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화요일 일본문화사 수업이 있는 날에 지혜나무님이 앞시간에 소바쥬 까이에 씨리즈를 함께 읽자고 합니다.
사연인즉 신의 발명을 읽다가 (이 책은 제가 구입한 것인데) 저자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서 누군가 갖고 있는 사람을 확인했더니
시리즈를 다 갖고 있는데 혼자서는 잘 읽게 되지 않는다고, 일본문화사 시간에 함께 읽으면 어떤가 하더라고요.
한 권 빌려서 읽다보니 신화 이야기라서 일본문화사와도 통하지만 다른 반 수업에도 도움이 되는 소재라서 솔깃 했지요.
그렇게 해서 어제 첫 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
그 시간에 지혜나무님의 건축사 수업을 듣는 멤버가 한 명 참여했는데 한 사람의 힘에 대해서 또 새롭게 느낀 날이었습니다.
적극적으로 관심사를 찾아서 참여하고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힘을 보태는 사람을 만나니 수업도 활기를 더해서 놀랐지요.
첫 날이라서 인사하고 아직 교재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서 DK에서 출간한 MYTHOLOGIES를 복사해서 두 장 정도 함께 읽었는데
영어도 이 정도면 따라갈 수 있겠다고 좋아하면서 이 책도 수업중에 한 장씩 읽자고 이야기가 되어 갑자기 문화사 수업을 30분 줄이고
1교시를 더 하기로 합의가 되었지요.
문화사 수업 후에 점심 먹으러 어디 갈까 이야기가 되던 중 우리집에 가서 먹자고 권했습니다.ㄴ
사실 화요일에는 3시부터 어린 꼬마들과 집에서 동영상 보면서 여러가지 동화책을 비롯한 다양한 책 이야기,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는 그런 수업이 있어서 밖에 나가면 조금 부담이 되는 날이라서요.
여럿이 모여서 있는 반찬으로 상을 차려서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꽃이 벌어졌는데 앞으로는 화요일 반찬을 한가지씩
챙겨와서 이렇게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
그런 시간을 보내고 생각을 해보니 제 자신이 참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집을 공개하는 일이 사실은 쉽지 않았으나 우리 집에 와 본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뒷 말을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버리고 나니
그 일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 하나,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여성들이 모이는 자리는 일을 미루지 않고 서로 나서서
하기 때문에 부르는 사람이 느끼는 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이지요. 이렇게 공개를 하면 다른 사람들도 우리집은 어떻다는 자의식이 없이
다른 사람들을 편하게 초대할 수 있지 않나? 하는 그런 의도도 살짝 있다고 할까요?
그래도 많이 놀고, 눕지 못하고 피아노 연습을 한 다음 바로 수업이 있어서
아무래도 몸에는 무리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밤이 되니 레슨 준비로 바이올린 연습을 해야 하는데 도저히 몸이 연습할 기력이 되지
않더라고요. 그냥 쉬자는 마음이 들어서 집에 와서 병이 난 것이 아닌데도 11시도 못 되어서 잠자리에 눕는 특이한 일을 하게 되었는데요
생각해보니 이것이 한의원에 다니면서 제게 생긴 가장 큰 변화로군요. 몸이 원하는 대로 살아보자...
덕분에 아침에 과하다 싶게 잠을 자고 일어난 날, 몸은 개운해져서
상쾌한 몸으로 연습하러 조금 일찍 길을 나설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