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불어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그런데 이 모임에 나다운님이 합류한 이후로 불어반이 매 주 진화하는 느낌이 들어서 신기하네요.
오늘은 1시가 넘도록 수업을 계속 했는데 이왕 준비한 부분은 다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평소에 제가 하던 역할을 그녀가 대신 해주는구나 더 강력한 존재가 생기니
와 새로운 활기가 돋는군 하고 즐거워 했지요.
나오면서 보니 도서관을 운영하는 동생이 말을 합니다. 언니가 상대를 만나니 웃는 소리가 다르다고요.
아마 안에서 웃는 소리를 듣고 하는 말이겠지요?
언어라면 무엇이나 관심이 있는 그녀 덕분에 스페인어 수업도 아연 활기를 띠게 되어서
이왕이면 점심 먹으러 나올 것 없이 다음부터는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 간단히 먹고 2부로 스페인어도 제대로 하고
책을 읽자고 제안을 해주어서 저로서는 아이들과 하는 스페인어 시간에 필요한 실력을 어른들과의 공부로 먼저 쌓을 기회가 되니
당연히 환영할 수밖에요.
작년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는 진순씨가 타오는 커피도 우리들의 공부에 큰 활력이 되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면서 이루어지는 수업의 즐거움은 그동안 불어가 어렵다고 머리 아파하던 제게 월요일이 즐겁지만 머리아픈
날에서 기다려지는 한 주일의 시작이 되고 있네요.
외국어 알고 싶지만 너무 나이가 먹어서 이제 시작하면 무슨 도움이 되랴 하고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망서리는 지금이 바로 시작할 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언젠가 외국어가 모국어로 번역되는 기계가 발명될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번역이란 단순히 뜻만 번역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니
책 읽는 재미를 느끼는 과정까지가 어렵지 실제로 번역기가 나온다고 해도 스스로의 힘으로 터득하는 재미를 느끼면서 읽는 시간의
꿀맛을 당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지금 읽고 있는 야수파에 관한 책이 끝나면 곰브리치 미술사 불어판을 읽기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곰브리치 미술사를 한국어나 영어로 읽은 사람이 그렇다면 나도 불어로 한 번 함께 읽어볼꺼나 하고 생각한다면
그 때 합류하면 되겠지요?
따라가기 어렵다면 어떻게 하냐고요? 물론 한 1,2년 마음 고생하는 것은 치루어야 할 수업료라고 생각합니다.
수업끝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조르바님과 둘이서 우리가 처음 느꼈던 어지럼증이 가신 것만 해도 얼마나 큰 진보인가 하고
웃었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칭찬하고 상대방의 진보를 칭찬하면서 나가는 길이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