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리건너 어느 댁 논 관정(농사용 우물) 곁에 선 밤나무 꽃을 피우다-일주일쯤 전..
앞서거니 뒤서거니 꽃 피웠던 밤나무, 장맛비에 초여름 햇볕에 꽃 지우고 있는 즈음입니다.
철원 시인 정춘근님의 시 한편 소개 합니다.
밤꽃
정춘근
언덕 과수댁 밤나무
꽃향기로 온 마을을 덮는다
봉창 달빛 아래
홀로 치마끈 풀던 밤이면
살짝 문고리 풀어놓던
청상 과부 한숨이
밤꽃 향기에 섞여 있겠지
살다 보면 눈웃음치는
남정네는 많아도
못난 서방처럼
밤꽃 냄새 풍기는
사내는 없었겠지
언덕아래 파란 대문 집
홀아비 잠 못 이루는 것은
소쩍새 때문은 아니겠지
밤꽃 향기 때문도 아니겠지
가을에는 과수댁 밤나무에
쌍 밤이 주렁 주렁 열렸으면 좋겠네

▲초여름 햇살 아래 하얗게 부분 염색을 한 듯 꽃을 피운, 관정 옆 밤나무 그루..

▲새 혓바닥 같은 밤나무 잎 사이사이 길다랗게 피어난 밤나무 꽃은 벌을 불러들이고..

▲논일을 보다 관정 옆에 꽃피운 밤나무를 올려다보며- 저만치 뒤쪽엔 모기동산 산자락..

▲밤나무 꽃을 찾아와 꿀을 따는 딱정벌레, 개미, 똥벌, 풍뎅이(윗줄 왼편부터 시계방향으로)..

▲여느 댁 밤나무 보다 며칠 늦게 꽃을 피운, 6촌 호엽형네 집 앞 나이잡순 밤나무. 논에는 가지를 키운 벼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