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좋아하세요?
저도 아주 많이 좋아해요.
이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티컵이에요.
티잔은 높이가 낮아서 차 마실 때도 좋지만,
요구르트 먹을 때도 좋고, 손잡이가 있어서 아이 이유식 먹일 때도 유용하게 쓰여요.
은은한 느낌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 정감 가는 그런 녀석.
구입한지 7년 정도 됐으니 큰 아이보다 나이가 많네요.
예전에는 자주 보였는데, 요즘은 통 보이질 않더군요.
찾아보려고 했는데 모델명이 뭐였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아요;;;
잔은 보통 2인용으로 구입하는데, 이건 4인용으로 구입했어요.
나중에 아이들과 차 한 잔씩 마시면 좋겠다 꿈을 꾸면서 말이죠...
이게 유지 됐으면 살돋 전반에 흐르는 서정성을 저도 이어갈 수 있었을텐데;;;
그러고 싶어도 이거... 뭐... 삶 자체가 코미디...
궁금하실까봐 휘딱 뒤집었는데 잘 보이시나요?
뭔가 이상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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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네네, 그렇습니다.
아주 깔끔하게, 쓰리 피스로 깨시더군요.
덕분에 미련이 남지는 않았어요.
이가 나갔으면 버리지도 못하고 부여잡고 있었을지 몰라요.
근데...
하나만 깼으면 내가 말을 안 해...ㅠㅠ
이게 뭐여...ㅠㅠ
뭐여, 지금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겨?
엄마가 매 대신 카메라 들었다고 화가 안 난 건 아녀~
접시도 은은하게 참 예쁘죠.
근데, 쓸데없이 접시만 두개...ㅠㅠ
이걸 어째야 쓰까잉~ 하고 있는데
욘석이 엄마 마음이라도 읽었는지
냐하하하핳하하하하하핳하
이제 하나 남았다! ㅠㅠ
하나 남은 접시,
그냥 막 씁니다.
빌보를 막 접시로 쓰는 이것이 리얼 부티!!!
이불에 낙서?
그까이꺼~ 뭐...
근데 저거 네임펜인데...ㅠㅠ
암튼 각설하고 그릇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요.
지금 아이가 물 마시는 머그가 루미낙에서 나온 건데
가격 대비 디자인 좋고 예뻤어요.
한동안 잘 썼는데, 코렐이랑 비슷한 재질이라 그런지 아주 무섭게 깨지더군요.
아주 산산조각이 났어요.
그래서 찬장 깊숙한 곳에 넣어두고 다른 걸 찾았죠.
덴비,
튼튼하다고 하대요.
그래서 아이에게도 줬죠.
덴비 튼튼하다고 한 사람 누구야...ㅠㅠ
하나만 깼으면 내가 말을 안 해...ㅠㅠ
비닐장갑, 그까이꺼...
애들 키우는 집은 다들 이렇게 쓰지 않나효???
제발, 그렇다고 말해줘요...ㅠㅠ
언젠가 키톡에 글 올린 적 있잖아요.
아들 녀석이 언니네서 쌀통 뚜껑 깼다고...
밖에서 새는 바가지, 집에서 안 샐리 있음둥?
정말...
일말의 미련이 남지 않게...
아주 시~원하게 깨는구나!
허허, 그 놈 참 크게 될 놈일세...ㅠㅠ
so,
엉뚱한 뚜껑이 올라와 있습니다.
아들 덕분에 쌀통에도 믹스&매치를 구현해보는군요.
찜기로 썼던 에지리 냄비.
찜기의 생명이 뭘까요...
찜망도 중요하지만, 뚜껑도 못지 않죠?
찜기 안녕~
잘 익어가던 팥빵, 계란찜도 안녕...ㅠㅠ
이런 사진 보니까 걱정도 좀 되시죠?
다치진 않았을까 하고...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다치진 않았니? 그래, 그럼 됐다."
아, 근데 이 녀석...
어떤 상황 속에서도 다치지 않고, 그릇만 홀랑 깨는 신묘한 재주를 지녔더군요.
그래서 저희 집은 애들이 그릇 가지고 장난칠 때 남편이 이렇게 말합니다.
"애들아, 그릇 깨지면 엄마 속상하니까 조심해라..."
ㅠㅠ
강화유리는 좀 튼튼할 줄 알았는데...
