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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우리집표 손만두

| 조회수 : 9,612 | 추천수 : 12
작성일 : 2004-09-07 00:05:55
주말 점심으로 만두를 만들었지요. 아기는 남편에게 맡기고요.
요새 국도, 찌개도 없는 밋밋한 식단을 내리 접하고 있는데, 가끔은 사람답게 먹어줘야 합니다.

모양은 여름 만두인 편수인데, 내용은 그냥 보통 김치만두입니다.
속재료는 아주 단순하게 김치, 고기, 숙주, 두부만 넣어 담백하답니다.

제가 자라면서 먹어온 우리집 만두는 늘 이 모양, 이 맛이었답니다.
외할머니는 개성 분이셨는데, 엄마 역시 자라면서 외할머니께 전수받은 만두가 바로 이것이었답니다.
원래는 정월에 설날 떡국 대신 먹던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어릴때 입맛이 평생을 간다고, 엄마는 시집오면서 이댁 풍습을 따라 늘 설이면 떡국을 준비하셨지만, 명절 아닌 명절-구정과 신정 중에 우리집에서 명절로 세지 않는 날-이 오면 꼭 해마다 만두를 빚으셨지요.
손도 커서, 엄청스레도 장만하셨답니다.

요새 전 굳이 특별히 그 날이 아니래도 가끔 해먹습니다. 조금씩 만드는건 그다지 힘들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 모양으로 만드는 것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답니다.
일단 밀가루 반죽을 넓게 한장만 밀면 만두피를 한꺼번에 여러개 만들수 있고, 가장자리 짜투리까지 그 모양 그대로 빚을수 있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사각형 놈은 가운데 토막이고, 삼각형 놈은 가장자리 쪽으로 만든거예요.
(사실 제가 좀 게을러서 이렇게 하면 덜 얌전하다는걸 알면서도 그리 했어요.ㅠ.ㅠ )

"국물은 원래 양지머리 푹 삶은 육수로 끓여야 한단다. 귀퉁이 한쪽은 붙이지 않고 살짝 뚫어놓고, 한쪽엔 잣을 한알씩 박지. 그러면 고깃국물이 만두속으로 왔다 갔다 해서 훨씬 맛있어 진단다..."

엄마께 전 그렇게 배웠답니다.
그러나 전 편의상 잣도 생략하고, 한귀퉁이 뚫는 것도 생략하고, 멸치 육수에 간단히 끓였네요. ㅠ.ㅠ
그래도 맛있었어요. ^^

참,  이 만두는 찐만두나 군만두로는 못해먹거든요. 파는 만두피 사다가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도 역시 군만두감은 아니죠.
속재료 맛이 절대 안 어울려요.

**만드는 법>>
-만두속-
1. 김치 두포기(1/4쪽 짜리)-->속 털어 물기 꼭 짜고 다진다. 양념이 많은 김치는 한번 물에 헹군다음 짠다.-->깨소금, 설탕 1/2큰술씩, 참기름 1큰술에 버무린다.
2. 두부 1모-->으깨서 물기를 꼭 짠다.-->소금 1/2작은술, 참기름 1/2큰술, 깨소금 1작은술에 버무린다.
3. 쇠고기 다진것 400g(또는 불고기 감으로 사서 잘게 썰기 : 훨씬 씹는 맛이 있어 맛있음.)--> 집간장 1큰술, 설탕 1/2큰술, 청주 1-2작은술, 참기름, 깨소금, 다진파, 다진마늘, 후추 약간씩 넣어 무친다.(혹은 돼지고기-->이때는 생강즙 꼭 넣기.)
4. 숙주(양은 잘 모름. 걍 천원어치)-->소금 넣고 데쳐서 물기 꼭 짜고 잘게 썰기
5. 1~4에 계란 1개 넣고 잘 버무리기

-빚기-
6. 만두피(밀가루4컵+물1컵+계란1개+소금1작은술+식용유1큰술=>잘 반죽해서 냉장실에서 하루 숙성한것) 얇게 밀어 칼로 사각형으로 썰기(5센티 평방 정도.)
7. 속재료를 넣고 보자기 모양으로 빚기

-익히기-
8.양지머리 육수나 멸치 육수에 국간장 약간 넣어 밑간하여 팔팔 끓이다가 만두를 넣어 떠오를때 건져낸다.
9. 고명이 있으면 보기좋게 담고, 없음 생략하고,
10 .초간장(국간장으로 만들것)을 곁들여 먹는다.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누룽지
    '04.9.7 12:10 AM

    저도 아버지와 할아버지....친본가가 개성입니다.
    할머니가 해주신 개성만두와 녹두전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ㅠ.ㅠ
    명절 때마다 산더미처럼 만든 만두와 녹두전, 각종 나물류와 전이며 떡들...
    광에 가득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는 제대로 먹어보질 못해서...개성음식점이라 찾아가도 그 맛이 안나요...만두와 녹두전은 정말 끝내주게 하셨는데....
    아무리 울엄마가 전수받았다 해도 완전히 그 맛은 아닌 듯...그래서 넘 슬프답니다....

