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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가보니

외식의 즐거운 추억, 쓰라린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기

부산 국제시장(부평시장) 먹거리들

| 조회수 : 12,999 | 추천수 : 60
작성일 : 2008-10-19 23:32:59

국제시장(부평시장)에 가면 꼭 먹고 싶었던게 있었습니다.

완당
유부오뎅
비빔당면
팥빙수
단팥죽

일명 깡통시장이라 불리우는 부평시장에서(요즘엔 국제시장이라고 통하는 것 같은데
부평시장과 국제시장이 마주보고 있어 그런 듯 합니다)
오래되고 굉장히 유명한 음식들이예요.

근사한 식당이 아닌 불편하고 지저분해보이는 길거리 음식들이지만
그래도 한번씩은 이런 것도 먹어줘야 제 맛.

타지에서 오느라 항상 메모하고 검색해서 오지만 깡통시장의 규모와 촘촘함에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라
아까 왔던 길도 어디로 가는 줄 모르는 판에 어딜 찾는 다는 건 정말 랜덤입니다.쿠하하
게다 제 남편은 심하게 길치라서 제가 다 기억하고 질질 끌고 댕겨야 한답니다.

메모한 거 10번 읽고 외워서 드디어 유부오뎅집을 찾았습니다.

엥~~뭐여,
우리가 이제껏 지나다니던 그 골목이쟎여.ㅠㅠ

그랬습니다.
모든 맛집이 우리가 신경쓰지 않고 지나갔던 그 골목들이였습니다.



짜잔~미나리에 곱게 메여 단장을 한 유부 주머니랍니다.



매운 거랑 보통 맛 핫바도 직접 튀겨 팔아요.뭐라 설명할 수 없는 핸드메이드의 맛.(?)




한그릇에 일인분 2500원.일식 밥그릇 정도 되는 크기인데 은근히 배부르답니다.
유부 두개랑 모듬 오뎅을 넣어주는데 그 유명한 부산오뎅입니다.
사실 오뎅의 본토인 부산보다 대구의 양념오뎅에서 '부산오뎅'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임신했을 적에 이거 진짜 억시 먹고 싶었는데 안타까웠어요.
제가 사는 곳에 짝퉁 양념 오뎅을 팔지만 대백 북문의 양념오뎅 맛이 아니여~)
으..먹고 싶다.

어쨌든 부산 오뎅은 잡내도 안 나고 깔끔한 맛이 으뜸입니다.



먹기 좋으라고 유부를 살짝 잘라 기절시킨 후 주기에
먹기에는 편하나 배가 다 터져서(?) 보기에는 어수선합니다.
그래도 맛있습니다.
허나, 제 입에는 참 짭니다.
같이 있는 간장이 별 필요가 없습니다.
후추도 다라이로 들이부은 것 같습니다.



유부오뎅집에서 같이 파는 팥빙수인데 구름같은 얼음에 팥만 싹 올려진 빙수는 첨 봤어요.
커피숍의 팥빙수에 익숙해진 탓일테죠.



그게 아니고 얼음깔고, 팥, 얼음 ,팥 순서대로 깔아주신 팥빙수 되겠습니다.
이 많은 걸 어찌 먹지라고 살짝 걱정했는데 섞으니깐 양이 쑥 줄어드네요.
이게 오리지널 빙수라고 남편이 그럽디다.
우쨌든 전 이런거 첨 먹어봤어요.

살짝 살짝 후르츠 칵테일도 살짝 끼워주신 센스!
허나 팥빙수의 꽃이라 할수있는 찹쌀떡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가을같지 않은 더운 가을에 먹는 빙수라 시원하고 맛있었는데 너무 달아서 입맛이 뚝 떨어져 버린게 단점.
그래도 가격은 2천원.



당면을 어찌 비벼먹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생각보다 물건입니다.
배만 덜 고팠으면 진짜 싹싹 남기고 다 먹었을텐데 아까 유부 오뎅이랑 빙수 덕에
부른 배를 소화시키며 억지로 먹었답니다.

탱탱하고 부드럽게 잘 익은 당면에 데친부추, 오뎅, 단무지 그리고 숙성시킨 양념간장에 슥슥 비벼먹습니다.
약간 매콤한 편이예요.



감점이라면 역시나 제 입에는 짠 편이였습니다.
경상도 대부분이 그러하듯 부산 사람들이 짜게 먹는 걸 선호하는 것 같아요.
저도 경상도에서 나고 자랐지만 아직까지 적응이 안 됩니다.
유부오뎅을 먹어서인지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아 썩 달갑게 먹진 않았지만 지금 자꾸 생각이 나네요.
또 먹고 싶당.가격 3천원.
집에서 한번 시도해봐야겠어요.

