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스에 블로그 만들고 나니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일이 덜 번거롭네요.
신기해서 목요일에 찍은 사진들을 편집해 보았습니다.
수요일 밤 사실은 너무 피곤한 날이라
잠을 자야 마땅한 밤이었습니다.
그런데 수퍼맨 대여점에서 빌린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산문집,시 한 편에 글 한 편인)를 조금만 읽어야지
마음먹고 반신욕하러 들어가면서 들고 들어간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녀의 글이 저의 어디를 건드린 것일까요?
결국 다 읽고 나니 새벽 5시가 거의 다 되어가네요.
잠들기도 깨어있기도 애매한 시간
고민하다가 쪽잠을 자고 보람이를 깨워서 보낸 후에
다시 잠이 들고 이런 식으로 새벽에서 아침이 되었습니다.
아마 오전 수업만 없었더라면 오전 내내 잠을 자야 할
그런 몸 상태였는데
여기서 잠들면 정말 일어나기 싫을 것같아서
조금 이르다 싶은 시간에 집을 나섰지요.
성저공원을 한바퀴 돌고 나서 도서관에 가려고요.

언젠가 이 길엔 무궁화가 가득할 길,지금은
무궁화의 흔적은 보이지도 않네요.
이 길을 걸어서 가끔 책들고 가서 읽는 벤취앞을 지나는데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십니다.

이 앞을 지나는데 갑자기 향기가 진동합니다.
어디서 향기가 나는 것일까 돌아보니 주변에 아카시아가
가득합니다.
더구나 나무의 키가 얼마나 큰지 고개를 올려다보아야 할
지경이네요.
오다가다 아카시아를 담으려고 했으나
매번 실패해서 이번에는 접사는 포기하고 풍경모드로 해서
담아봅니다.

그리고는 이제 그만 떠나려고 잡은 길에서 평소에는
못 보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백주대낮에 길을 잃으랴 싶어서 그냥 발길 닿는대로
가다보니 어떤 집 대문앞에서 낯선 꽃,처음 보는 꽃을
만나기도 했지요.


이미 있는 나무에서 새롭게 자라는 부분을 보는 일도
기분 좋습니다.
진초록에 달라붙은 연초록의 느낌이 좋아서 한 컷 담았습니다.


평일에 멀리 호수공원까지 못 가더라도
한길가에 다른 집의 정원에 핀 장미들이 흐드러집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
빨간 장미는 보기엔 좋으나 사진으로 잡으면
색감이 이상하게 나오네요.
아직 실력이 모자라서 그런가?
하얀 장미,분홍장미,그리고 노랑장미가 오히려
느낌이 좋고 특히 노란 장미가 색을 그대로 잘 받아서
자꾸 두리번거리게 되네요.
어디 노란 장미가 피었나 하고요.
오후에 집에 와서 조금 쉬다가 다시 걸어가는 길에
후곡 마을 9단지안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언젠가 그 곳에 갔을 때 단지안의 화단이 좋았던 기억이 나서요.
아니나 다를까,그런 마음을 낸 제게 화단이 선사한
장미,장미 ,장미들입니다.



목요일 하루는 비몽사몽하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면서
살고 나서 다시 반성을 하게 되네요.
멈추어야 할 때 멈추지 못하고 계속 앞으로 나가면
그 다음 날 하루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물론 알지만 그 순간의 즐거움때문에 정지를 못하는
이 고질병을 언제 고칠 것인가,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하면 꼭 고쳐야 하나
그렇게 몰입하면서 읽는 순간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다음 날 하루 고생하는 것
감수해도 되는 것 아니야?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과제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