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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중요한 타인 (Significant Others)

| 조회수 : 3,308 | 추천수 : 192
작성일 : 2009-10-23 06:05:44
사십 여년 전, 엄마와 아버지가 헤어진 줄은 모르고 아버지가 멀리 미국으로 일을 하러 가게 되었다는 얘기만 철썩같이 믿었던 나는 아버지가 참 많이도 보고싶었다. 어쩌다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함께 교회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고, 길에서 아빠 손을 붙들고 가는 아이들을 보면 눈물이 핑 돌면서 아빠가 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어린 마음에도 그 말을 엄마에게 하면 엄마가 참 힘이 들겠다는 생각에 말을 못했다.  

어느 날인가 교회에서 아동부 노래자랑이 열렸는데 나도 나가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내가 고른 노래의 제목은 가물 가물한데 가사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예수쟁이라면 얼굴을 돌리고 손사래를 치는 엄마도 딸이 노래를 한다니까 구경을 와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엄마 아빠 동생과 나 네 사람이 살지만..." 하고 시작하는 행복한 가정에 관한 노래였다. 그런데 노래의 일절을 부르고 나서 문득 엄마 쪽을 바라보니 엄마가 저쪽에서 눈가를 훔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때까지 잘 부르던 노래가 갑자기 끊어지면서 나도 눈물이 핑 돌면서 목이 메어 더이상 노래를 부를 수가 없었다. 노래를 하다 말고 내려와서 다음 순서 아이의 노래 소리를 뒤로 하고 교회 밖으로 뛰어나오는데 주일학교 선생님이 나를 따라 나오셨다.
"경미가 아빠가 보고 싶구나...그래서 노래 부르다가 슬퍼졌구나."
선생님의 넓은 가슴에 안아주시면서 말씀을 하시니까 그동안 내 마음에 숨겨놓았던 그리움들이 다 쏟아져 내리는 것같아서 나도 모르게 엉엉 울고 말았다.
"아빠도 경미가 많이 보고 싶으실거야. 보고 싶을 때에는 참지 말고 선생님한테 와서 실컷 울어보자. 선생님도 아빠가 보고 싶거든"
얼마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서 놀란 엄마가 찾아 나올 때까지 나를 안고 한참을 같이 울어주셨던 그 분과의 고운 기억이 내 마음의 보물로 남아있다. 엄마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나혼자만 감춰놓은 아픔을 선생님이 보듬어주신 그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코끝이 시큰해진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미국에 가서 일한다면서 한 달에 한 번 만나러 오는 아버지가 그렇게 내 바램처럼 속히 집으로 돌아올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면서 아버지는 점점 더 사무치는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어느 날 문득 엄마의 화장대에서 엄마의 일기를 발견하고 읽었는데, 아빠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 내용이어서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내 마음은 늘 아빠가 언제 돌아올지 혼란스럽고 불안했다. 미제 사탕을 자랑하면서 친구들에게 아빠가 미국에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도 더이상은 부러운 얘기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 남자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셨다. 인상좋은 아저씨처럼 푸근하고 따뜻한 분이어서 나는 아빠를 그리는 마음으로 선생님을 무척이나 따랐었다. 날마다 일기를 써가는 숙제가 있었는데, 내가 엄마에게 야단 맞은 내용을 썼더니 그 밑에 이렇게 적어주셨다.
"경미 어머니는 참 훌륭하신 분이란다. 선생님도 아빠지만 아빠 노릇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 경미 어머니는 엄마 노릇은 물론이고, 아빠들도 제대로 못해내는 아빠 노릇까지 두 몫을 하시는 정말로 존경스러운 분이지. 엄마를 많이 사랑해드리렴. 엄마는 경미를 아주 많이 사랑하신단다."
철이 없는 나이였지만 그 마음에도 선생님의 진심이 전해져서 그 날 집에 돌아가서 아무 말 없이 영문도 모르는 엄마에게 뛰어가 안겼다. 내 마음에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 한없이 미안해서 오래 오래 그렇게 엄마를 안고 있었다.

그 후로도 내 인생에는 언제나 나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줄 은인들이 지나가는 골목마다 있어주었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던 중학교 동창의 어머니, 작가로 활동하시면서 나의 습작을 도와주시던 고등학교 동창의 어머니, 언젠가는 작가가 되라고 격려해주시던 문예부 선생님, 엄마의 가슴만큼 따듯하던 중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 그리고 너는 작가로 태어났으니 네 운명을 피하지 말라던 황순원 선생님...가정에서 받은 상처로 힘들 때마다 나의 인생에는 많은 분들이 나를 위해 시간을 쏟고 사랑을 부어주었다.

