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우정 (2)
일단 레시피. - -;;;
1. 체리를 성격대로 씻는다.
2. 양껏 그릇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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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했으니 본론으로...
제가 전공을 팽개치고 대딩 4년동안 유일하게 열심히 한건 딴따라 생활이었십니다.
(ㅋㅋㅋ 딴따라...이리 말해야 뭔가 있어보일듯...)
얼라들끼리 어울려하는 연극의 세계에 푹 빠져 살었습죠.
졸업을 앞둔 그 바쁜 마지막 학기에까지 정기공연외 특별공연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딴따라계를 떠나는 아쉬움을 달래기까지 했었사와요.
다함께 ‘우린 미쳤어 미쳤어’ 소리를 해대며...
암튼 11월의 마지막언저리에서 통크게 대학로의 한 극장까지 빌려서 성황리(?)에 그 특별공연을 마치고,
며칠후 그 공연을 올렸던 극장의 대표한테서 저한테 삐삐가 왔더군요.
할 얘기 있으니 좀 와보라고...
친구들의 열화와같은 들뜸을 받으며 찾아갔습죠.
같이 연극을 하자하더이다.
준비중인 공연의 대본을 받아보니
끽해야 엑스트라면한 조연이겠지싶었는데 의외로 주연이더군요.
나으 미모에 넋을 잃으셨던게지요. 음하하하...퍽!
흑...맞습니다 싼맛에...
그렇게 제의를 받아놓고는 고민의 늪으로 빠졌습니다.
물론 욕심은 나지만, 이쪽으로는 입도 뻥긋 못꺼내는 집안 분위기에다가
아예 진로를 이바닥으로 바꾸지않는한 앞에 닥친 기말고사, 졸업논문, 취업준비의 압박...
공연은 한달밖에 안남고...
암껏도 모르면서 그저 순수한 열정 하나로 객기부리듯 공연에 뎀비곤 했던 아마가 아닌
뭔가 분명 다를 프로의 세계...
허나 무시할수없는 현실 사이에서 심히 갈등을 안때릴수 없는 상황.
동기, 선배, 후배들은 난리가 났었죠.
제자신뿐만이아니라 앞으로 후배들 지도를 위해서라도 한 수 배워와야한다구요.
암튼 무대뽀라는 별명답지않게 심히 고민의 늪을 허덕이고 있을적,
동기 하나가 갑자기 두꺼비같은 제손을 덥썩 잡더이다.
“밴댕아, 내가 니 논문 맡을께. 너 그 연극 꼭 해라.”
아...우정이란...
하여 전 그렇게 뒷바라지까지 받으며 전문 극단에로의 발을 디뎌봤죠.
낮에는 학교, 밤에는 극단 연습실.
그렇게 정신없는 한달을 살았십니다.
그러나.................................
공연 3일전, 전 결국 그 연극을 때려치고 나왔습니다.
이런 얘기 새면 테러당하겠지만,
프로라 불러주기엔 학생들보다도 떨어지는 열정과 기획력 부족.
그리고 뭐 그외 그 극단에 여러가지 말못할 문제가 많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도저히 삘이 살지않는 그 대본.
과연 그 허접한 극을 뭐 대단한 작가의 작품인양 번역극이라는 이름을 달고
공연을 감행할수 있는지에 회의가 컸습니다.
냉정히말해 제가 관객이라면 그 연극 보러 절대 안가겠더라 이거지요.
제가 무얼 하고 살건 제 이력에 티를 남기리라는 확신까지.
다행히 막판에라도 그런 결정을 내릴수 있도록 힘이된건
주연들이 더블캐스트여서 제가 빠져도 그 공연이 빵구나는 일은 없다는 거지요.
공식적으론 집안 핑계를 대고 빠져나가는 절 극단에서도 다행히 큰소린 안내더군요.
뒤로는 욕을 해댔거나,
아님 예상외로 시큰둥했던 제가 빠져 오히려 쾌재를 불렀는지...
암튼 그 말많은 프로 체험기는 그리 끝이 났었지요 친구한테 논문만 받아먹고. -.-
그리고 친구들과 막오른 그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굶주린 연극쟁이들을 위한 먹거리를 들고.
