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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응모] 숲속의 잠자는 공주처럼~♥
오미영 |
조회수 : 4,193 |
추천수 : 13
작성일 : 2006-09-18 14:33:49
저는 결혼 1년차 새내기주부 예요 82cook맘님들 안녕하세요?
새내기 주부라 사실 아직 살림살이 아는것 보다 모르는게 더 많아요
하지만, 이런 저에게도 애지중지하는 덩치 큰 물건들이 있어요
벌써 함께한게 6년이나 되었가는 사진속 화이트 가구예요
저에게 "아버지"라는 단어는 조금 낯설어요
너무 일찍 아버지 여윈 관계로 불러보지 못해서 그런것 같아요
철이 들면서 부터 친구들이 '너네 아버지 뭐 하시니'라고 묻는게 싫었고
또 친구들이 "너네 집에 가서 놀자" 라고 말하면 핑계되기 일 수 였어요
어린 나이에도 방한칸의 우리 집이 친구들과 많이 비교가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가난 단어의 의미를 안 것 같아요
고등학교 시절인가 시내 구경을 갔다가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아늑한 방을 봤어요
F*** 가게였는데 그후로는 시내에만 가면 그곳에 갔어요.
너무 예쁘게 꾸며진 침대, 책상 등이 나에게도 있다면 아빠가 있는 친구들이
하나도 부럽지 않을 것 같아서요~ 그러나, 꿈이였어요 그런 방을 꾸미기엔 역부족이였거든요
졸업을 하고 첫 직장에서 수습 딱지를 떼자마자 전 바로 그 가게로 달려 갔어요.
한참을 구경하고 가격을 물어보는 순간 실망의 연속이였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턱도 없었으니까요!
사정을 알리 없는 주인 아저씨께서는 세트로 사면 좋은 선물을 덤으로 주시겠다며
절 설득하셨지만 전 난감한 제 표정을 애써 감추느라 바빴어요
그뒤 여러 방법을 생각하다
며칠 뒤 첫 카드를 만들어 다시 가게로 찾아 갔어요
엄마랑 상의도 없이 '침대,화장대,한짝장농'를 덜컥 할부로 사 버렸어요
엄마 입장에서 보기엔 사고를 친 거줘 뭐든지 아끼면서 살았고 게다가
동생이 부산에서 공부하고 있는 관계로 생활비가 많이 쪼들리고 있는 상황에
큰딸이란게 너무 철없는 짓을 했으니까요 엄마는 계속 취소하자고 했지만
전 그럴수가 없었어요 . 가구는 바로 가난에 대한 내 소심한 복수(?)였고
그동안 잘 살아온 나에게 주는 상 이였으며 제 부유하지 못했던 어린시절을 달래는 포근한 손길 같았으니까요
그후로 몇달간은 교통비 포함 5만원 살았어요 ㅋㅋㅋ
그리고 일요일 아침이면 흰천에 치약을 묻혀 가구를 닦고는 다시 낮잠을 자곤 했어요
숲속의 잠자는 공주처럼요~ ㅎㅎㅎ
또 한번도 친구들한테 놀러 오라고 한적 없던 제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어요. ㅋ 내심 자랑이 하고 싶었거든요 (친구들 보기엔 별거 아니였을텐데 말이줘)
작년 이맘때쯤 시집오면서 한쪽 장농만 친정에 두고 신혼 살림으로 바리바리 챙겨 왔어요.
저희 신랑 침대 사이즈가 작은것 같다면서 별루 내켜 하지 않았지만 빠듯한 혼수 비용에 효녀 심청이와 같은 살림살이였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가구는 제 아팠던 과거를 보듬어 주었던 것 같아요. ^^*
앞으로 관리 잘해서 예쁜 딸아이방 꾸며주고 싶어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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