심리학에서는 아이들이 자라는 초기 사회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 부모를 포함하여 중요한 타인 (Significant Other) 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중요한 타인은 부모, 조부모, 삼촌, 선생님, 학교 선배, 이웃 등등 아이 주변에서 아이의 멘토 구실을 하는 중요한 존재들을 말한다. 중요한 타인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아이일수록 삶이 풍성하다는 얘기도 한다. 대가족 구조에서 며느리들은 갖은 고생을 했지만, 아이들이 비교적 큰 문제들을 일으키지 잘 자라는 것은 아마도 주변에 수많은 중요한 타인들이 있어주어서일 수도 있다. 어떤 학자들은 핵가족의 가장 큰 부작용이야말로 아이들의 훈육이라고 하기도 한다. 특별히 싱글 부모들이 늘어나는 현 시대에서 중요한 타인의 필요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감안한다면 일면 타당성이 있게도 느껴진다.

나의 일과 연관이 되어 온갖 문제들이 가득 찬 역기능 가정들을 하루에도 수없이 경험한다. 수학공식처럼 정확한 것은 가정에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아이도 잘 자라지 못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부모가 바로 서있지 않은 가정일수록 아이들의 비행 확률이 몇 배나 높은 것이 현실이다. 마약을 거래하다가 아버지가 감옥에 가면 그 바턴을 이어받아 엄마가 생계를 위해 그 길에 뛰어들고, 엄마마저 검거가 되면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 결국 뿔뿔이 대리 부모에게 흩어지는 어린 아이들도 몇 년 후에는 같은 혐의로 소년원에서 형제끼리 재상봉을 하는 슬픈 운명은 너무나 흔한 장면이다. 부모가 이혼을 한다고 모든 이혼 가정의 아이들이 엇나가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소년원에 수감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통계를 내면 부모가 이혼한 아이들이 90%를 넘어가는 수치가 오랜 세월 유지되는 기록이다. 이혼 가정이 아니라고 한 아이들을 조사하면 그마저도 부모가 화목해서 이혼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부모의 얼굴을 모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가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대부분 가문 마다 흐르는 깊고 큰 영향들이 있다고 주장을 한다. 이혼이 많은 가문은 대대로 이혼이 많고, 강력범죄자가 많이 나오는 가문은 대대로 자손들 중에 강력범들이 많고, 정치가 가문은 정치가들이, 학자 가문은 학자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통계로 발표하곤 한다.

그런데, 이 모든 상식적인 통계와 공식을 뒤엎는 것이 바로 중요한 타인의 역할이라고 한다. 아무리 심한 역기능 가정 출신이라 하여도 아이의 주변에 단 한 사람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만한 중요한 타인이 있었다면 그 아이는 절대로 탈선하지 않는다는 것이 보편적으로 타당성을 인정받은 이론이다. 현실에서도 내가 보고 듣고 만나는 수많은 문제 가정들의 아이들 중 유독 이해가 가지 않을만큼 곧게 자란 아이들이 있다. 아버지는 전과가 셀 수 없이 많고, 엄마는 어려서 집을 나가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 엄마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채 남의 손을 전전하며 자란 아이들, 십대 부모에게 버림받아 입양과 파양을 거듭 당한 상처의 아이들...그 속에서도 우뚝 솟은 대나무처럼 비뚤어지지 않고 자란 아이들의 뒤에는 반드시 언제라도 아이가 뛰어가 안길 수 있었던 엄마처럼 따뜻한 선생님들이 있었고, 아빠 없이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 농구를 해주던 듬직한 농구 코치가 있었고, 엄마와 아빠 없이 자라는 고아들을 무릎에 앉히고 동화책을 읽어주던 동네 할머니가 있었다.  

