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랍 15일 연장개통된 경원선을 타고 먼 길을 나섰습니다.
의정부, 소요산 그리고 신탄리까지..
마치 소풍가는 아이처럼 마냥 흥분되는 기분을 애써 감춰가면서
차창밖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바로 집앞에서 동두천을 지나 소요산까지라니....
종착역에 가까워오니 승객들도 거의 없습니다.
텅빈 전철안엔 노숙자로 뵈는 사람뿐..
포근한 날씨인지라 얇게 입고 나섰는데 어휴~~
북쪽이라선지 대단히 춥습니다.
약 5도는 차이가 나는듯 신탄리행 통근열차를 기다리는데
오뉴월 개 떨듯 떨었네요.
겉 점퍼가 있는데도 곧 열차를 탈텐데 하면서 꺼내기 귀찮아합니다.
ㅋㅋ
이런 사람은 얼어죽어도 싸지요^^
산뜻하게 신축한 소요산역사가 이 지역을 대표합니다.
이른 시간이어선지 여객들도 별로 없고..
매시 54분에 소요산역을 출발하는 신탄리행 열차를 탔습니다.
내부도 깨끗하고 매우 정갈합니다.
객차의 앞뒤로는 옆좌석이, 중간엔 두명씩 앉는 의자 배치가 이채롭군요,
하행선이라 그런지 승객은 몇명되지않아 넉넉하게 자리를 차지했지요.
누워서 갈까???
전곡역에서 몇분 내리시고는 곧바로 출발~
바깥 풍경에 또 다시 눈을 돌립니다.
이렇게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 얼마만인지..
아주 먼 여행을 떠나는 기분입니다.
경원선 열차를 처음 탄 기억은 60년대 초.
선친을 따라 연천역까지 가서 재인폭포를 구경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아련한 향수가 제 속에 있는지 무척 신기하고 마냥 즐겁습니다^^
연천역을 출발하는데 들어온 건 바로 이 굴뚝같은 조형물~
예전엔 많이 본 것인데 무엇에 쓰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옛 증기기관차에 쓰일 땔감이나 물을 공급했던 데 사용한 건 아닌지요?
아시는 분은 댓글로 가르쳐 주시옵소서!!!
대광리역을 지나갑니다~
각 역사마다 제가끔 아담하게 그리고 단아하게 모양을 내고 힘 좀 주었습니다 그려~
40분만에 경원선의 종착역인 원산으로 못가는 철마는 신탄리역에 멈춰섰습니다.
철원, 평강, 안변 그리고 원산까지 달려갈 날은 언제일까요..
단정한 모습의 신탄리역사를 뒤로하고 오른쪽 길로 나와 高臺山으로 향합니다~
고대산은 1코스부터 3코스까지 세개의 등산로가 있습니다.
등산로 이름부터 바꿀 것이지..
2,3코스의 들머리입니다.
역에서 사진을 찍는 동안에 함께 내린 등산객들은 벌써 저만큼 내달았군요.
낙엽송 우거진 오솔길.
발밑에 촉감이 두툼하게 쌓인 낙엽으로 매우 부드럽습니다.
일단 산속으로 들어오니 바람도 없고 땀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2코스와 3코스가 갈라지는 세 갈래길에서 여러 사람이 2코스를 택하길래
이 까메오는 3코스를 택합니다.
아무튼 유별납니다.
그래도 조용하고 호젓한 산행이 이 사람에겐 적격인가봅니다.
우람하게 생긴 멋진 봉우리 하나~
그 봉우리따라 올랐더니 아래로는 '표범폭포'가 버티고 섰습니다.
물이 흐를 땐 울퉁불퉁한 바위틈새로 물이 흘러서 그런 이름이 붙은 듯.
지금은 따뜻한 겨울이라도 얼음으로 변했습니다.
여름엔 발을 담글 수 없으리만치 차갑답니다.
폭포 위로는 백미터는 안되더라도
약 70~80미터는 족히 되어보이는 수직 절벽이 있습니다.
