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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응모)가슴이 찡~한 살림살이♡

| 조회수 : 7,309 | 추천수 : 34
작성일 : 2006-09-17 02:03:40
친정 엄마가 쓰시던 것중 유일하게 남은 살림살이입니다.
항아리와 대바구니 저고추는 화단에서 키운 올해총수확량입니다
음식솜씨좋고 탁주를 즐겨드섰던 우리엄마 아버지와 불화가심해서 더술을 즐겨드섰지요 59이라는 좋은나이에 그좋은 솜씨 풍류 다내려놓고 저세상으로 총총히 떠나가신엄마 그살림살이 아버지 모셔 오면서 다가져와 너무가슴이 미어져서 다버리고 엄마처럼 넉넉한 저푸짐한 것들만 남겨뒀습니다. 10년 모신 아버지도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저생에서는 화해하셨을까요 된장 젖갈 넘치게 담아 퍼주기를 좋아하셨던 엄마처럼 저도 젊은사람 치고는 저항아리에 된장 기장멸치젓갈 국간장등 가득담아 시댁형제랑 친정형제 챙기고 삽니다 제일왼쪽항아리 는 아주큰데요 술좋아하시던 우리엄마 감질나게 사먹는 탁주가 양에 안차셨는지 누룩을구해 탁주를 가득담가 온동네 아줌마들을 다 드러눕게 만들어 아버지를 펄쩍뛰게 만드셨지요. 그때아버지 엄마한테 한번만 더만들면 밀주제조로 고발한다고 협박+으름장을 놓으셨던기억이 납니다  저바구니들 은 순수 담양산으로 20년도 더넘었습니다 김장할때 배추물빼는데는 그이상이 없습니다 지금도 짱짱하고 색깔도 변함이 없읍니다 가을이면 가지야 호박 이쁘게 말리곤하셨지요^^*

지금은 담담히 말하지만 부모님의 심한불화는 성장기때 큰상처였지요 하루도 안울고 학교간적이 없을정도고 집에돌아오는 발걸음은 늘무겁고 우울해었죠 그런데 신기한건 우리3남매 중아무도 빛나간사람이 없어요 그부분에 대해서는 동네에서 부모님은 늘부러움의 대상이었죠 우리형제 들이 모였을때 오빠도 여동생도 그러더군요 반항적으로 빗나가고 싶었다고 그런데 꼭붙드는 그무언가가 있었다고 그건 엄마의 음식인가보다 하더군요 아버지와 전쟁처럼 싸우면서도 엄마는 음식만큼은 정성과 열정을다해 우리를 먹이셨지요 싸우신뒤 노오란 양은바게쓰 시장바구니 삼아 자갈치 한바퀴 돌아와선 상어머리 잘다듬어 쪄서는 두투라는요리에 심지어 싱싱한갈치 잘썰어 탁주에 빨아(이렇게 해야 아다리?가 안된다하시며)신화당 식초 듬뿍넣어 무쳐주시곤 했지요 지금생각해보면 세련되거나 이쁜요리에 웰빙은 더더욱아니지만 우리형제를 붙들었던 그무언가는 엄마의손맛과 정성이 아니었을까해요^^

저도 두자녀의 엄마가된 지금 음식할때 늘 염두에두는 부분들입니다 요즘은 전어철 손수 담근탁주식초에 빨갛게 무쳐준 엄마표 전어무침이 생각납니다 회를그리도 좋아하셨던 우리엄마 어떤장소나 추억보다도 엄마가 좋아하던 음식을보면 왜그리생각나고 가슴이 먹먹한지....♡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영
    '06.9.17 7:42 AM

    저 나이드나봐요?
    옛날 장독 두고 살고파 편한아파트 보다 장독대 둘수 있는 집에
    살고파요 항아리 빛깔 너무 좋으네요 반짝반짝 닦으시면서 부모님 생각하시고
    소중한 추억과 항아리 잘 간직하세요

  • 2. 다래
    '06.9.17 8:27 AM

    저도 어머니 시집오실때 가져오셨던
    농짝에 확독등 죄다 남 줘버리고

    너무 아까워서 매실 담으려고 항아리 3개는 모셔두었는데 이게 귀물입니다
    자그만치 100여년의 세월이

    금 갈가봐 모셔두었지만
    좁은 아파트에 번거롭지만 그래도 모셔두엇습니다

    저도 어머니 가시고 난뒤엔 원글님처럼 쓰다듬고 바라보면서.........
    마당이 있는 넓은집에 살고 시포요
    아침마다 장독대 닦으면서........

  • 3. 우향
    '06.9.17 9:27 AM

    정말 가슴이 찡~합니다.

  • 4. lyu
    '06.9.17 10:26 AM

    첫사진만 보고 푸짐한 모양이 경상도 항아리구나...했습니다.
    저도 항아리만 보면 탐을 내는 나이가 되어 버렸네요.

  • 5. 보니비
    '06.9.17 2:14 PM

    정말 그 어떤 명장의 손길이 간 항아리보다도 멋져 보이네요...
    요즘 부러운게 어머니나 할머니가 쓰시던 항아리 물려받는거랍니다.
    추억을 느끼게 해주는 항아리 정말 부럽습니다.

  • 6. 신맘
    '06.9.17 10:40 PM

    옆에 계신 엄마께 더더욱 잘 하고픈 맘이 간절해지는 밤입니다.
    누구나 겪어야할 일이지만 새삼 서글퍼 지네요.
    이 가을 행복하세요^^

  • 7. 열공주부
    '06.9.18 11:27 AM

    친정엄마가 아직도 쓰고 계시는 항아리가 생각나네요
    언젠가 제가 물려받아 쓰겠죠..
    저 항아리들 처럼 언제나 제곁에 계셔주기를 바라지만 세월이 허락할런지....ㅠㅠ

  • 8. 불량주부
    '06.9.18 3:51 PM

    네, 정말 부모님의 불화는 자식들에게는 엄청난 상처가 되지요.
    그래서 전 제자식한테만큼은 재산은 못주더라도 따뜻한 추억을 남겨주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

  • 9. 지원
    '06.9.18 5:38 PM

    저 배불둑이 항아리를 보니 신혼시절 뒷집아주머니가 저런독에 멸치젓을 만들던 생각이 나네요^^
    거기도 경상도였답니다^^
    친정어머니 쓰시던 물건을 내려받아 쓰시는거보면 참 부럽습니다
    앞으로 잘 간직하셔서 자식들에게 물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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