우리 시어머니께서 여고시절 단골이셨다는 완당집에 지난번에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살짝 실망했답니다.
완당집은 찾기도 쉬웠지만 위에 언급된 곳은 미로 찾기 하는 기분으로 매번 실패를 하고
근처 남포동에서 오징어무침,순대,떡볶이를 먹고 집으로 돌아온 지라 아쉬움이 많이 남았답니다.

그래도 이번 부산길에서는 이것들을 먹어봐서 기분이 좋네요.
배가 불러 단팥죽이랑 식혜는 못 사먹고 왔지만,
담번을 기약하면서 다음에는 더 일찍 가보자고 남편과 얘기했답니다.

길거리 음식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렇게 타지에서 맛보는 길거리 음식은 대환영입니다.
집에 돌아온 저녁부터 유부오뎅이랑 비빔당면이 자꾸 생각나는게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쓰읍..침 떨어지겠어요.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iro
    '08.10.19 11:36 PM

    아 진짜 부산 가고 싶어지네요. 남포동 골목 골목이 너무 그리워요. ㅡㅜ

  • 2. realize-A-dream
    '08.10.19 11:38 PM

    이시간에 완전 고문이네요...
    작년에 부산 두번 갔었는데, 엄청 바쁜데도 두번다 국제 시장 다녀왔습니다. ㅋㅋ
    유부주머니 집의 핫바가 무지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가격도 싸고...
    당면을 못먹어 본 것이 한이군요.

  • 3. 달걀지단
    '08.10.19 11:40 PM

    이게 모에요 정말...엉엉...너무 먹고 싶어지쟎슘니까...흑흑

  • 4. 어여쁜
    '08.10.19 11:41 PM

    저도 유부오뎅집에서 매운 핫바를 못 먹어본게 아쉬워요.
    강도령 준다고 남편 것까지 3인분, 안 매운 핫바 1개를 주문했는데
    핫바가 은근히 맛있어서 몰래몰래 뺏어 먹었답니다.
    유부오뎅도 강도령 몫인데 우리 둘이서 야금야금 또 몰래..ㅋ

  • 5. unique
    '08.10.19 11:44 PM

    저도.... 갔었는데... 먹고 싶었는데....
    못먹고온.. 한이 생각납니다. --;

  • 6. Terry
    '08.10.19 11:48 PM

    저도 부산가면 너무너무 가 보고 싶은 곳이예요..예전에는 왜 이런 걸 몰랐는지.
    꺼이꺼이..그래도 다리집 가서 떡볶이 오뎅은 먹고 왔었죠. ^^

    사실 남대문시장의 그 유명하다는 왕만두도 아직 못 먹어본 처지에..무슨 부산까지...

    오히려 일주일이 머다하고 일본 각지로 출장을 다니는 남편 덕에 오사카의 호라이 왕만두는 아예 쟁여두고 먹고 있습니다.. 내 진정 먹고 싶은 건 남대문 왕만두인디....흑...

  • 7. unique
    '08.10.19 11:49 PM

    남대문.. 가끔씩 가주는 전 왜 남대문 왕만두를 못 먹었을까요? .. 흑.....--

  • 8. 브렌다
    '08.10.19 11:55 PM

    오뎅은 시장통 내에서 바로 뽑아내 주는게 맛있어요^^
    저 오뎅 별로 안좋아해서 핫바도 안먹지만 막 뽑은 오뎅은 먹는답니다 ㅎㅎ

  • 9. 어여쁜
    '08.10.20 12:10 AM

    동그리님 댓글보고 남편한테 '봐바..단팥죽이랑 식혜 강추라시쟎여' 하니깐
    담에 먹으면 되고 그때까지 국제시장 폭탄맞아서 없어지지 않는다고 걱정 말라네요.ㅋ
    82쿡 식구된지 5년인데 레시피는 거의 안 올리고 요런 글 올리니깐 조금 찔리네요.하하

    재래시장쪽으로 내려오니 싱싱한 농산물과 해산물이 가득이고
    곳곳에 튀김, 순대, 통닭, 떡등을 파는데 저것도 먹어주고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지만
    제 뱃속 양의 한계 때문에 못 먹고 온 것이 아쉽네요.

