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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응모)백만년만에 바꾼 저희집 식탁^^

| 조회수 : 10,278 | 추천수 : 35
작성일 : 2006-09-16 23:07:04
너무나 오랜만에 82에 들어와서 이벤트가 있는지도 몰랐다가 글을 올리고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니
이런이벤트가 있어서 한번 슬그머니 올려봅니다.
이번에 거의 한달을 걸려 새단장을 한 저희집 식탁입니다.
저나 저희 남편이나 실용적인 인간들이라 결혼하고도
한국식으로혼수라는것을 한것이 없습니다.
결혼식은 시청에서 한복입고 달랑올리고
결혼식 뻑적 지근하게 할때 만큼드는돈으로는
긴여행을 다녀왔었지요.
남편이 혼자때 쓰던 물건들을 지금껏 아주 잘썼는데
식탁은 그러니까 남편이 학생때부터 쓰던것이니
20년은 훌적 넘는 아주 오래된 아키아 테이블을
저희 미루가 요즘 열심히 매달리니
그렇지않아도 휘청거리던 테이블에서
아이고~ 아이고~ 소리가 나는듯해서
몇년전부터 하베스트 테이블이라고 부르는것을
눈독을 들이던차에 (안틱샵을 비롯한 여기저기를 뒤지고 다녔었지요.)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마음에 드는넘을 킹스턴 어귀의 안틱샵서 발견했는데
여기돈으로 400불을 훌쩍 넘습니다.-_-;;
그러던 중..두둥!
사촌 언니네 정원에 거의 5년간 방치되어 있던 40년남은
하베스트 테이블 을 발견.
언니한테 단도 직입으로 "저 테이블 저 주세요!"하니
또 저희 언니는 단박 "그래 너 가지렴! (근데 저 낡은고물을 왜가지려고 하니? 뒷뜰에 놓을래?)" 하시고...^__^보고만 계세요~!
저는 신이나서 콧노래를 부르며
그걸 거의 한달에 걸쳐 다리밑부분을 고치고
샌딩머신으로 깨끗히 샌딩하고(언제나 이 부분이 제일 더럽고 힘듭니당.-.,-;;) ,샌딩하고 나니 향기좋은 붉은 삼나무입니다.
(저희 언니나 시 사촌 오빠 조차도 무슨 재목인지 모르셨다는..무겁기는 무지하게 무거운나무 ..라고 하시던차.)
삼나무는 자연 방취효과가 있어서 캐나다에서는 서랍장으로 인기있는 나무입니다. 나무에 벌레가 안슨다고 좋아들한답니다.
힘좋은 샌딩머신으로 샌딩했는데 꼬박 한나절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 또 언니댁에 아이와 같이 놀러가서는 아이는 나이든 큰 사촌하고 숙모하고 놀고 저는 작업복으로 바꾸어입고
오일페인트용 프라이머(이렇게 오래된 물건의 페인트칠은 정확한 재질에 맞는 프라이머 사용이 가장 중요합니다)를 정성껏 바르고
또 일주일을 기다리고 그 다음주에 다시 아이와 함께 언니댁에 가서 아이는 또 숙모하고 삼촌하고 놀고 저는 다시 뼁끼칠에 전념.
우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옥색 오일페이트를 잘 뺑끼(^^)칠하고
그 페인트칠한것이 잘마르기를 약 일주일간 기다려서
다시 버터크림색을 바르고 그걸 또 약일주일간 마르기를 기다려서
완전히 바짝 마른후에 테이블탑만 약하게 샌딩해서 밑칠한 옥색이 조금씩 보이도록 질감을 주었습니다.
해놓고나니 참으로 수수하니 고와서
전 요즘 식탁만보아도 배부릅니다.
다 만들고나니 다이앤언니가 흠...본전 생각나는걸?하시는바람에
온집안식구들은 웃고 저는 땀 삐질 삐질 (안주신다면 곤란한걸?하면서리..하하)
이 식탁은 원래 언니의 이웃 로지 아주머니댁의 부엌식탁이었답니다.
이 식탁에서 아이넷을 밥먹여 키웠다고 언제나 이야기하시던것.
언니를 주셨는데 한동안 정원 테이블로 쓰시다가 이제는 거의 방치 하던것이라 로지아주머님께 미안하지만 이제 수명이 다한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네게 주니 다시 새생명을 얻었구나. 하십니다.
이사진을 언니께 이메일로 보내드렸더니 그걸 다시 이웃아주머님께 보여주시니 아주머니는 아주 기뻐하시더랍니다.
저는 저대로 페인트값 20불(캐나다에서는 페인트가게를 가시면 색깔이 잘못 섞여진 페인트를 미스틴트 페인트라해서 색깔만 마음에 든다면 좋은 브랜드 페인트를 아주 헐값에 살수있습니다.)
안짝만 들여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식탁을 얻어 너무나 기쁘고 .암튼 이래저래 기쁩니다.
저는 이래서 오래된 물건들이 좋습니다.
가구나 물건이나 나이가 오래되면 성품이 생기는듯합니다.
물건에 얽혀진 이야기도 아주 많이 있고..재미나잖아요.
전에는 세사람이 앉기도 조금 뻑뻑하던 공간에
같은 공간인데 형태가 다른식탁하나로 여덟사람이 앉을수있습니다.
이제 이 식탁이 저희 식구가 되었으니 앞으로 적어도 이십년은 저희 와 함게 하기를 바랍니다.(제가 조금??징그럽습니다 ^^;;)
그럼 환갑이되려나요?하하

