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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무령왕릉에서 공산성까지

| 조회수 : 1,427 | 추천수 : 58
작성일 : 2006-09-17 09:02:31
   공주박물관을 나와  가까이에 있는 무열왕릉에 갔습니다.

안내하신 분의 말씀으로는 다섯시 넘어서 들어가면 무료라는

말을 들었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낭설이었고

다만 여섯시 이후에 들어가면 무료라고 하더군요

그런 경우 모형관은 볼 수 없고 근처만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인데

마침 데이트 하려고 나선 두 남녀가 그 이야기를 듣더니

그렇다면 우리는 여섯시 이후에 오자,하면서 돌아가네요.

하기야 그들이 굳이 모형관을 보고 싶을 이유는 없겠다 싶어서

클레어님과 둘이서 웃었습니다.

입장권을 끊어서 들어간 무열왕릉은 우선 시원할 정도로

공간이 넓습니다.

이 곳의 정확한 명칭을 무열왕릉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겠더군요.

송산리 일호분부터 육호분까지 발굴된 곳이 바로 여기여서

무열왕릉을 포함한 나머지 고분이 다 있었습니다.

우선 문을 닫기 전에 고분 모형관부터 가보았습니다.



원래 무덤안의 벽돌에는 청룡,주작,이런식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었지만 세월이 흘러 희미해지다가 흔적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그런데 모형관밖에 이렇게 희미한 흔적을 복원한 것이 있어서

찍어보았습니다.

무덤안을 들어가보면서 내 삶의 흔적으로 만약 무덤을 만든다면

무엇을 넣을 수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역사유적지를 함께 돌아보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찾는 일은

쉬운 경험이 아닐 것 같아요.

요즘 말하는 코드가 맞아야 가능한 일인데 마침

클레어님이 그림도 ,음악도

책을 읽는 일도 서로 이야기가 가능한 사이에다가

역사유적지에 가서 함께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서

참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음 번에 내려오면 조금 멀더라도 부여의 유적지에 가보자고

제안을 하니 제겐 얼마나 반가운 제안인지 모릅니다.

그러자고 약속을 했지요.

한국사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으면 이덕일의 책을 읽어보시면

좋다고 하니 이름이 생소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가 쓴 책 이름을 대니 아,조선 왕 독살사건을

참 재미있게 읽고 여러 사람들에게 권하기도 했다고요

바로 그 사람이 제가 추천하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우리의 이야기는 점점 더 가지를 뻗어갔지요.












무열왕릉을 다 보고 나니 이왕이면 공산성도 둘러보자고

클레어님이 제안을 합니다.

저야 이왕 시간을 낸 것이니 좋지만 집에 어린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라 조심스러워서 가능한가 물었더니

오늘 하루정도는 아이들이 밥을 챙겨먹을 수 있으니

가능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찾아간 공산성

이 곳이 웅진 백제의 도읍지로 추정되는 곳이라는 설명이

있네요.



올라가는 길목에 나란히 서 있는 비석들이 무엇인고 하니

공주목사로 부임했던 사람들이 떠날 때 주민들이 세운

공덕비라고요

과연 공덕을 쌓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을까

일종의 관례로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양이 서로 다 달라서 구경하는 재미는 있더군요.



성의 규모가 상당합니다.

과연 이 정도로 적을 막는 것이 가능했을까 하는 클레어님의

질문에 제가 한성백제의 위례성의 목책을 예로 들면서

이 것이 얼마나 큰 규모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했지요.



좀 더 위로 올라가니 넓은 공터가 나오고 (공터라고 해야 할

만큼 남은 것이 별로 없네요)

쌍수정이란 현판이 있어서 가보니 바로 이 곳이

인조가 이괄의 난때 피난 온 곳이라고 씌여있네요.

역사책에서 이괄의 난때 인조가 피난을 공주로 갔다고

읽었었지만 그 것은 글 속에서의 일뿐이었는데

아 바로 이 곳이었군 하면서 다시 자세히 읽어봅니다.

아마 그 일을 기념해서 나무를 두 그루 심었나 혼자서

추측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없네요.

그 곳을 내려와서 보니 산책하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물어보니 그 위로 쭉 올라가보면 길이 나온다고 해서

걸어가다 만난 길입니다.

빛이 조금씩 사그러드는 시간이라 사진은 이상하지만

산책로는 좋았던 길이었지요.





성을 굽어볼 수 있는 자리에서 클레어님이 말을 하네요.

저기가 바로 금강이라고

금강이라,제겐 신동엽의 시로 기억하고 있는 금강을

이렇게 갑자기 만나니 기분이 묘합니다.

금강을 내려다보면서 짙어가는 어둠을 응시합니다.



드디어 서울가는 고속버스에 탈 시간

배가 고프니 함께 월남 쌀국수를 먹고 가라고 권해서

가게 된 쌀국수집의 인테리어가 아주 깔끔해서 기분이 좋더군요.

그 곳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전혀 예상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녀가 가르치고 있는 대학에 유학온 중국학생들이 많다고요

그래요?

처음 듣는 이야기라 귀기울여 들으면서 지금 대학의 실정

아이들이 공부하는 이야기

이렇게 세계화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 곳에서도

진행되고 있구나 하는 실감

그렇다면 한국어를 모르는 아이들이 어떻게 한국대학생들과

어울려 수업을 받는가

교수평가제를 학생들이 하는 경우 그것을 교수들이 제대로

저항없이 받아들이는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밥을 먹고

터미널 앞에서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헤어지는 시간

이미 대전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코알라^&^
    '06.9.17 12:03 PM

    덕분에 여행 잘 했습니다^^

  • 2. Big Apple
    '06.9.17 9:41 PM

    제목을 잘못 다신 거 같아요...
    무열왕릉->무령왕릉

    저는 제목만 보고 경주에서 공주까지 돌아보신 줄 알았네요...^^

  • 3. intotheself
    '06.9.18 12:01 AM

    big apple님

    정말 그렇군요.

    당연히 무령왕릉이라고 쓴 줄 알았는데 왜 그것이 눈에 띄지 않았을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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