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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원효릿지~

| 조회수 : 1,014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6-09-20 10:19:13

원효릿지_(1).jpg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동해남부와 강원도 지역을 제외하고는


조용했던 며칠이었습니다.


 


그 뒤끝으로 어젠 제법 세찬 바람과 구름낀 하늘 덕분에 시원하게 보낼 수 있었으니


오늘은 또다시 짐(?)을 지고 집을 나섰습니다.


 


신행 들머리에 앙징스레 피어난 유홍초를 보고 그냥 지나치면 실례지요.


작년에 이놈 씨앗을 받아 고이 보관했었는데 너무 잘 했는지 올봄에 파종을 못했습니다.


 


한 달쯤 후에 다시 찾아와 씨앗을 받아야겠습니다.


 


원효릿지_(2).jpg


 구름이 언듯언듯 피어난 하늘..


그리고 옅은 박무로 시야는 멀지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제부터 안개의 계절인듯 싶습니다.


 


가을날 아침,


간 밤의 차가웠던 대기가 수증기를 몰고 내려와 온 세상을 덮어버리는 안개~


유난히도 안개가 좋아 그 속을 마냥 걷고 싶었던 기억.


그 것은 아직도 여전하여 만추의 계절 안개낀 새벽이 참 좋습니다.


 


원효릿지_(3).jpg


 병아리 오줌만큼 흩뿌린 간밤의 비로 촉촉해진 오솔길에서


짙은 풀향기가 배어나와 신선함을 곱절이나 더 해주는군요.


 


원효릿지_(4).jpg


 아고~~~


귀여운 것^^*


고목나무에 매미보다도 더 작아보이는 담쟁이덩굴의 안간힘!


 


소나무 숲 아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풀과 나무가 별로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본시 소나무는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라기도 하지만 그 자신이 '타제물질'을 방출하기 때문이랍니다.


자기자손을 더 많이 번식시키기 위해 다른 종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거죠.


 


요근래 들어 외래종 식물류 가운데는 이렇게 타제물질을 방출하는 놈들이 많아져


우리의 산야가 황폐되어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조차 들리는데,


황소개구리나 자리공과 같은 동식물의 위협이 염려됩니다.


 


그래서 이 작은 담쟁이의 질긴 생명력에 감탄을 합니다.


 


원효릿지_(5).jpg


 원효봉으로 향하는 릿지길은 심장을 가열시키고 입으로는 헉헉 숨을 몰아세웁니다.


안개낀 날 날씨가 덥다는 건 다 아는 사실.


오늘도 예외는 아닌데요?


 


원효릿지_(6).jpg


 아직 아직 멀었니?


 


원효릿지_(7).jpg


 릿지길에서 다시 만난 한 아저씨^.^


"안녕하셔요? 다시 뵙게되었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이 분은 나를 몰라보신다.


"왜 지난 번에 저는 여우굴로 간다고 하고 선생님께선 제게 염초봉 동행을 제안하셨잖아요?"


"아~~ 그 때 다른 분하고 같이 오셨던걸로 기억을 하는데..."


이리하여 염초봉을 향하여 출발!


 


원효릿지_(8).jpg


 오늘은 나홀로 염초봉을 작정하고 나섰던 것이다.


그 못오르는 말바위를 내 반드시 올라타고야 말겠다는 굳은 마음을 가슴에 품고!!!


 


그런데 또 이렇게 일행을 만나서 함께할줄이야..


 


근데 조 아자씬 누구예요?


여기가 바로 직벽 꼭대기인데 공단 관리인이 계십니다.


아래에도 한 사람이 지키고 섰고 위에는 또 이렇게 한 사람이.


 


아래에서 올라오다 보니까 정말 한 팀이 그냥 내려보내지는 것을 봤습니다.


장비를 갖추지 않은 사람은 이 곳에서 하산 조치를 당하는 거죠.


 


원효릿지_(9).jpg


함께 동행하는 아저씨.


물론 장비없이 오르다가 내가 갖고간 장비를 나누어 허리에 두르고 통과 허락을 받았습니다.


 


베테런 아저씨도 오늘은 이 까메오의 덕을 보셨군요^^*


 


원효릿지_(10).jpg


 염초봉으로 향하는 릿지 코스중에 말바위가 가장 쎈 편이고요


지금 여기.


책바위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코습니다.