강화유리라 그나마 이만큼 버텨준 건가?
이건 쉐프윈 밀크팬 뚜껑인데요.
개별 구매 가능합니다.
저, 뚜껑만 별도 구매 했어요.
이것도 나름 정보라면 정보...ㅠㅠ
그립감이 좋아서 좋아하던 물컵인데...
이제 하나도 남아 있지 않네요.
10개 세트로 산 건데...
아들 녀석이 조카랑 같이 깨먹어서 둘이 반반씩 없앤 셈.
그렇다고 특별히 약한 제품도 아니에요.
남편이랑 둘이 지내는 동안에는 이 하나 나간 적 없거든요.
한창 사고칠 나이, 세 살.
천지분간 안 되고,
넘치는 에너지도 주체하지 못하니 뭐...
체의 생명이 'Line'이라는 걸 몸소 깨달은 날.
근데 의자 놔두고 왜 거기 가서 앉은 거니?
이거슨 가습기 물탱크
넘치는 에너지는 주종을 가리지 않더군요.
포인트 차감하고 카드 할인 받고... 2만원 정도 싸게 사서 좋아라 했는데...
산지 일주일 밖에 안 됐는데...ㅠㅠ
모냥은 좀 빠지지만 그냥 쓰려고 했어요.
근데, 가습기가 옆구리로 눈물을 흘리며 울데요.
그래서 가습기 통만 별도 구매 했어요.
2만 5천원이래요.
냐하하하하하하...
점점 별도 구매의 달인이 되어 갑니다.
ㅠㅠ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여...
발상의 전환의 아들인 걸 증명하려고 그러는지,
스케치북 놔두고 이불에 그림을 그리는 역발상을 하시네요.
(근데, 이거 사진 색깔이 왜 이래??? -,.-)
그냥 대충 보세요.
너무 디테일하게 자세히 보면 혈압 올라요...ㅠㅠ
이날 저녁 메뉴는 계란말이에 계란국이었지.
어쩜 터지지 않고 기술 좋게 금만 가게 할 수 있는지...
엄만 그날 정말 감탄했단다.
살돋에서 한 동안 2절, 3절 찬기 열풍이 불었죠.
저는 3절보다 2절이 더 실용적인 것 같아요.
3절은 작아서 담을 게 별로 없는 듯 하다고 생각했더니
엄마 고민을 한 방에 날려주네요.
이런 효자 같으니...!
평상시에 부지런히 단련을 해 둔 덕분에
이런 상황에서도 멘탈이 붕괴되지 않고,
"내 김밥!!!"이라고 외칠 수 있는 내공이 생깁니다.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로 말미암아,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가 왕왕 왕왕 왕왕 있습니다.
이불 커버 가는데 기본 1시간. -_-;;;
거긴 텐트가 아니야.
링도 아닌데, 얼굴 찍기가 왜르케 힘듬?
그래...
둘 중에 하나라도 즐거우면 됐지.
엄마만 즐거우라는 법은 없잖아?
너가 즐거우면 엄마도 좋아.
집이 좀 엉망이면 어때, 그치?
(물론 아빠 생각은 좀 다를 수도 있겠다만...컹! -,.-)
사물에도 기가 있다고 하잖아요.
그릇들도 그런지 한번 깨지기 시작하니까 아주 신들린 듯이 깨지데요.
아침에 그릇장을 열었는데,
저 혼자 막 깨지고 난리.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한 컷!
이쯤 되니 뭔가 방어해야 겠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더군요.
그래서...
스뎅 구입.
식탁에서도 캠핑 기분을 내보고자 캠핑 용품으로~
개밥 그릇 같다는 평이 있었으나 한동안 정말 잘 썼어요.
근데, 너무 가벼워서 그릇 파편 못지 않게 바닥에 음식 파편이...ㅠㅠ
컵은 별로...
지금은 화장실에서 양치컵으로 쓰이는데 그게 의외로 괜찮아요.
이틀 정도 쓰다가 식기세척기에 넣어서 돌리면 되기 때문에 관리도 쉬운 편이고요.
이제 그릇 깨는 거 어느 정도 됐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엄마 냄비를...;;;
댕강...-,.-
기운도 좋구나.
이제 하산하거라...
엄만 이제 할 말이 없다.
냄비를 냄비라 부르지 못하고
4년째 '찬합'으로 쓰고 있습니다.
