으로 발견하여 손녀가 그 자리에 할머니 무덤을 만들어 주었는데
할머니 무덤주위로 허리 꼬부랑 꽃이 피웠는데 그 꽃이할미꽃이라고..
어린시절 언니가 사서 보내주는 책 속에 이런 이야기를 읽은것같다.

진짜다..
할미꽃은 진짜 무덤주위로만 핀다.
할미꽃 본지가 꽤 되었는데 이제 그 할미꽃이 우리집에 씨를 내려 많이도 피었다.

꽃이 막 피면서 보송보송한 털이 꼭 손녀를 그리는 할머니 마음같고
꽃 피면서  허리가 꼬부랑하게 되는것은 손녀들을 생각하는 영낙없는 우리네 할머님 모습이다.

햇빛 좋은 날
장단지 뚜껑 열어두고 하릴없이 앉아서 옛날을 추억한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원
    '07.3.22 3:54 PM

    어린시절 동네뒷산에 무덤이 몇개있었는데...날이 따뜻하면 그곳엘 점심도시락 싸들고 자주 놀러갔었죠
    그때보면 무덤가에 털이 보송보송한 할미꽃이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있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던 기억이나네요
    지금도 이유없이 할미꽃이 좋아요^^

  • 2. 미실란
    '07.3.22 8:05 PM

    제 낭군이 말하기로는 시골 뒷산 오래 된 무덤가엔 꼭 할미꽃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자치를 감춰버렸다고 합니다. 아마도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적응 못한 꽃들과 식물들이 사라져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가져 봅니다..

  • 3. 따뜻한 뿌리
    '07.3.22 9:53 PM

    어머.. 시골아낙님 장독대 화분에 할미꽃이 피었네요.
    할미꽃 뿌리가 길어 캐기가 아주 힘던데.. 잘 캐서 예쁘게 잘 돌봐주셨나봐요...
    햇빛이 따뜻한 무덤가에 핀 할미꽃..
    저도 가끔 우리밭 가는길에 있는 무덤가에서 가끔 앉아서 멍하니 해바라기하는데..
    시골아낙님 아버지 그리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올해도 건강하게 농사 잘 지으시길 바래요~~

  • 4. 시골아낙
    '07.3.22 10:07 PM

    지원님 고추장 된장 모두 담그셨는지요?
    미실란님도 곡성이라구요.. 그럼 시골살이하시는군요.
    뿌리님..안녕하세요?
    칡캐기가 보통이 아닌데 힘든만큼 좋은 결실 있었음 합니다.
    뿌리님도 저처럼 이런 날들이겠군요.
    고추 모종이 지금 한창 자라고 있습니다.
    촌장님은 이번에 자연농업 전문교육과정 마치고 오늘 들어옵니다.
    온 거실에 자연농법에서 배운 발효액과 효소가 지금 항아리에 거득거득합니다.
    뿌리님은 어떤 발효액을 만드시는지요?
    며칠 전 마지막으로 삼치로 발효액을 만들었습니다.

  • 5. 따뜻한 뿌리
    '07.3.22 11:04 PM

    ^^전 삼치를 비롯 각종 생선 부산물을 갖다놓고 게으름 피우느라 그냥 보고만 있네요.
    작년에 이것 저것 발효액 만들어서 실험삼아 해봤는데..
    생각 이상으로 효소가 식물에게 미치는 영향이 참 크다는걸 느켰어요.
    겨우내 칡작업에 힘을 너무 빼서.. 밭에 나가니 까마득하네요^^
    게으른 농부라 봄이 무서워요. ㅎㅎㅎ

  • 6. 미실란
    '07.3.23 8:10 AM

    네...시골아낙님 아직 시골살이가 부족합니다만 많이 많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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