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심하지는 않으나 테니스 앨보우에 걸렸다고 하네요.
예?
저는 테니스를 치지 않는데요?
아,그것은 병명이 그런 것이고 꼭 테니스를 친다고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서 의사는 가능하면 손을 쓰지 말라고 하더군요.
물리치료를 마치고 약국에 가니
평소에 자주 가는 곳이라 그런지 아주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면서
제가 피아노치는 일,그리고 글쓰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하니
왼 손에 고정쇠 역학을 하는 장갑을 추천해주네요.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끼고 있으니 손목을 압박해서 불편합니다.
아마 그래서였을 겁니다.
도서관에 가서 무슨 책을 읽을까 서가를 둘러보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조엘이란 책에 시선이 간 까닭이요.
우리나라에서도 지선아 사랑해란 제목의 책이 나왔는데
저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저 표지만 팔랑거리다가 읽지 않았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조엘은 실화인데요
1979년에 만 20개월이었던 그가 자동차 사고로 전신85%의 3도화상을 입고도 살아나서
지금까지 50차례가 넘는 수술을 견디면서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로 살아가게 된
삶의 기록입니다.
하루 종일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다가 아이들이 있는데도 눈물이 저절로 흐릅니다.
아이들이 궁금해서 물어봅니다.
무슨 책인데요?
시험이 끝나면 너희들 꼭 의무적으로 읽어보도록 해라.
우리가 일상속에서 괴롭다고 생각하는 것의 실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거야.
어제는 시험공부하느라 자습하는 시간이 많아서
제가 글을 읽을 수 있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많은 날이었지요.
그래서 그 책을 다 읽은 다음
지선아 사랑해를 꺼냈습니다.
하루 종일 화상을 입고서도 그 고통을 이기면서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제게 인간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가를 보여준 날이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마음으로 바치는 꽃다발로 보고 있는 그림입니다.
조엘의 책 표지에는 그의 얼굴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잉글리쉬 페인션트의 주인공이 비행기에서 입은 화상으로 인해
생긴 바로 그 얼굴이 거기 있더군요.
그 때의 충격이라니.
그 책에서 만난 조엘의 노력도 눈물겹지만 저는 부모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에 대한
살아있는 모델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웃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도요.
www.joel.cc
www.ezsun.net
두 사람의 홈페이지주소입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그 곳에 가서 글을 읽어보시고
지금 내가 사는 삶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 같네요.
앞으로는 주저리 주저리 긴 글을 쓰는 습관을 줄이고
그림도 조금 덜 보면서 글을 써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매일의 기록을 남기면서 글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으니까요.
그림은 다 르노와르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