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그저 평범한 두부 한모..
거기다 지난 가을 시골서 얻어온 콩 한 자루...
두부를 만들면 좋겠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차일피일... 솔직히 두부는 수퍼가서 한모 사오는게 너무나 간단하잖아요? 하지만 집에서 만들라 치면 맘 먹고 하게 되는거 같아요. 뭐, 별로 어려울것도 없는데도...
두부를 만들어보면, 이 한모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양의 콩이 필요한지 깨닫고는 깜짝 놀라곤 합니다. 그러니 증말 영양 덩어리인 셈이죠...
만드는 법은, 오래전에 EBS서 장선용선생님이 하신걸 보고 메모해 두었습니다.
생각보다 참으로 간단합니다.
만드는 법은 단순하지만, 아마도 간수 구하는 게 어려워 지례 포기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리 생각합니다.
근데 며칠전에 우연히 TV서 식초나 굵은 소금으로도 두부를 만들수 있다고 하는걸 본 기억이 납니다.
지나다 언뜻 본거라 제대로 메모를 해놓은 건 아니지만, 그 생각이 나서 오늘은 실험 아닌 실험을 해보았답니다.
즉, 콩 간것을 삼등분하여 각각 굵은 소금, 식초, 간수를 넣어 보았지요.ㅋㅋㅋ
(저 이뻐해주세요...다...82 열분들을 위한 놀라운 희생정신...-->자화자찬. ㅡ.ㅡ;)
--먼저 오리지날 레서피부터 나갑니다.
재료 : 콩(암거나 쓰세요. 메주콩을 보통 쓰지만, 전 검은콩 서리태로도 해봤는데, 맛만 좋습디다.) 1/2컵, 물 5컵, 간수 1-2큰술
1. 콩을 씻어 넉넉히 물을 부어 불립니다. 3-4시간 정도 불리면 되는데, 다 불으면 1컵이 됩니다.
2. 불린 콩을 믹서에 넣고 아주 곱게 갑니다.
3. 분량의 물 중 한컵만 따로 두고, 냄비에 나머지 물+콩 간것을 넣고 끓입니다. 냄비 사이즈 넉넉한 것으로 하시고, 뚜껑 절대 덮지 마세요. 후루룩 넘습니다.
4. 나무주걱으로 밑이 눌지 않게 가끔 저어주면서 끓이는데, 막 거품이 올라와서 냄비 한 가득 넘치기 직전이 되면, 따로 둔 분량의 물을 조금 부어 가라 앉혀줍니다.(국수 삶을때 처럼...)-->이것을 3회 반복합니다.
5. 콩물이 다 익었습니다. 이것을 면보에 걸러 국물을 꼭 짜냅니다. 건더기로 남은게 비지예요. 놔두었다가 김치찌게 해 드시고, 국물을 다시 냄비에 붓습니다.
6. 가스불을 젤로 약하게 키세요. 끓이지는 마시구요. 끓이는게 아니라 보온을 유지 하려고 하는 겁니다. 냄비가 뜨거우면 빨리 식지 않으니까 켤 필요가 없구요, 혹시 냄비가 빨리 식어버릴거 같으면 켜세요.
7. 간수를 흘려 붓고 나무주걱으로 열십자 정도 그어주세요. 막 저으면 나중에 순두부가 막 부서져서 나와요.
8. 뚜껑 덮고 끓지 않게 주의하면서 약 20분 정도 방치 합니다.--> 하얀 건더기와 맑은 국물이 분리 되었으면, 이것이 순두부 입니다. 이것을 다시 면보 깔고 체에 받혀 무거운걸로 눌러주면 두부가 되는 거구요.
**이 분량이면 4인 가족이 순두부찌개 해 먹기 딱 좋아요. 근데 두부를 만들면 엄청 양이 작아요. 반모도 채 안되죠. 두부로 하실거면 최소 불린콩 2컵, 저는 보통 3컵 정도 합니다.
**검은 콩으로 해도 되구요, 나중에 순두부 틀에 붓고 야채 썰어 넣으면 야채 두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실험결과...
1. 간수로 한 것은 평소와 다름없이 나왔고,
2. 식초를 넣은것도 신기하게 두부가 응고 되더군요. 근데 간수보다 조금 많은 2-3큰술 정도 넣어야 하더군요. 저는 기다리기 막 조금한 마음에 3큰술 넣었는데, 2큰술만 넣었어도 될거 같아요, 어쩐지...
물론 식초가 들어가니 약간 식초 맛이 느껴져요. 그런데 이상할 정도는 아니구요, 미세하게 느껴져요.
틀에 부어 물을 빼는 동안 이 맛은 거의 사라지는 것 같더군요.
3. 굵은 소금을 1큰술+ 물 1큰술 섞어 넣어 봤으나 이건 전혀 응고가 되지 않았어요. 봐서 양을 더 넣어 볼수도 있었겠지만, 이미 살짝 맛을 보니 충분히 간간하더라구요. 더 넣으면 너무 짤 거 같아 그냥 포기. 간수를 더 넣어 마무리 했습니다.