내가 가정폭력 희생자 재단에서 일할 때, 나와 아주 절친해서 서로의 어린 시절의 상처도 함께 나누곤 했던 동료가 내게 어떻게 해서 부모에게 반항하고 비뚤어지지 않았냐는 질문을 해왔다. 상식으로 본다면 부모의 이혼과 엄마의 재혼, 재혼 가정에서의 여러가지 문제들, 그리고 그위에 가난까지 무엇 하나 건강한 조건이 없었던 가정인데 어떻게 아무런 문제 하나 일으키지 않고 자라왔냐는 것이었다. 동양 사람이라고는 나밖에 없던 곳이었으니 그 친구에게는 반항없이 자란 내가 신기하게 여겨질 법도 했다. 돌아보면 그 흔한 사춘기 반항 한번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나의 삶이었다. 가끔 한번씩 볼멘 소리로 말대꾸 하는 것 외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없이 상식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보지 않았다. 학업도 늘 우수한 그룹에 있었고, 입시에 실패한 일도 없었고, 직장을 못 구해 힘들이지도 않았다. 남편과 티격태격 부딪치기는 해도 전 대의 전통을 물려받아 이혼하는 일 없이 가정도 지키고 있다. 무엇이 나를 한눈 팔지 않고 직선으로만 가게 해주었을까. 그것은 미처 다 기억나지 않는다 해도 내 삶의 주변에 언제나 중요한 타인들이 줄지어 서서 나의 마음의 빈 곳을 솜뭉치보다 더 푸근하고 알차게 메꾸어 주었던 고마운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더니 역시 그럴 줄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아이 가정들이 늘어나면서 내 아이가 전에 없이 더욱 소중하고 귀한 세상이 되었다.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법인데, 그것도 하나 밖에 없다면 얼마나 더 가슴이 아리도록 귀할 것인가. 그런데 그 귀한 내 아이 주변을 잘 살펴보면 부모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가슴을 안고 휘청거리는 남의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내 아이의 머리를 두 번 쓰다듬어 줄 때 남의 아이의 머리도 한 번만 쓰다듬어 준다면 나는 미처 모르는 그 아이의 마음의 깊은 상처에도 똑같이 볕이 들게 해주는 건지도 모른다. 내 아이는 간혹 싫증도 내는 나의 미소가 어떤 아이에게는 그 날 하루의 삶을 이어 갈 한 방울의 힘이 되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넓은 가슴을 내어주고 마음껏 울게 해주신 선생님과 엄마 노릇과 아빠 노릇을 겸했던 엄마의 고단함을 일깨워주신 선생님의 큰 조각 사랑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순간 어느 하늘 밑에서 인생을 원망하고 부모를 원망하면서 사람 구실을 하나도 제대로 못하며 살아가는 여인이 되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오늘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의 하루 일과 얘기들을 들으면서 내가 중요한 타인이 되어 줄 아이들은 주변에 없는지 귀를 기울여본다. 내가 다른 아이에게 부어주는 조각 사랑만큼 누군가도 나의 아이들에게 내가 메꾸지 못하는 조각을 나누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제가 엄마가 되었습니다...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델몬트
    '09.10.23 11:29 AM

    너무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주변의 좋은 멘토들도 아이에게 큰 영향을 주는것을 간과했었네요.
    다시한번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게 해준 글이었습니다.

  • 2. 바람소리
    '09.10.23 11:37 AM

    오늘도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는 질높은 글입니다.
    언제 시간을 내서 동경미님의 글을 모두 검색해 읽어볼 참입니다.
    좋은 생각,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3. 동경미
    '09.10.23 2:13 PM

    델몬트님,
    감사합니다.
    아이들의 멘투가 참 중요해요. 특히 사춘기에 들어가면 남자 아이들의 경우는 더욱더 멘토가 꼭 있는 게 좋습니다. 부모말은 잘 안듣는 아이들도 멘토의 말은 새겨 듣는다네요.

    바람소리님,
    감사합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늘 생각의 숙제가 많은 역할인가 봅니다.

  • 4. 크리스탈
    '09.10.23 3:31 PM

    네~맞습니다..
    그러고보니, 저에게도 외롭고 힘들었던 순간마다,,훌륭한 멘토들이 계셨네요.
    중학교때 영어선생님, 고등학교때는 과외선생님, 대학에서는 선배,
    직장에서는 후배..이들이 나의 소중한 멘토들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그들을 잠시 잊고 지냈었네요...
    진심이 담긴 깊은 글,,정말 참 좋았습니다.

  • 5. 무당벌레
    '09.10.23 3:33 PM

    오랜 회원이지만 댓글은 달지않는 유령회원인데요.9살 남자이이 엄마인 저는
    동경미님 글은 빠짐 없이 읽고 있어요 .
    엄마 노릇 잘하라는 지침서라고 생각 하며 늘 감사히 읽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 ^ ..

  • 6. 굿럭
    '09.10.23 4:53 PM

    아우, 왜이렇게 눈물이나죠? :)
    곧 저녁이에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늘 좋은글 감사합니다.

