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읽은 책에서 받은 영감으로 그 책에서 소개하는 초상화를
일일이 찾아보았습니다.
그 느낌을 기록한 일종의 독후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도서관 홈페이지에 썼던 글이지요.
어제 밤 오늘 새벽 이틀에 걸쳐서 쓴 셈인데 아직도 책에서 본 그림들이 아주 많이 남았습니다.
두 세번 정도에 걸쳐서 더 보아야 할 것 같네요.
오늘 밤 김재원씨가 전화를 했더군요.
인생 구단을 책방에서 반쯤 읽었는데 사야 될 책인가
그냥 마저 빌려보아도 될 책인가에 대한 문의였습니다.
다른 곳에서 빌려 읽어도 될 책 같아요.
그런 대답을 했는데
저는 오늘 공연히 빌려 읽었구나
사서 줄도 마음에 드는 곳에다 치면서 자유롭게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빌려주고
그리고 세월이 지난 뒤에 다시 뒤적여도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하는 책을 읽었습니다.그것도 너무 재미있고
그동안 개별적으로만 알던 것들이 하나의 줄에 꿰어지는
재미를 느끼는 책을요.
바로 르네상스의 초상화 또는 인간의 빛과 그늘이란
조금 긴 제목의 책인데요
책 표지에 이 책에서 다루는 초상화의 인물들이 나래비서서
우선 한 번 눈길을 주고 아는 얼굴들을 살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표지를 보니
이제는 모두가 친근한 얼굴이 되어 찬찬히 사연을 되새기면서
보았습니다.
이 책은 2부로 되어 있는데 1부는 권력의 얼굴
2부는 일상의 얼굴이란 제목입니다.
1부에서는 르네상스 초상화의 문을 연 피사넬로를 제일 먼저
소개하는데요 이름을 몰랐어도 그의 그림을 보니
아 이 사람이 바로 피사넬로였구나 알 만한 사람이었습니다.
미술사분야에서는 별로 두드러진 인물이 아니라 해도
피사넬로는 초상화 분야에서는 선구자라고 하네요.
두 번째로 만나는 화가가 바로 마사치오인데요
성인과 세속인을 동등하게 그린 마사초란 제목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반룬이 주장하듯이 미술을 즐기는 것에는 경제가 우선이라고
물론 경제가 유일한 조건이 아니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었겠지요?
그래서 이탈리아의 마사초,그리고 플랑드르지방의
얀 반 에이크가 기수가 되어 새로운 그림들이 나오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기증자의 인물크기가 성인의 크기와 대등하다는 설명을 읽고 나서
그것이 왜 그렇게 놀라운 일인가에 대해서 알고 나니
그림을 다시 보는 일이 새롭네요.
그런데 오늘 그림을 보다가 중간에 보람이가 인터넷을
쓴다고 하는 바람에 전화통화를 시작했는데
그것이 예상외로 오래 길어지는 바람에
그림 보기는 여기서 접어야 할 것 같네요.
아일랜드 이후로 아직 제대로 영화 보기를 못했는데
오늘 빌려온 영화를 모처럼 보고 싶어서요.
즐거운 책읽기를 한 날의 after를 한동안 계속 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밤입니다.
어제 밤에 이어서 계속 초상화를 보고 있는 중인데요
오늘 새벽에 보는 그림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입니다.
초상화가 측면을 바라보는 이유는
중세 이후 처음으로 시도하는 초상화에서 전범이 될 만한 것이 로마 황제의 초상화인데
그것이 바로 이런 형식으로 그려진 것이라 그렇다고 하네요.
이 초상화는 리미니라는 작은 국가의 군주를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이 더블 초상화는 아주 유명하지요.
누가 그렸는지는 몰라도 아마 눈에 익은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와 그의 부인 바티스타 스포르차를 그린 것인데요 그들은 우루비노라는 공국의 지배자였다고 합니다.
일명 브레다 제단화라고도 불리는 이 제단화는
오른쪽 아래에서 갑옷을 입은 형태로 등장한 바로
위의 초상화의 주인공이 또 나옵니다.
그런데 그의 크기가 아주 압도적이지요?
이것이 바로 르네상스를 알리는 전조라고 하는군요.
성인과 대등한 지위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군주들
나중에는 대상인들도 등장하여
성과 속이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고..
그 다음 다루어진 화가는 라파엘로로
교황의 사랑에 그림으로 보답한 라파엘로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한 추기경의 초상화입니다.
궁정인이란 책을 썼다는 카스틸리오네입니다.
루브르에서 라파엘로의 그림을 보았을 때
제겐 이 그림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오래도록 기억나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옷소매의 느낌이 너무 생생해서 다시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레오 10세와 두 명의 친척을 그린 이 초상화도
너무나 잘 알려진 그림이지요.
오른쪽 인물은 나중에 클레멘스7세가 된다고 하네요.
클레멘스 7세는 바로 로마가 약탈당하는 1527년의
비운의 주인공인 교황이기도 하지요.
마지막으로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교황 율리우스 2세입니다.
너무나 생생한 느낌의 그림이라 그 곳에 갈 때마다
오래도록 보게 되는 그림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그림을 보다 보니
어제 늦게 잔 티가 나는군요.
여기까지만 보아야 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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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827 |
추천수 : 20
작성일 : 2005-06-11 07: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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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어떤날
'05.6.11 12:08 PM늘 미술정보 감사드려요^^
2. 쵸코왕자
'05.6.11 2:42 PMintotheself님 더블 초상화에 대해 알려 드립니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가 그린 작품으로 각각 다른 목판에 완전 측면으로 그려져 서로 마주 보게 액자에 끼워져 있는 그림인데 그 목판의 뒷편에는 남편이 두필의 백마가 끄는 마차를 신부는 두필의 유니콘 마차를 타고 서로 마주 오는 장면으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피치 미술관에서는 이 그림을 유리관에 넣어 전시하여 관람객들이 앞뒤로 둘러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답니다.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 후일 우르노백작인 그는 전투 중 오른쪽 눈에 부상을 입아 왼쪽얼굴만 보여 줄 수 밖에 없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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