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면서 시를 읽는 일은 마치 샘물을 길어오는 행위에 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시 한 편에 노래와 그리고 그림을 곁들여 본 즐거운 시간
도서관 홈페이지에 쓴 글입니다. 비오는 아침,오랫만에 듣는 재즈가 아주 좋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대여점에서 빌린 책중에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이란
아름다운 제목의 이해인수녀님의 산문집이 있습니다.
평소 그 책의 제목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던 책인데
요즘 집에서 승태와 마음의 갈등을 빚고 있어서 그럴까요?
그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어떤 글은 너무 감상적이라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마음을 열고 귀기울이며 읽어서 그런지
스며오는 느낌이 좋네요.
마침 그 책의 사이 사이에 그림을 그린 화가의 그림 보는
재미도 있고요.
시에 관한 이야기도 간간이 섞여 있는데
카고르의 시도 여러 번 언급이 되었습니다.
아,이름만 무성히 들었지만 과연 나는 제대로
그의 시를 한 번이라도 마음을 기울여 읽었나 하는 생각이
번뜩 들더군요.
그래서일까요?
아침에 일어나 모짜르트의 바순 연주곡을 틀어놓고
서서히 몸이 깨자
제일 먼저 타고르에 관한 글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가장 많이 소개된 시가 바로 이 시로군요.
참다운 기도 / 타고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옵시고
위험에 처하여서도 겁을 내지 말게 해 달라고
기도하게 하옵소서.
고통을 멎게 해 달라고 기도하게 마옵시고
고통을 극복할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게 하옵소서.
이 세상의 싸움터에서 동조자를 찾게
해 달라고 기도하게 마옵시고
인생과 싸워 이길 스스로의 힘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옵소서.
근심스런 공포에서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게 마옵시고
자유와 싸워 얻을 인내를 달라고
기도하게 하옵소서.
겁장이가 되고 싶지 않나이다.
도와 주소서.
일취월장하는 성공 속에서만
당신이 자비하다고 생각치 말게 하시고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도 당신이
내 손을 쥐고 있다고 감사하게 하옵소서
갑자기 비가 주룩 주룩 쏟아지네요.
이런 날 아침엔 재즈가 제격이라 음악 장르를 바꾸어서
자끄 루시에 트리오의 음악을 듣고 있는 중입니다.
함께 골라서 조금 화사한 그림을 보고 싶은데
누가 좋을까 마땅히 떠오르는 화가가 없네요.
고르다가 만난 심현희입니다.


이주헌의 생각하는 그림들 오늘편에서 만난 화가이지요.

하상림의 꽃입니다.
그림 보면서 놀고 있는데 김재원씨가 전화했네요.
감기로 아파서 오늘 수업에 올 수 없게 되었다고
대신 번역을 맡아달라고요.
그만 놀고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김재원씨가 맡은 부분이 의외로 쉽게 읽히는 곳이라
금방 예습을 마치고
조금 더 놀 시간이 있네요.

다른 일을 하기엔 모자라는 시간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조금 더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정은미의 그림인데요
저는 그녀가 쓴 몬드리안이 조선 보자기를 만난다면이란
책을 재미있게 읽은 다음 주시하고 있는 화가중의 한 명이
되었습니다.


그림의 제목이 한결같이 secret garden이네요.
music garden을 틀어놓고 secret garden을 보고 있으려니
뭔가 그럴듯한 기분이 드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