  • 7. jlife7201
    '09.10.23 11:49 PM

    구구절절이 맞는 말씀이고..
    다른 말씀들은 다른 댓글에서들 다 하셨으니

    대가족 구조에서 며느리는 여러가지로 맘고생을 하지만
    사실 며느리 하나의 고생으로
    다른 식구들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연로하여 기력없고 심심하고 외로움 타는 조부모님)은
    핵가족에서는 누릴 수 없는 정신적, 신체적 풍요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부모님, 외조부모님... 을 비롯한 대가족은
    아이에게 참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그래서 저는 고민합니다.
    시부모님과의 거리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
    좀더 자주 찾아뵙고 마음을 열 것인지
    마음을 열면..... 영역을(?) 너무 침범하시니...
    계속 지금처럼 적당히 잘 하고 적당히 거리를 둘 것인지...

    살짝 다른 얘기로 빗나갔나요~? ^^

    늘 좋은 글과 다른 글에 대한 댓글들, 감사합니다.

  • 8. 동경미
    '09.10.24 3:57 AM

    크리스탈님,
    우리에게 멘토가 있었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분들이 많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무당벌레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 좋은 엄마세요.

    굿럭님,
    저도 선생님들 생각하다가 눈물 찔끔했지요^^
    추억이란 언제나 아름답네요.

    jlife7201 님,
    시댁과의 거리가 늘 쉽지 않지요.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아이들은 충분히 조부모님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문을 열어두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감사합니다.

  • 9. 흐르는강물처럼
    '09.10.25 1:21 AM

    좋은 육아서 한권을 읽은 것보다도 더 많은 것을 얻고 가네요 시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저는 스트레스 많이 받지만 아이들이 할머니 사랑을 듬뿍 받는것은 좋았거든요 그게 그냥 좋은게 아니라 아이들한테도 저리도 좋은 것이었네요 많은 위안도 받고 저 또한 누군가에게 중요한 타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올바른 사람이 되고 싶네요

  • 10. 동경미
    '09.10.25 4:06 PM

    흐르는 강물처럼님,
    저도 한때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때가 있어서 그 가운데서 힘든 일들은 조금은 이해가 가지요. 그런데 님의 말씀처럼, 그리고 위의 jlife7201 님의 말씀처럼 그 환경이 며느리에게는 힘이 들지만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환경이더라구요. 크게 갈등이 불거진 가정이 아닌 이상은 시부모님 모시고 사시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반듯하게 크는 것을 자주 봅니다. 님의 가정에도 아이들이 사랑을 듬뿍 받고 반듯하게 자라줄 거에요.

  • 11. 해밀처럼
    '09.10.25 9:36 PM

    저도 동경미 님의 팬입니다.
    늘 언제나 동경미 님의 글을 보며 나도 저렇게 좋은 부인이라면
    좋은 엄마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자라온 과정이 참 많이 힘들었어요.
    지금은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살지만 과거 때문인지
    제 마음에는 항상 원망이 들어 있는거 같아요..
    언젠가 저도 동경미 님처럼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는 시간이 오길 바란답니다.

  • 12. 동경미
    '09.10.26 10:44 AM

    해밀처럼님,
    감사합니다.
    어려운 세월이 있었다는 것이 지나올 때에는 참 힘겹고 서로울 때도 있지만, 그런 처지를 지나가는 , 혹은 지나갔지만 아직도 아파하는 주변의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는 남모르는 능력(^^)이 생기는 귀한 경험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고생을 안하고 편안하게 살아간다면 그보다 더 좋을 것은 없겠지만 누구나 영역이 다를뿐 다들 고생을 피할 수가 없어요. 그게 돈일 수도 있고, 또 건강일수도 있고, 또 자식 문제일수도 있고, 남편일수도 있고, 부모일수도 있고...정말 다양하지요.
    그래도 저는 다행히 그중 제일 작은 고생인 돈으로만 고생을 했어요. 그래서 참 감사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지요. 그리고 누구든지 돈으로 고생하는 사람을 보면 남다른 마음이 생기게 되었지요. 단순한 동정심이 아니라 마음 가득 올라오는 따뜻한 마음이 아마도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절대로 없었을 거에요.
    님의 힘든 시간들도 님에게 무언가 고통뿐만이 아니라 선물도 주었을 거라고 믿습니다. 너무 오래 아파하지 마세요.

  • 13. 허브나라
    '09.10.27 4:17 PM

    너무 너무 마음에 와닿았어요.

    저도 타인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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