아침마다 좋은 음악들으면서 홍차 마시니 이런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별것도 아닌 이야기를 구구절절이 써보았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남편의 컴퓨터에 얹혀 살았는데
오늘 저는 랩탑 사러갑니다.이야호!
그럼 82에 얼굴을 자주 들이밀수있기를 바라면서.
좋은 한주 보내십시요.
행복하세요~~ 모든분들.


아래 사진은 리폼하기전의 사진
저희 조카 타로의 발아래쪽에 있는 끔찍한 밤색의 테이블입니다.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들녘의바람
    '06.9.16 11:17 PM

    물동이 올려놓아진 벤치로 이런 환상적인 작품이 나오는 비결은 TAZO님의
    정성과 땀방울이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모습이 여기에서도 아른거리듯 보이는 것만
    같습니다..

    휼륭한 작품이 되었네요.

  • 2. silvia
    '06.9.17 12:00 AM

    우와~~ 저 탁자가 우찌,,,, 요렇게 이쁜 식탁으로,,,,넘 잘 하셨네염.
    저도 주위를 둘러 봐야 하나?ㅎㅎㅎ

  • 3. onion
    '06.9.17 12:17 AM

    정말 근사합니다.
    저 테이블에서 이런 아름다운 테이블을 상상할수 있다는 것이 정말 멋지네요.

  • 4. tazo
    '06.9.17 12:29 AM

    제가 지금 사진의 제 조카 포즈를 하면서 혼자 으쓱거리고 있습니다.하하

  • 5. 바비스
    '06.9.17 9:27 AM

    비포의 사진을 보고 에프터를 다시보니...
    어머나,어머나...의 연발입니다

  • 6. 꽃게
    '06.9.17 10:03 AM

    세상에~~
    tazo님 손은 요술쟁이 손.
    미끄럼틀 기어올라가는 미루가 보이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

  • 7. 이수미
    '06.9.17 1:02 PM

    정말 대단하십니다.
    물건 보시는 안목, 또한 리폼하시는 실력까정 살림솜씨, 아이키운데 꺼정
    하나도 버릴데 없는 tazo님 심히 부럽사옵니다.

  • 8. 파헬벨
    '06.9.17 2:43 PM

    아니....
    도대체 못하는게 뭡니까?
    미루아빠는 정말 금덩이 복덩이를 아내로 맞으셨네요.
    글에 스며있는 성품은 또 얼마나 진솔하고 고운지..
    제가 읽을때마다 홀딱 반합니다.
    정말 어떤 사람인지 천리를 멀다않고 찾아가 친구하고픈 이 입니다 따조님은..
    참말로~

  • 9. 그린
    '06.9.17 4:05 PM

    우와~~
    어떤 물건이든지 tazo님 손에 들어가면
    보물이 되네요, 보물...^^
    저 식탁에 앉아 tazo님과 홍차 한 잔 나누고파요...ㅎㅎ

  • 10. beawoman
    '06.9.17 7:08 PM

    tazo님 정말 자랑스러워 하실만하네요. tazo님 멋쟁이

  • 11. 오렌지피코
    '06.9.18 12:21 AM

    열심히 사포질하고 페인트질 하는 따조님 모습이 상상이 되요. 잔뜩 상기되고 어린애처럼 눈이 초롱초롱 빛나면서 말이죠...ㅋㅋㅋ
    정말 전에 부엌 사진 보다 지금이 훨~씬 넓어 보이고 여유 있어 보입니다. 너무 멋져요. 부럽습니다. ^^

  • 12. 소금별
    '06.9.18 9:32 AM

    대단한 타조님 이십니다...

  • 13. 김정희
    '06.9.18 11:52 AM

    저엉~말 멋집니다.
    타조님 눈이 보뱁니다.

  • 14. 까망
    '06.9.18 12:56 PM

    대단하세요 저는 길가다 버려진 좋은물건 보면
    매날 생각만하고 지나가는뎅~~~~

  • 15. 똘똘이
    '06.9.18 5:28 PM

    우와...요즘 식탁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제게는 님의 안목과 노력이 정말 멋지게 느껴지네요.

  • 16. inblue
    '06.9.21 8:37 AM

    저도 저만의 랩탑 갖는 게 소원입니다만....
    그러면 아이들이 데스크탑에 붙어 앉아 있을 거 같아서 걍...엄마 쓸거니까..가서 공부해~~~ 하려는 핑계로 꾹꾹 눌러참고 있습니다.
    이젠 tazo님 더 자주 뵐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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