    님의 만두 보니까 이밤에 너무 땡기네요.... ^^;;

  • 2. 민무늬
    '04.9.7 12:38 AM

    어머 어머 우리 엄마가 해주는 만두랑 똑 같은 모양이네요.
    울 엄마는 겨울엔 말고 여름에 이런 모양으로 호박등 야채를 중심으로 속을 넣어서 해주세요.
    그런데 저는 절대 만두는 못만들 것 같아요. 손도 많이가지만
    결정적으로 울 신랑동네는 만두를 안먹는 남쪽이거든요.
    별로 안좋아해요. 흑!

  • 3. 뽀로로
    '04.9.7 12:55 AM

    아니 애 낳은지 얼마나 됐다고 밀방망이를 드세요? 저도 방바닥 짚지도 말라는 말 우습게 알다가 손목 나가서 날려먹은 그릇이 몇갠지 모르네요. 입맛 찾는 것도 좋지만 쉬엄쉬엄 하세요. 근데 맛은 진짜루 있겠네요, 손만두피...

  • 4. 글로리아
    '04.9.7 1:20 AM

    저도 친가 외가 전부다 이북이어서
    어려서부터 만두, 빈대떡, 김치말이, 비지찌개, 냉면 등등
    많이 접했지요.
    무슨 잔치 있으면 꼭 돼지고기부터 삶지요.^^
    음식 푸짐하게 하는건 이루 말할수 없고.
    된장 빚어 숯불에 굽는 떼장(어느 지역에서는 장떼라고도 하구요)
    이나 노티는 아는 사람 거의 못봤어요.

  • 5. 누룽지
    '04.9.7 1:52 AM

    글로리아님...저 떼장(우리는 장떡이라고 했는데..)과 노티 압니다.
    특히 여름에 물만 밥에 장떡 구워 식사하시던 할아버지....지금도 그거 해달라고 엄마 조르는 아버지...
    아직도 그거 아시는 분들 계시네요....^^

  • 6. 수국
    '04.9.7 5:36 AM

    아~~~~~~~~
    쫄길거릴거같애요..
    먹구싶다..

  • 7. 마이드림
    '04.9.7 10:52 AM

    저의 어머님도 개성분이시라서 많이 먹었습니다^^
    만두 정말 담백하고 맛나지요~~~
    글구 누룽지님의 장떡(메주를 참기름발라서 햇빛에 말려서먹음)찬물말아 먹으면 맛나지요..
    아고..만두는 가끔해먹어도 장떡은 해먹을수가 없어요...ㅠ..ㅠ

  • 8. jasmine
    '04.9.7 10:58 AM

    아니, 애낳은지 얼마됐다고....나중에 아프면 신랑도 애도 모른척합니다....

    글로리아님, 누룽지님, 저도 노티 알아요....
    근데, 어떻게 만드는지 아시면 좀 알려줄래요?

  • 9. 오렌지피코
    '04.9.7 11:51 AM

    떼장과 노티가 뭐래요?????
    전 첨들어 봤는걸요???

    엄마께 여쭤보려구 했는데 지금 전화해봤는데 안받으시네...

  • 10. 코코샤넬
    '04.9.7 12:18 PM

    헉..오렌지피코님 만두는 아주 걸작인데..
    넘 무리하신 거 아녀요??
    팔목에 무리가면 어쩌시려구..힝....

  • 11. 브로콜리
    '04.9.7 12:43 PM

    민무늬님 저희 친정부모님도 남쪽 분이세요,,
    그래서 명절때 만두같은거 거의 안밪어보고 자랐는데..
    친구네집에서는 만두 곧잘 빚어먹길래 우리도 만두빚자고 엄마졸라서
    한번씩 만두 비슷하게 만들어먹긴하지만,.. 제대로는 아닌것같아요.
    전 만두 정말좋아하는데..
    피코님 처럼 만두만들려면 실패하려나...ㅠㅠ;;

  • 12. 깜찌기 펭
    '04.9.7 12:44 PM

    오렌지피코님 몸푸신지 얼마나 됬다구 저리 무리하셨어요? --;
    사먹은줄 알고 봤는데, 직접 만드셨다니.. 몸살나세요.

