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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ook stoery2-즐겨읽기, 박완서.
한 분은 소설가 박완서님이시고, 또 한 분은 드라마 작가인 김수현님이다.
부모의 진액을 빨아먹고 성장하는 자식처럼 나는 이 분들도 오래오래 사시면서 내가 좋아하는 글과 드라
마를 계속해서 끊임없이 많이많이 생산하시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너무 이기적인 기도라 하느님께
서 외면하실지라도...)
차기작의 발표가 조금이라도 늦은 느낌이 들거나 신문, 잡지에 이름이 뜸하면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어 하루에도 몇 번씩 인터넷을 통해 근황을 검색해본다.
그리고 신작이 나왔다 하면 가장 먼저 따끈따끈한 초판본을 사려고 안달을 떨고 드라마 같은 경우는 식
구들에게 방송예정 시간과 등장인물 등을 끊임없이 주지시킨다.
두 분 중에서도 더 친근한 존재를 꼽으라면 20여년을 즐겨 읽은 박완서 소설이다.
책장이 나달나달해질 정도로 돌려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보다 더 재미있는 소설, 박완서 소설과의 만남
은 아마도 중학교 2학년 때쯤이 아닌가 싶다.(소설의 가장 큰 덕목을 재미라고 여기는 나의 주관적인 견해
가 많이 개입을 되어 있음을 먼저 이해해 주시길...)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가장 먼저 읽었던 소설이 나목이고 가장 먼저 구입한 책은 ‘휘청거리는 오후’였던
것 같다.
여자 이름으로는 흔하지 않은 완서 라는 이름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아줌마가 쓴(그때만 해도 아줌마
라 불리 울 정도의 나이셨다)소설이 어찌나 재밌는지 사탕이나 초컬릿에 중독된 아이처럼 한 번 책을 잡
으면 끝까지 다 읽어야 직성이 풀렸고 그 버릇은 지금까지 여전하다.
박완서 소설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한국 전쟁, 6.25가 남긴 비극적인 가족사이다.
아마도 작가의 목숨이 끝나는 날까지 끊이지 않을 것이 분명한 그 사건은 주요 소재로, 때로는 스쳐 지나
가는 한 마디로-최근작 [그 남자네 집]에서도 볼 수 있듯이-그의 작품 곳곳에 숨 쉬고 있다.
갓 스무 살에 직격탄으로 얻어맞은 전쟁의 경험은 박완서 개인의 청춘과 가족을 집어 삼켰고, 평범한 전
업주부의 삶을 뛰어넘어 마흔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등단, 칠순이 넘은 지금까지 문단의 현역으로 자리
매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식민지 치하에서 어린 자식들을 남편 없이 자신의 힘으로 바르게 키워낸 자존심 강한 어머니의 모습과
자식이 대한 한없는 사랑이 종교가 되어버린 시어머니의 모습에서 우리가 점점 잃어버리고 있는 근원적
인 생명력과 따스한 모성에 대한 그리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이념이 목숨보다 우선시 되고 소수 권력자의 판단으로 대다수 평범한 국민들의 삶을 비참한 가난과 동족
상잔의 비극으로 몰아넣는 전쟁에 대한 위험과 공포가 완전히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작가와 동시
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아픔 또한 완전히 치유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전후, 도덕성보다는 생존이 우선시되면서 급격히 퍼져 나간 배금주의는 정신에 우선하는 물질의 노
예들을 쉴 새 없이 양산해 내었고 그 후유증은 여전하다.
가진 자의 채워지지 않는 탐욕은 가난한 이들의 여리디 여린 숨통마저 죄었고, 기본적인 생존을 요구하
던 그들을 잔인하게 짓밟았다.
그리고 서민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경제적 부는 그들만의 것으로 대대로 세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
다.
지긋지긋해 하며 떨쳐버리려 하고, 더 넒은 세상과 자유로의 비상을 꿈꿀수록 온몸을 옭아매는 현실이
라는 올가미가 몸서리칠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많이 슬퍼지는 것이 사
실이다.
병으로 죽어가던 오목이를 보며 절규하던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의 수지나 자살을 결심하고 초희의 약
을 삼키는 [휘청거리는 오후]의 허성 씨의 모습처럼 우리의 현실은 아름답지도 고귀하지도 않으며 권선
징악의 원리가 맞아 딱딱 맞아 떨어져 늘 살맛나는 곳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그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비뚤어진 생활상을 꼬집는 작가의 신
랄함과 젊은이들을 뛰어넘는 재기발랄함이 언제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녀의 신작을 기다리게 한다.
박완서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는 그 속에서 발견하는 가족과 나의 모습이다.
급격한 핵가족화에 따라 몇 안 되는 가족 구성원 간에도 대화의 부재와 가치관의 차이를 호소하는 모습
은 오늘도 82 cook 자유 게시판을 통해 신물 나도록 재생산되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그 상대방을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처럼 타인에 대한 이해가 바
로 갈등 없는 세상, 진정한 화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늙은이에게도 늙은이만의 재미가 있고 이성과의 접촉에서 두근거림이 존재한다는 사실 따위를 박완서
소설 없이 짐작이나 할 수 있었을까?
