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전은 참 바쁜 날입니다.
마치 입시생처럼 아침 9시까지 도서관에 가서
내용파악이 어려워 머리에 쥐가 나는 책 A HISTORY OF
GOD을 읽고 이야기하고 그 다음에 그래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고 일상생활에서의 적용에서도 힘을 발휘하는
A PATH WITH HEART를 읽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오늘부터는 그동안 12월 한 달 보람이 입시를 핑계로 쉬고 있던
화실가는 일을 도서관의 이해정씨랑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오랫동안 손을 놓았다고 물감을 여는 일이 어려워서 깜짝
놀랐지요.
그렇게 사물도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못보던 그림중에서 어설프게 그려진 것에 손을 대서
마음가는대로 고치고 새로 캔버스 하나에 원하는 색감을
내다가 흡족한 상태가 아니라 고심하다 그냥 왔습니다.
그런데 함께 간 이해정씨의 그림을 이집트에서의 여행기를
그림으로 그린 것을 본 순간 재능을 알아보았지만
그녀의 스케치를 본 선생님이 물어보더군요.
그동안 그리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는가 하고요.
저도 너무 놀라서 언젠가 그녀가 그린 그림중에서 하나 정도는
화실 소개한 공로,그림그리라고 부추긴 공로를
내세워서 받아서 집에 걸어놓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생각만 한 것이 아니고 소리내어 말을 했습니다.
더 즐거운 것은 악기 할 생각 없냐고 하니
피아노나 기타중에서 생각중이라고요
그렇다면 함께 피아노 배우자고 권하니 대답이
시원하네요.
이사하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피아노를 함께 배울
사람이 생겨서 마음이 뿌듯합니다.
혼자 하는 일은 아무래도 더디고 힘이 들어서요,
오늘 읽은 글중에서 두려움,의심,쉴수 없는 마음,분노
졸리는 상태,이런 여러가지 카테고리중에서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가를 알고 그것을 자꾸 떠올려서 도망가지 말고
그것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작업에 대한 글이
참 좋았습니다.
나는 무엇이 약점인가 생각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두려움이더군요.
어떤 사람은 분노,어떤 사람은 의심,이런 식으로
자신의 문제를 꺼내서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제대로 직시하는 힘을 기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엇을 그렇게도 두려워했나,그것이 실체를 제대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날,
집에 돌아와서 글을 쓰고 있으려니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지난 날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명상,종교
그렇게 저와 거리가 멀었던 세계가 이렇게 가깝게
다가오는 순간,도망가지 말고 직시할 것
소리내어 한 번 말해보는 순간
갑자기 두려움이 스스로 사라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단지 기분탓일까요?

원래 오늘 읽어볼 그림은 윌리엄 바지오츠의 작품인데
막상 글을 쓰고 나니 그림을 제대로 볼 시간이 없네요.
다시 나갈 시간이 되어서요
그래도 그림과 인사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찾아보는
중입니다.

오늘 화실에 다녀오면서 든 생각은
중간에 그만 둔 일이라도 자책하지 말고
새로 시작할 기회를 찾을 것,그리고 가능하면
함께 그것을 누릴 사람들을 만나서 격려하면서
오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혼자서 자축하는 의미로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을 듣는 시간

짧은 시간의 휴식이지만 기분이 산뜻해지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