  • 13. 미스테리
    '04.9.7 1:12 PM

    울 외갓집도 이북이시라서 명절에 만두와 녹두지짐은 기본이었죠...
    외할머니께선 진짜 손맛이 좋으셨었는데...어릴때 실컷 먹어둘걸...ㅠ.ㅜ

  • 14. 미스테리
    '04.9.7 1:22 PM

    떼장이 뭔지 알것 같아요...한번도 먹어보진 못했지만이거 해먹어 볼려고 오래전에 잡지에
    나온것 철해 놓았었지요!!!
    생각남 김에 함 해서 올려 봐야겠군요!!!
    소고기와 찹쌀가루를 넣어 치대고 된장을 넣고풋고추와 홍고추를 곱게 다져넣고 만들어
    채반에 꾸덕꾸덕 말려 참기름 발라 숯불에 구운것 !!!

    이거 아닌가요???

  • 15. 글로리아
    '04.9.7 1:39 PM

    미스테리님, 맞아요.
    그것이 저희 평안도식 떼장하고는 좀 다른데,
    제가 듣기로는
    개성식인지 다른 북한 지방에서는 그 떼장에 찹쌀풀을 넣고
    고추장, 고춧가루로 간 한다는 얘기도 들었거든요.

  • 16. 누룽지
    '04.9.7 3:47 PM

    자스민님,..어째요..
    저도 장떡은 최근까지 엄마가 만들어서 알고있지만 노티는 할머니 건강하실 때(제가 10살 이전)에 구경해보고 돌아가신 후로는 구경도 못해봐서리..어떻게 만드는지는 울엄마도 모르신다네요...울엄마 귀찮은 요리는 딱 질색하시는지라...
    그런 것들이 맥을 못 잇고 잊혀지는 게 아쉽네요... ㅠ.ㅠ

  • 17. orange
    '04.9.7 9:14 PM

    만두 넘 맛있겠어용....
    만두 킬런데.... 쩝...
    날도 쌀쌀하니 만두국 생각이 간절합니다.... ^^

  • 18. 로로빈
    '04.9.7 9:46 PM

    울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도 개성분이시라.. 막내인 엄마와 8남매나 되는 이모들, 외삼촌들도 전부 개성분들입니다. 덕분에 저희 친정음식도 아직 완전한 개성음식이지요. 외갓집 어딜
    가도 언제나 녹두지짐, 비지찌개, 물냉면, 손만두,,,, 한번에 만두를 빚으면 적어도 한 집당
    500송이씩 빚죠. 만두피도 어찌나 빨리들 미시는지.. 맨날 이런 거 갖다 팔면 얼마나 받을까..
    농담으로 항상 그러시죠...

    울 친정집이랑 외갓집 생각납니다. 아까도 추석 때 녹두지짐 많이 하라고 엄마한테 부탁했는데.. (덕분에 울 아들들이 요거를 넘 좋아하거든요. 돌 지나서 부터 외갓집 가면 하도 먹어서..
    손 만두국도 만두 꺼서 밥이랑 국물에 섞어 주면 아기때부터 잘 먹더라구요. 양지머리 국물이
    워낙 진국이라 그런지,,, 아유, 먹고싶네요.

  • 19. 둥이맘
    '04.9.7 10:39 PM

    외가가 평양이고 친가는 함흥...
    명절날 외가집에서 만두는 당근 기본이고 녹부전, 돼지고기 넣은 지짐... 그리고 제사상에는 삶은 닭이 올라갔는데.. 제사지내고 냉장고에 넣어둔 그 차가운 닭고기를 오로지 저만 즐겨먹어서 울 할머니 저주신다면 항상 닭을 챙겨두시곤했죠... 그리고 명절 다음날 남은 전과 두부를 넣어 만든 지짐국은 이북이 고향이신분들 아니시면 모르실꺼에요... 대구가 고향인 울신랑은 지짐국을 해주면 그 맛을 잘 모르지만 제 동생이랑 저는 난리도 아니랍니다...

  • 20. 똥그리
    '04.9.8 2:34 AM

    와 너무 맛있겠어요. 만두피도 직접 맹그시고 정말 대단하세요~~~
    만두가 쫄깃해 보이네요. 어헉. 먹구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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