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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그 말이 바로 그런 뜻이었구나
intotheself |
조회수 : 1,695 |
추천수 : 24
작성일 : 2006-04-05 00:36:23
오늘 디카모임이 있었습니다.
즐거운 마음을 담아서 everymonth에 쓴 글인데요
다만 이 곳에 사진 여러장 올리는 방법을 몰라서 사진만 두 장으로 줄인 글입니다.
작년 12월 아주 추운 날 경복궁에서 처음 디카모임이 있었습니다.
장갑이 없어서 손이 곱은 느낌이 들 정도인 날이었는데요
그냥 경복궁 뜰에 서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 때 도도님이 나누어주신 종이에 써있던 조리개가 몇이면 셔터 스피드는 얼마인가
이런 글씨들이 제겐 외래어에 불과했었지요.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고통은 컴퓨터를 처음 배울 때도 경험한 것인데
역시 막막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그 날 경복궁에서 찍은 사진은 아무리 초보인 것을 감안해도 건질 것이 한 장도 없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로마에 가면 과연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지요.
그래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되는대로 찍어보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다섯차례 정기모임이 있었고
오늘 새로 강의를 반복하는 날이었는데
갑자기 귀가 열려서 아,그 말이 바로 그런 뜻이었구나
무릎을 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돌아오는 길에 다시 생각해보니 가물가물한 것도 벌써 생겼지만
한 번 이해가 된 것은 그 다음에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으니
얼마나 마음이 환해지던지요.
점심 먹고 바로 호수공원의 선인장 전시실에 가서 한 시간정도 사진을 찍고 돌아오는 길
공연히 설레더군요.
그동안 여러차례 선인장 전시실에 갔으나 이 꽃의 색깔을 살리는 일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나마 조금 만족스러운 색깔이 나왔네요.
아직 구도나 심도있는 표현 이런 조금 더 기술을 요하는 것은 어려워도 한 단계 더 진전이 된 것 같아서 공연히
마음이 즐겁습니다.
집에 돌아온 보람이에게 엄마 사진 좀 보라고 했더니
진심으로 어,엄마 진짜 잘 찍었다.
이제 컴퓨터만 더 배우면 되겠네 라고 칭찬을 하네요.
늘 조금 과격할 정도로 자신에 대해서 엄격한 편인 제가 디카를 배우면서 아이들 말로
자뻑모드로 가고 있으니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평생 인연이 있을 것이라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신기해서 그런 모양인가요?
아무튼 참 신기한 경험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이렇게 쓰고 있으니 하루 종일 사진 생각만 하는 느낌이지만
사실 그런 것은 아니지요.
오늘 대여점에 가보니 삼한지가 보이더군요.
그런데 그동안 비디오를 빌릴 일이 없어서 자주 들르게 되지 않으니
무슨 책이 들어왔는지 잘 보지 못해서 그 책 (10권으로 된 소설인데요
삼한지라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삼국시대 말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 을 못 보았는데
더 이상 신간이 보이지 않아서 서가를 뒤적이다 만났습니다.
사실 작가를 잘 몰라서
그 동안 그 책이 나왔다는 기사를 읽었어도 마음이 동하지 않았는데
조금 들여다보니 필력이 상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만약 책에 몰입하기 어려우면 너무 장편이니 아주 시작을 말자 싶어서 고민하다가
마음을 정하고 빌려왔습니다.
그런데 역사책에서 만나던 인물들을 이야기로 잘 버무리고
그것도 상당히 공부한 흔적이 있어서 일단 성공적으로 몰입을 하게 되었지요.
한국사에 관심이 많으나 역사서술보다는 이야기로 접근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아주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언젠가 화랑세기를 읽다가 너무 놀라서 과연 이런 일이 사실인가 의심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랑세기에서 만난 이야기들이 미실이란 제목의 소설에서 다시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신라의 왕실은 우리가 아는 것과는 사뭇 다른 세계관에 의해서 움직였나 보다 하고 새롭게 생각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이 소설도 역시 신라의 진흥왕,진지왕,진평왕대의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 있네요.
이사부,거칠부,용춘,비형,도화녀,역사책에서 이름으로만 보기 쉬운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니
다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 추체험속에서 살아보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영국의 중세에서 한국의 고대사로 옮겨간 책읽기
아무래도 한 일주일 동안은 한국의 고대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고
함께 공감하거나 화를 내거나 혹은 슬퍼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될 예감이 드네요.
오늘은 영어로 역사책을 읽는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아이들과
그런데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막 사회시간에 배운 내용이 나오니
그래도 흥미있게 읽더군요.
로마시대가 유래인 파시스트란 말이 나오자 한 아이가 물어봅니다.
파시스트가 뭔가요?
그래서 나찌즘도 일종의 파시즘의 한 형태라도 설명을 하면서 파시스트가 상징으로 이용한 것이 바로
로마시대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설명을 하자
다른 아이가 물어봅니다.
나찌즘은 뭔데요?
아니,나찌란 말을 처음 들어보았니?
반반으로 갈립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번져서 일차대전에서 독일이 패배하고 나서의 일부터 설명을 하다보니
길어졌습니다.
아이들이 말을 하더군요.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나면 암기하기가 더 좋을 것 같아요.
이 녀석들아,역사는 암기과목이 아니야.
이해를 하고 전후관계를 알면 저절로는 아니라해도 자연스럽게 기억이 되는 것이지.
무조건 우겨넣으려고 하면 시험만 보고 나면 다 잃어버리게 되지 않니?
맞아요,맞아
그래서 저는 디카모임에서 처음에는 아무 말도 못 알아들었는데 오늘은 귀에 쏙쏙 들어오더란 이야기를 하면서
공부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겠다고 고백을 했지요.
제가 하는 일과 취미로 즐기는 일에서의 접점을 찾아가는 것
그래서 두 가지 영역이 서로 도움이 되고 상승작용을 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 기쁜 밤이었습니다.
글의 간격이 넓은 곳은 원래 사진이 들어간 자리랍니다.'
그래서 모양새가 이상하게 되었네요.
오늘 스케치님이 제게 포토 웍스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니 한 번 시도해보라고
용기를 주더군요.
아마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마음이 처음으로 동했습니다
시작해볼까?
조금 더 걸리면 어때? 느려도 하면 되는 것이지 그렇게 마음먹고 왔는데
딸이 제게 말을 걸더군요.
엄마,컴퓨터만 조금 더 배우면 되겠네라고요.
이게 무슨 우연의 일치인가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자랑을 늘어지게 하는 이유는 자타가 공인하는 손재주 젬병인 제게도 이런 기회가 오는 것을 보면
망서리고 있는 사람들에겐 누구라도 더 좋은 기회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지요.
사진을 찍게 되면서 주변의 사물에 대해서 거 깊은 애정을 갖고 대하게 되는 것을 느끼거든요.
실용적인 목적이 없더라도 그것 하나만으로도 참 소중한 체험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디카를 배우고 그것에 대해서 쓰다 보니 제가 마치 왕수다장이가 된 기분이 들어서
오늘은 그만 써야 될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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