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on님과 제가 공유하는 '재동초교앞에 분점이 있는 쓰러져가는 낙원상가 옆 아구찜'
(아직도 상호는 기억안나요. 아마 마산이니 원조니..이런게 들어간건 확실한데)
전성기때 줄을 서서 먹던 곳인데, 마지막으로 몇년 전에 가보고서는
실망했던 기억이 아스라히 나네요.
그 푸짐하고 싱싱한 해물들도 잘잘한 냉동이고 칼칼한 맛도 덜하고.
얼마전에 낙원상가 아구찜집 중에서 젤 잘나간다는 어느 곳에서 먹어봤는데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은데요, 어쩜 그리 맛이없던지요.
달달하고 끈적한 아구찜은 첨 봅니다요 그려...
요즘 식당은 조미료만큼 물엿을 쓰는 것 같아요.
오뎅볶음도 달달달 끈적끈적,,, 미역무침도 달달달 끈끈...동치미도 들척지근.
어렸을 적 '이건 어른들의 맛이야'라고 깊게 각인되어졌던
칼칼하고 매섭게 맵던 (요즘같이 쓴 매운맛이 아니라), 끈적이지 않았던 아구찜을 매우 그리워하다가
얼마전 우연히 은평뉴타운에 사는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가본 식당인데
너무나 맛난 겁니다. +.+ 그래서 집에와서 찾아보니. 역시나.. 유명한 집이더군요
처음에 지인이 데리고 갔던 곳은 차로 가야하는 곳의 분점이었구요
검색해보니 지축역근처에 본점이 있다기에 며칠 지나지 않아 남편을 끌고 찾아갔습니다.
일단 2명이서도 먹을 수 있는 소 자가 있는게 좋았구요 (아구찜은 2명이서 먹기 힘들잖아요)
반찬들이 좌악 깔리는데, 의외로 반찬들이 괜찮더라구요.
특히 제가 좋아라하는 가오리찜도 나오고 +.+ 금방 부쳐주는 매생이전(? 파래였던가), 작두콩조림, 백김치 등등..꽤 먹을만한 반찬들이 나와요.
맥주를 한병 시켜서 일단 반찬들을 안주삼아 위를 준비시켜놓구요
아구찜이 나올때 쯤 소주 한 병 시키는 거죠. 헤헤..
색도 곱고, 개운하고 칼칼한 맛이 나는 것이, 질좋은 고추가루를 쓰는 것 같구요
(저는 농산물에 관해선 젬병인 도시녀라 --;;; 확신할 수는 없지만서요)
콩나물도 제가 무서워하는 슈퍼울트라오동통-유전자조작이 확실해보이는 -콩나물은 아니었어요. 적당한 굵기의 고소하고 아삭한 맛이 살아있어요.
그리고 찜인지 전분을 넣은 중국요리인지 알수 없는 듯한. 그 질척하고 끈적임없이
금방 불에서 물기없이 잘 볶아서 접시에 챡! 놓은 신선함이 있어요.
볶음밥을 시키면 다른 곳처럼 남은 국물에 볶아주는 것이 아니라
따로 접시에 담아서 나오는데요, 아구찜 먹으면서 같이 먹을 수도 있어서 좋구요.
다 먹고나면!!
시원한 얼음 동동 식혜 한주전자를 통째로 놓고 가셔요.
입가심까지 완벽하다죠.
둘이서 야무지게~~ 먹고
기분좋게 배 뚜드리며 나오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더군요 크..
바로 앞에는 개천같은게 흐르는데.. 슬렁슬렁 산책하면서 소화시키니 저절로 콧노래가..
제가 사는 곳에서 무척 멀리 떨어진 곳이기는 하지만
당분간 아구찜이 생각나면 찾아가는 곳으로 남편과 합의가 되었습니다.
혹시 여기 아시는 분 없나요?
은평쪽에 사시는 분 많으신 걸로 아는데 ^^..
p.s
다음엔
아구찜에 이어서
마장동에 있는 꽃게찜 소개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