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에게 프라하의 봄은...
조금은 황량하고 을씨년 스러웠다...
3월이 봄의 달이라는 관념으로 살아온
40여년의 기억으론...
이 흐린 하늘과 휑한 나뭇가지로는...
도저히 3월의 느낌보다는
11월의 스산함에 더 가까왔다..
우리집 창문을 통해 한겨울에도
이런 초록에 익숙해 있던 내게...
프라하의 3월은 약간의 낯설음으로 다가왔다...
자~ 이제 나는 어떤 느낌으로 이도시의 길들을 걷게 될까..?
또 어떤걸 관심하고 어떤것에 흥미를 느끼는지....
나를 이도시의 이거리..
이 사람들 틈으로 나를 밀어 넣어 봐야겠다...
뮤지엄도 있고....동상도 있고....바츨라프광장이 쭉 뻗어 있다...
음~ 일단 저렇게 커다란 건물들은 사람을 위축시킨다...
저 안에 들어가 어마 어마하게 전시되어 있을...
유물들을 언제 다 감상하지..? 그냥 통과다~ ^^
아들녀석이나 데려 왔으면 교육적인 입장 운운하며
억지로 들어가 보자고 하겠지만...
나 혼자인데..이 나이에 뭐...
이런 게으른 생각으로 통과~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저기서 사진 찍느라 난리다....
어디든지 꼭 이런 동상이 있는 곳이 그 나라의 중심인양...
큰 도로의 한 복판에 떠~억 차지하고 있다....
나도 이런 저런 각도에서 찰칵~ 찰칵....찍어본다....
아마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도....
외국인들은 이렇게 찍어 갈까..?^^
관광지에서는 일단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
유명한 곳이긴 하다...
뭐 했던 사람이라는 것은 나중에 찾아온 자료를 봐야겠다....ㅡ.ㅡ;;;
말타고 갑옷입고 창들고 있는걸 보니까...
분명히 조국을 어려움에서 구한 장군인갑다....상식적으로 보니...^^
이곳 에딘버러나...또 4년동안 살다온 소피아는
도시가 워낙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라..
일단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거리를 보면....
숨을 한 번 크게 몰아 쉬어야 한다....후~~~~우...
숄더백도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고...
지갑...카메라도 다시 한 번 손으로 확인한다....
혹시 혼자라고 우습게 보고 탁~ 낚아채기라도 하면 안되니까..
절대 여행객처럼 안 보여야 할텐데...
이놈의 지도 때문에...
영락없이 여행객인게 표가 난다....ㅡ.ㅡ;;;;
이제 어제까지의 한적함을 벗어나
난 이도시의 가장 번화한
거리를 통과해야만 한다..올드타운(스타르 메스토)로..
프라하의 가장 아름답다는 곳...
동유럽의 보석이 반짝거린다는 곳으로 가게 된다...
아줌마는 달리 아줌마이겠는가..?
이런 저런 그릇에도 관심이 많고...
이쁘게 데코레이션이 되어 있는
가게들도 들어가 봐야 하고...
체코 전통적인 상품들이 무엇인가도 봐야 하고..
.아~ 또 크리스탈...체코,보헤미안 크리스탈이 유명하다니....
그것들도 봐야겠고....
그래서 이거리를 지나면서
나는 아주 통속적인 아줌마가 되어 휘적 휘적....
들락 날락 하며 왓이즈 디스..? 하우머치 이즈 잇..?
땡큐~ ^^ 하고 미소만 잔뜩 날리고 가게마다 휘저었다....
아줌마들의 생각은 이런데는...
분명히 비쌀거라는 관념으로 인해...
허투르게 돈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내 마음을 화~악 끄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기념품으로 간직할 만한 것을 꼭 사리라고 결심한다...^^
아~ 나는 그동안 무지 쇼핑에 굶주려 있었구나...
이렇게 좋을수가...^~^
남편과는 늘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이건 어때...?
아냐 이리와...여보 이건 어때..? 너무비싸..ㅜ.ㅜ
어~ 시간 늦겠다...나중에....나중에 사자...ㅠ.ㅠ....
결국 이랬는데...이렇게 여유있게
안 사도 좋으니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이 여유로움...
.뭐 딱히 사야겠다는 것도...필요한 것이 없어도....
그냥 이 넉넉한 한가로움이 좋은가 보다....
챙겨야 하는 아이들도...늘 함께 하자는 남편도...
저녁할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되고...
몸에서 음식냄새 날까 걱정 안해도 되고...
오늘은 이 시간들을 누구와 나누지 않아도 되니...
하루가 이렇게 길고 달콤한 느낌들을 감출수가 없다....
아고~ 좋아라......^~^
어느새...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 가는 듯한 골목길에 들어섰다...
알고 보니 보석같은 역사적인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스타르메스토(올드타운)로 향하는 길이였다...
나만 그런가...? 사람이 없는 곳에선 천천히 걷다가도...
사람이 많은 곳에만 가면
발걸음이 부리나케 빨라지는 것이다...
어~ 저긴 뭐지..? 빨리 가봐야지....
후다닥...=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