신랄하고 따끔한 지적만큼 연민으로 넉넉히 감싸 안는 노작가의 따뜻함이 30여 년 동안 많은 이들의 사
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니었을까?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늘 나에게 선사하시는 고마운 할머니!
부디부디 건강하셔서 늘 맛 나는 소설 사탕, 많이많이 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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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새봄
'06.5.15 2:08 AM^^....박완서님 소설...저도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해겨울은 따뜻했네..라는 소설은 드라마로도 만들어 졌었는데
박완서님 소설을 좋아하는 엄마랑 정신없이 봤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랑 저랑 두사람다 우느라...서로의 얼굴은 외면하고..티비속으로 들어갈만큼 열심히 봤죠..
김수현님 드라마도 아주 좋아합니다..
저보다는 엄마가 더 좋아하시죠.아무래도 어머니 또래분들께 더 인기가 있으신듯..
읽다보면..맘이 따뜻해지는 박완서님의 소설이..다시 한번 생각납니다.2. MIS
'06.5.15 7:52 AM저희 아이들에게 틈만 나면 읽으라고 권하는 책이 박완서님의 소설입니다. 근데 저희 아이들은 (10대)
저만큼 재미를 못느끼는것 같아 정말 안타까워요... 저도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박완서님입니다.
김수현님의 드라마도 좋아하지만 박완서님께 느끼는 편안함은 없지요...3. 무영탑
'06.5.15 11:09 AM오우~ 글 올리셨네요.
어머니가 그리울 땐 박완서씨의 작품을 찾지요.
참척의 아픔을 모질게 견뎌내고 최근의 모습은 편안함이 보이더군요.
큰 따님이 얼마 전 등단했더군요.
박완서씨의 글 마냥 클라우디아님의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4. 재미있게 살자
'06.5.15 12:32 PM정말 글속에 정감이 살아있는 작가이지요..
특히나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전율을 느꼈답니다..
내 보물창고들이예요..
더불어 박 경리씨도 좋아합니다...5. 빨강머리앤
'06.5.15 6:42 PM어렸을때는 박완서님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다가 (별로 재미없었어요.)
몇년전 너무도 쓸쓸한 당신을 읽고나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나이가 드니 좋아지는 것들중에 박완서 소설도 들어가게 됐어요.
그 후 뒤늦게 나목,휘청거리는 오후 등 책을 사게 됐답니다..^^;6. 라벤다
'06.5.15 6:59 PM제아들도 박완서님의 소설을 공감하지 않더군요,
세대차이겠지요.
.우리는 그녀의 글을 읽어내려 가면서 아스라한 추억을
일깨우며 아 -그랬어 그리고 지상에 안계신 어머니를 그리워 하곤 하지요.,
어렵고 힘겹웠던 그녀의 지나간 삶도
독자들에게는 모든것이 그리움으로 승화시켜 버리는
그녀의 매력에 우리는 늘상 빠지기를 좋아하는건 웬지 모르겠습니다............7. 똥강아지
'06.5.16 2:33 AM어머어머 저두 두분 다 좋아하거든요..
근데 두분 이미지가 왠지 비슷하신거 같다는 생각을 늘상 했는데 저만 그런건 아닌가봐요..8. cherish
'06.5.16 5:48 AM저두요.기도 할래요.
왜 기도할 생각은 못 했는지 그냥 계속 열심히 써 주시길 기도!9. 토지
'06.5.16 10:59 AM박완서님 정말 존경하는 작가이십니다.
지금까지의 내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을때 제게 힘이되었던 박완서님의 '한말씀만 하소서'를 고이고이 책장에 간직하고 있습니다.10. 퍼렁별꼬야
'06.5.16 1:33 PM박완서님을 좋아하는 분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가 첨으로 읽었던 책도 휘청거리는 오후였는데...그 뒤로 거의 아마 전부 박완서님의 책은 다 읽었죠
그 분의 책은 허구라는 느낌이 안 들때가 많아요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무릎베고 누워있는 손주에게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처럼 ...
문장이나 표현기법이 참 편안하고 정겹답니다.
눈가에 주름잡히는 반달웃음도 그렇고...
저도 그렇게 글을 쓰고 싶어요11. 무지개
'06.5.23 3:19 PM그분글은 예리하고 찹쌀떡 처럼 쫄깃쫄깃해요.
그렇게 표현할수 이는 재능이 정말 부러워요.
한말씀만 하소서 도 정말 가슴에 와 닿더군요.
열심히 수수하게 사시던 분에게 불어닥친 가족의 아픔을
어떻게 피흘리며 견뎌 내셨는지 내면을 용기있게
쓰신 그것이 작가의 지긋지긋한 기록의 아픔과 살수있는 힘이겠지요.
인생에대해 많이 겸허하게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