카메라 속으로 한꺼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바위 표면 빛깔도 예사로와 보이지 않게 푸른 색을 띄고 있습니다.
참나무 숲속으로 계속되는 오르막 길~
여기서 부터 계단이 시작되는데 마침 공사중이라 인부에게 물어보니
계단의 수효가 250개가 넘는답니다.
이리하여 250계단이라 칭해보았습니다^^*
이윽고 계곡을 벗어나니 시원하게 시야가 트이면서
멀리 정상이 손에 잡힐듯 합니다.
정상 못미쳐에는 군사시설이있고 그래서 이렇게 폐 타이어로 길을 쌓았습니다.
왼쪽에는 모노레일이 있고~
새해들어 맑은 날이 하루도 없이 뿌연 안개로 시야가 막혀있습니다.
저기 어딘가에 백마고지가 있다는데..
그리고 그 너머로는 북녘땅~


정상에 선 까메오의 눈엔 사방이 탁트여있어 가슴속까지 시원합니다.
고대봉 832미터~
바람을 맞아가며 먼저 올라오신 등산객 옆에 자리를 펴고 김밥을 꿀꺽 얌냠~
에고 추워라~~~
저기 산등성이가 2코스입니다.
그쪽에서 올라오신 분들이 말립니다.
눈이 많이 쌓였고 위험하다시네요.
그러나.............
가지말란다고 안갈 까메오입니까?
든든한 후원자 아이젠이 있는데^^
2코스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서있는 '고대산 832미터'
어울리지 않게 진녹색의 흉측한 표지석!
분명 저 위의 정상이 832미터라고 했는데 여기도 같은 높이라구???
아무튼 개념없이 사는 사람들 많습니다.
무엇하러 여기에다 또 세웠을꼬........
美的感覺 빵점인 사람이니 하는 짓도 그렇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참 눈에 거슬리게 합니다.
한참을 내려와 정상을 향해 뒤돌아보니 그 모습 그대로(?)인뎁쇼~
하산 길에 만난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
칼바위 능선입니다.
양옆은 낭떠러지고요,
저 아래로 신탄리가 뵙니다.
확실히 제 1코스보다는 2코스가 경관이 좋습니다.
이 때 기적소리가 들립니다.
汽笛소리 맞습니까?
증기기관차에서 내는 소리가 기적소릴진데
디젤차량이니까 클랙슨 아닌가요?
아무튼 신탄리역을 출발한다는 신호입니다.
시계를 보니 14시~
지금 내려가면 다음 15시 기차는 넉넉히 탈 수 있을겁니다.
내려가는 길은 온통 미끄럼길이라서 몹시 힘들었습니다.
겉은 진창이요 그 아래로는 얼음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한발 한발 내딛기에 힘이 몹시 쓰였지만 이제 거의 다 내려왔습니다.
뽀송뽀송한 길 걷기 편한 길~~~
10시 35분 신탄리역에 도착하여 15시에 출발하니까 점심시간 포함하여 네시간 가량 걸렸습니다.
기다리고 있는 동두천행 열차에 올랐습니다.
날씨만 좋았더라면 북녘땅도 바라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남지만 새해 첫 산행치고는 멋진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고 자족합니다.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 매시 50분에 신탄리행 동두천역출발, 54분에 소요산역출발. (45분소요)
매시 정각 동두천역행(소요산역행) 신탄리역 출발. 요금은 1,000원
* 2코스는 능선길이라 시야가 넓고 시원하지만 거의 직선길이라 경사가 급하고
계단이 많은 게 흠이랄 수있으며
3코스는 계곡을 따라 올라 시계가 좁고 답답하지만 대신 여유로움을 갖고
오르실 수 있습니다.
* 하산은 동송읍으로 하려했으나 입장료를 받는 분 말씀이 길이 없다시는데
확실한 건 아닌지, 마침 만난 등산객에게 물어보니 갈 수 있다는 대답이었습니다.
봄이 오면 한 번 시도해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