--> 자, 그래서 결론은,
두부 만들때 간수가 없어도 식초를 넣어서도 만들수가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
오늘 사진은 이렇게 해서 완성된 두부예요. 세가지 버전의 순두부를 모아 굳혔습니다. 모두 불린 콩 3컵 분량입니다.
따뜻할때 김장 김치 척 얹어 먹으니 끝내주는 군요.
맛이요...그냥...두부 맛이예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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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피빈
'05.1.24 7:24 PM어렸을 때 엄마가 전기 멧돌(멧돌같이 생겼는데.. 전기로 했던 듯.. 멧돌같이 돌아가구 쬠 시끄러움...) 에 콩 갈아서 해 주셨어요...
바로 한 뜨끈한 두부... 양념장 찍어 먹으면 정말 맛나죠...
생각해 보면.. 어린 저나 제 동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손두부 좋아하시는 아빠를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아~~ 손두부 먹구잡다.. ㅜ..ㅜ 아울러.. 엄마두 보구잡다..2. 미도리
'05.1.24 7:31 PM정말 대단하시네요. 도전정신~ 저 방금 콩씻어 물에 담가뒀어요. 저도 꼭 성공 해 보고 싶네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두부는 어디에 넣어 굳힌건가요? 두부모양처럼 매끈하네요.
참! 그리고 식초종류는 어떤게 좋은가요? 식초도 워낙 종류가 많아서요~ 저도 만들어서 올려 볼께요.3. 오렌지피코
'05.1.24 7:36 PM넵, 미도리님, 두부 굳힌 틀은요, 걍 플라스틱 바구니 같은건데요, 두부 만들려고 산게 아니구 그냥 주방용품 파는데서 영수증 같은거 모으려고 산거예요... 근데 이게 사방이 구멍 숭숭한 바구니 스탈이라, 마침 두부만들때 쓰니 모양이 잡히네요.
식초는 저는 그냥 집에 있는게 오뚜기 사과식초던데, 그거 썼어요.4. 김혜경
'05.1.24 9:18 PM저도 두부 좀 만들겠다고..간수 얻어다 놓은게 그 언제인지..어서 이 게으름병 고쳐 두부 좀 맹글어 봐얄텐데...
5. 짱가
'05.1.24 9:43 PM해마다 명절이면 저희시어머님..두부를 하셔요,..
지난추석엔 전수해주신다고 곁에서 보조하시라기에..
거들어드렸는데..무~~지 힘들어보여서..
저..전수받는거 포기했거든요..
근데..이글보니..다시 도전하고프다는 용기가..새록새록...^^6. 이론의 여왕
'05.1.24 11:41 PM정말 못하시는 게 뭔지...
7. 피글렛
'05.1.25 12:43 AM이젠 두부까지 만들어 봐야 하는지....
더 이상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말아 주세요...!
그런데 소금포대를 베란다에 놔두면 간수가 어떻게 생기나요?8. woogi
'05.1.25 10:08 AM후아...
9. 민서맘
'05.1.25 10:48 AM와... 두부를 직접 만드시다니...
82에는 못하는분이 없는것 같아요.10. 앨리스
'05.1.25 12:16 PM감솨합니다. 저 두부만들고 싶은 욕망에
간수살려고 저희엄마 엄청 고생시키고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서산장에 가서 사오기로 하고요.
식초로 오늘 퇴근해서 시도해보렵니다.11. 밀크티
'05.1.25 1:26 PM근데 궁금한건요,
오렌지피코님 아기는 하루에 20시간씩 자는 건가요, 아님 요리하실때 베이비시터를 부르시는 건가요?
와, 정말 대단하세요.
자꾸 이런 거 올리시면 저도 얼른 포대기나 아기띠를 사서 들춰업고 나서야할것 같잖아요, 잉~12. 김혜연
'05.1.25 3:41 PM와! 대단한실력이시네요. 정말맛있어보입니다. 온가족이 함께보약 드시네요.
13. 지우엄마
'05.1.25 8:21 PM아아~~ 그렇군요...
정성만점 영양만점의 두부. 대단하시네요.
우리딸은 두부에 김치싸서 먹는걸 젤로 좋아한답니다.14. 그래더
'05.1.25 10:46 PM전 두부 사다놓고 반먹고 요리하기 귀차너 나머지 반 썩혀버리는게
한두번이 아닌데....
만들어 먹다니...
존경입니다
게으른건 죄라더니 증말 찔리네15. 현이댁
'05.1.26 10:13 AM우와~ 대단하시네요.. 존경스러워요!
16. 동그라미
'05.1.26 11:55 AM대단한 솜씨예요~ 짝!짝!짝!
옥션에서 소이러브 검색창에 치시면 맨 밑에 간수를 팝니다 많이 싸답니다.
비지는 김치찌게도 맛나지만 김치 송송썰어 비지와 부침가루 섞어 한수저씩 부치면 정말 아이들,어른 간식으로 최고예요.17. 서린맘
'05.2.12 4:16 PM요즘 소이러브 사려고 마음먹고 있는 중인데..
이렇게 먼저 해보고 결정 해야겠네요..정말 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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