    남편이랑 저도 국제시장 다녀오면 많이 걸어 다리는 아프지만,
    스트레스도 확 풀리고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아 사랑하는 명소랍니다.
    조만간 살돋에 제가 사온 물건들도 자랑해볼께요.^^

  • 10. 바닐라^*^
    '08.10.20 12:35 AM

    너무나 익숙한 음식들을 여기서 보니 무지 반갑네요^^* 늘상 시장가면 오뎅이랑 비빔당면 먹고오죠 정말 맛있어요... 유부오뎅 처음 천원할때부터 단골이었는데 이젠 인터넷에도 주문해서 먹을수 있더라구요 냉동해서 보내주는데 반찬 마땅한것 없을때 이것 하나면 대충넘어가죠^^* 그리고 유부오뎅집 옆에 오뎅할머니가 있는데 사실 이집이 더 유명하죠 궁물맛이 장난이 아니에요 ~~* 오뎅은 말할필요없이 끝내주죠 ~~ 전 언제나 이곳 부평동 시장(깡통시장)에 가면 사는 즐거움과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부산을 너무 사랑하죠^*^

  • 11. 냥~냥~=^.^=
    '08.10.20 1:17 AM

    왜 제목에 적혀있는 부산국제시장이라는 글씨를 못본걸까요...
    부평시장이라는 글씨만 제눈에 들어왔는지....인천옆에 있는 부평인지 알고....와 가깝네...근데 왜 경상도라고 하지..이러면서 글을 계속 읽었네요...
    다음에 한번 꼭 가봐야지...이러면서...흑흑...
    부산이었군요...부산...

  • 12. *양양*
    '08.10.20 2:06 AM

    저도 부산갔다가 아는 언니가 저길 데리고 가줘서... 완젼 광분...했다죠...
    제가 좋아하는게 저기 다~~있더라는...
    뱅기타고 오니라 많이 못사오공... 키티상이랑 꾸역꾸역 봉다리에 넣어 가지고 왔었는데...
    부산 사시는 분들 제가 부러워 합니다..ㅎㅎ
    저도 유부 주머니 먹어 봤었는데... 맛나더라구요...
    또 가보고 싶네요... 좋으시겠어요.... 부산분들...

  • 13. 옥당지
    '08.10.20 2:43 AM

    여보! 우리 부산가자...ㅜㅜ

  • 14. 야들야들배추
    '08.10.20 4:53 AM

    저는 사라진 쪽지만 살려주시면 좋겠습니다 ㅠㅠ

  • 15. 순덕이엄마
    '08.10.20 6:17 AM

    전생에 그지 였대도 좋아요. 고급 레스토랑 음식 다 제껴놓고 이런게 젤 먹꼬시퍼요~~ㅠㅠ

  • 16. 순이
    '08.10.20 9:23 PM

    유부주머니 1500원 할때 먹었었져...거기 들어가기전 입구 어디 오뎅포장마차 오뎅 넘 맛났는데요..
    국제시장가면 꼭 먹고왔었어요...고추장 찍어먹는...
    비빔당면도 넘 맛있고...오징어무침...단팥죽...흐...
    안그래도 부산가고픈데...미워요.....ㅜ.ㅜ 일부러라도 가고프네요....

  • 17. 어여쁜
    '08.10.20 11:15 PM

    앗! 담번에 가면 오뎅포차 기억했다가 꼭 먹고 와야겠어요.
    며칠 지난 지금도 이 먹거리들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아서..ㅜㅜ

  • 18. 달과6펜스
    '08.10.21 12:17 PM

    흐미~오랫만에 유부오뎅 택배시켜야겠네요 ㅜ,.ㅡ

  • 19. 해피정
    '08.10.24 7:10 PM

    아~~저는 정말 바보인가봐용....
    허구헌날 놀러가는 깡통시장인데...아직도 유부오뎅집이 오덴지 모른다는 사실!!
    언젠가는 꼭 먹어보리라~~다짐합니다요^^

  • 20. 어설프니
    '08.10.30 10:14 AM

    7살부터 대구에서 살다 32에 부산근처로 시집가서 4년간 살다 설로 이사왔지요...
    부산 근처 살때 일욜날 가끔 영화보러는 꼭 남포동으로 갔어요..
    저 음식들때문에...
    전 저기다가 꼬마김밥이랑 부추전과 오징어무침 추가요...

    시댁갈때마다 살짝 일찍 내려갔다가 저 음식들 먹고 들어가면,
    저녁 먹는 폼이 부실하죠...형님들이 왜 글케 안먹냐고...하십니다...

    4년밖에 안살았는데, 가끔씩 생각나게 하는 음식들이네요...

  • 21. 뭐든 해먹고 싶어요..
    '08.11.10 10:23 PM

    헉...부산 그렇게 가도..참..이런 시장찾아가기 참 힘든것같아요...
    어렵던데..찾기가...
    그래서 그냥 그런데서 먹으면 또 맛이 그냥 그렇고...

    여튼..또 부산가면 그땐 제대로 찾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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