 


마치 책을 반쯤 펼쳐놓은 모습의 이 바위는 내려가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어서


자주 다니는 사람들도 이 곳에서는 무척 조심스러워하고 할 적마다 중심 잡기가 꽤나


힘들어서 긴장을 하게된답니다.


 


원효릿지_(11).jpg


 계속되는 바윗길...


도저히 쫓아갈 수가 없네요^&*^$#!~


물론 제 배낭의 무게가 두 배이상 많이 나가 그렇겠지만.


그래도 참으로 잘 오르십니다 그려~


 


키는 160센티미터 약간 넘고 체중은 아마 50킬로그램미만?


연세는 해방둥이니까 예순둘이신데 무지허니 잘 타시는 모습이 삼각산 청솔모가 울고 갈 지경입니다.


 


원효릿지_(12).jpg


 약 십미터가량의 절벽.


여긴 만경봉의 피아노바위처럼 손끝으로 크랙을 붙잡고 내려갈 수있는데


우리의 청솔모 아저씨는 제게 자일로 하강하고 싶다시네요.


 


자일 꺼내 걸어놓고, 


지난번에 나도 이 곳 염초봉에서 배웠던 슬링으로 안전벨트 만드는 법도 강의하고 


또 직접 챙겨드린 후에 절대로 오른 손은 놓지 말라는 신신당부와 함께 하강!


 


원효릿지_(13).jpg


 뒤돌아 본 파랑새바위~


 


원효릿지_(14).jpg


 언제 끝나니?


절반은 온거야???


 


원효릿지_(15).jpg


 나는 장비 챙기느라 뒤처리하고있는데 벌써 아저씨는 돌격 앞으로!!!


허걱~~


 


원효릿지_(16).jpg


 드디어 말바위앞에 당도했습니다.


 


대여섯 명 일행의 한 팀이 앞에 와서는 준비를 하고


나는 옆의 샛길이 겁난다기보다 기분이 안좋아 직접오르려는데 우리의 아저씨는 


벌써 아랫길로 기어가기 시작하셨습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말바위인데..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길 직접 올라야한다~


말 엉덩이 사이(?바위 틈)에 양손을 집어넣고 재밍을 하고는 심호흡과 함께 하나 둘 셋! 이럇!!!!!!


 


우와~


올라왔습니다.


짝짝짝~~~~~~~~~~~~


 


원효릿지_(17).jpg


 내 스스로 생각만 해도 대견스럽네요^^


아직도 다른 팀은 자일 설치중입니다.


 


조오기 조 길을 기어오려고...


 


사진_027_copy.jpg


 마지막 십미터 하강 코스.


아저씨 먼저 내려드리고 나도 따라 내려가서 뒤에 온 팀의 모습을 잡았습니다.


 


장비를 다시 챙기는 중인데 아저씨는 또 어느 새 사라져버렸네요$^%&!~


허걱~


 


늘 혼자 다니시다보니 기다린다는 자각이 없으신 모양입니다.


ㅋㅋ


그래도 좋은신 분이기에 점심을 하면서 통성명과 전번도 교환^^


 


원효릿지_(18).jpg


 호랑이굴 앞에서 백운봉 기슭과 서울 시가지를 마지막으로 담고는 숨은벽 계곡으로 하산~


 


원효릿지.jpg


 북한산길로 내려와 버스를 기다리며 다시한 번 더 올려다봅니다.


오른쪽부터 원효봉, 염초봉과 백운봉 아래에 숨은벽 그리고 인수봉까지...


 

BGM은 영화 '희랍인 조르바'중에서 Zorba's Dance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준영
    '06.9.21 11:40 PM

    오오오! 멋져요! 올라가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하강은 두려움이 ㄷㄷㄷㄷㄷ

  • 2. 밤과꿈
    '06.9.25 11:28 AM

    원효릿지는 올라가기가 내려오기보다 더 힘든 곳이랍니다~
    ㅎㅎㅎㅎㅎ

  • 3. 지원
    '06.11.15 3:30 PM

    밤과꿈님 글을 검색해서 보다가 낮익은 원효릿지가 있어 클릭해봤습니다
    엄청난인원의 친구들과 함께했던 릿지구간...
    다른사람들에게 싫은소리좀 들었던곳이죠 ㅋㅋㅋ
    지금생각하면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채로 무모한 짓을 감행했던 곳^^
    지난시절이 또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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