쿨럭...!
현지에서 구매하셨거나 구매대행 하신 분들... AS은 어떻게 하나요?
WMF 코리아 관계자 분 계시면 답변 좀 바랍니다. ㅠㅠ
욱 할 때는 아이 머리를 꽁 쥐어 박으며
"넌 대체 누굴 닮아서 그러니?" 라고 말하고 싶지만...
새끼가 부모 닮지 누굴 닮겠어요.
이건 제가 그랬어요.ㅠㅠ
바닥에 떨궜는데 완전 두 동강이 나데요.
전 참 앗쌀한 녀자에요.
제가 사랑하는 푸조.
타지는 못해도 갈기는 하자는 생각으로 구입.
빨갛게 도장 처리 된 것이 너무 예뻐서 무조건 빨강으로!
근데, 매혹적인만큼 치명적임.
선반에서 떨어뜨렸더니 모퉁이에 찍어서 도장이 떨어져 나감...ㅠㅠ
그래서 완전 땜통이 생겨버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
이런 거 싫으시면 그냥 원목으로 구입하세요.
떨어뜨리고 너무 속상해서 속이 따가울 지경...
그렇다고 구입 자체를 멈춘 건 아니에요.
실미도에서 지내다 보면...
대~충, 많~이 먹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끔 이렇게 나도 문명인이다... 라고 표효하고 싶은 순간이 와요.
그럴 땐 당장 소용은 없지만,
문명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게 이런 우아한 잔을 산다든가
나풀거리는 쉬폰치마나 하이힐을 구입하곤 하죠.
남편이 강의료 받았다고 주기에 결혼기념일을 핑계삼아...
말 안했으면 몰랐을텐데 그런 로얄제리 같은 돈을 주다니,
정말 사랑해마지 않습니다.
대 접시.
고사리 무늬가 너무 사랑스러워요.
중 접시.
접시마다 무늬 다른 게 매력.
겹쳐도 참 예쁘죠?
잔의 앞 뒷면 무늬가 다른 것도 너무 좋아요.
자주 쓰고 싶은데, 2년이 가까워지도록 1번 밖에 못 썼네요.
이유는...
모두 다시다시피...ㅋㅋㅋ
올해 유치원에 들어간 큰 아이는 이제 더 이상 그릇을 깨지 않아요.
이제 조심하는 법도 알고 제법 의젓해졌거든요.
듀라렉스 물컵 튼튼하다고 해서 바꿔봤는데,
겹쳐서 보관하기도 편하고 쓰면서 정말 만족스럽네요.
저처럼 개구진 사내아이들 있는 집에 추천 드리고 싶어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서로 물 먹여주는데...
실속은 별로 없어 보임...ㅋㅋ
근데, 요 며칠 보니 작은 아이도 큰 아이 못지 않은 솜씨네요.
첫 시작을 시원하게 하더니...
이건 바로 엊그제...ㅠㅠ
엄마 포스팅이 부족해 보였나봐요.
한국도자기 홈세트 사면서 좀 부담없이 편하게 쓰자는 의도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건 정말 너무 심하게 부담 없는 거 아니냐능~ㅠㅠ
사진 찍어서 남편에게 전송하니 남편은...
'애들이 엄마 그릇 바꾸라고 서로 도와주니 당신 얼마나 좋냐'며 축하(?)의 답문을 주네요.
아~ 그렇구나~
내가 그걸 몰랐구나~
에헤라디여~ㅠㅠ
방구 뀐 놈이 성낸다더니 울고불고 난리.
물론 형의 유전인자를 물려받아 털 끝 하나 다치지 않았습니다.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누웠는데,
큰 아이가 다가옵니다.
그러더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불빛이라면서 제게 이렇게 해주더군요.
덕분에 푸핫! 하고 웃었어요.
긴 글 읽어내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여러분도 기분 좋아지는 불빛 보시고 피곤 좀 덜어내시길...ㅋㅋ
이벤트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지나 온 시간들을 되돌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깨진 그릇은 많았지만,
아이들 마음은 깨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에너지 넘치는 두 녀석과 말괄량이 엄마의 결합으로 그릇 수난사는 앞으로도 계속 될 예정입니다.
개구장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P.S: 다른 집 그릇은 스뎅도 유리 그릇 다루듯!!!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