그런데..................................
제가 빠진후 3일동안 과연 그 극단엔 무슨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제가 연습했던 그 대본과는 사뭇 달라져 있더이다.
제 역을 같이 맡았던 배우가 마지막 씬에서 그만......웃통을 훌렁 다 벗더군요. @.@
그리고 넘사시런 장면 이어지고...
그때 연극계가 워낙 그런 분위기가 팽배하던 시기기는 했어도 그 충격과 또한 설명못할 배신감.
공연이 끝나고,
배우 스텝들과 인사를 나누고,
저희는 말없이 그 극장을 빠져나왔지요.
그때 제 논문 써준 친구가 다시 제 두꺼운 손을 덥썩 잡더군요.
"밴댕아, 너 정말 안하길 잘했다. 진짜 잘했어."
그리고 내내 제 손을 잡아 주더이다...
지금도 그 극단 사무실의 한귀퉁이를 뒤져보면
제 얼굴이 손톱만하게 박힌 그 연극의 포스터가 남아 있겠지요.
그 생각만하믄...
성형수술을...
그때 그 극단에 있었던, 이름도 생각 안나는 남자 배우가
가끔 이것이 인생이다 내지는 대하사극 뭐 이런데서 얼굴을 비춰
저로 하여금 옛기억을 또다시 더듬게 하더군요.
흠, 그나저나 이리 큰 비밀을 털어놓고...
이러다 졸업무효 당하는건 아닐런지===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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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키세스
'04.7.7 1:18 PM@,@ 헉!!!
체리를 참 맛있게 요리하셨군요.(애써 담담한척...)
그건 그렇고... 넘 놀라운 이야기예요.
사흘 전에라도 안 그만뒀으면... 집에서 쫓겨났겠어요.
아님 못벗는다고 버티다 극단에서 짤렸을라나? ㅋㅋㅋ2. 코코샤넬
'04.7.7 1:21 PM래시피가 끝내줍니다 ㅎㅎㅎㅎ(성격대로 씻는다 ^^;)
재주가 무궁무진 다양하신 것 같아요.
그나저나 대하사극에 나오는 남자배우가 누구래요?
갑자기 그것이 궁금하옵니다. -,.- a3. 이론의 여왕
'04.7.7 1:24 PM체리의 저 거무튀튀한 색깔... (맛있어보인다는 뜻입니다. 어감은 쫌 거시기해도..^^)
그대의 미모와 끼는 애저녁부터 짐작하고 있었더랬습니다.
어느 극단인지 공개하시오소서. 사무실 뒤져서 손톱만한 사진 좀 찾아보게...4. 김혜경
'04.7.7 1:56 PM허걱...밴댕이님의 미모를 알현하고 싶사옵니다...
5. 꾸득꾸득
'04.7.7 2:12 PM일단 레시피 죽이고,,,
참,밴댕이님은 그리 드라마틱한 인생을 사셨는데,,
전 뭐하고 놀았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연극,,,,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하는거예요...
열정부족이랄까,,표현력 부재랄까,,,
얼굴 한번 띄어 주심 안될까요?6. Green tomato
'04.7.7 2:30 PM저런 레세피를 공개하시다니~저 언능 받아 적습니다. ㅋㅋ
점점 밴댕이님이 궁금해집니다. 밴댕이님 얼굴 공개 원추~!!!7. 제임스와이프
'04.7.7 3:25 PM^_________^**
8. 아라레
'04.7.7 3:38 PM이리 죽여주는 레시피를 갖고 계시면서 무슨 레시피 압박에 글을 못쓰신다구...
진짜 밴님 얼굴이 궁금해집니다. 오늘도 너무 재미난 스또리에 흐뭇... ^^9. 로렌
'04.7.7 4:06 PM밴댕이님 글 왜 안올라오나 기다렸는데 오늘도 역쉬 실망 시키지않는 ...^^
전 밴댕이님 미모 안궁금해요 ....때론 신비로운게 좋잖아요 ....ㅋㅋ~10. jasmine
'04.7.7 4:35 PM미모가 심히...궁금.궁금....ㅎㅎ
레시피 넘 감사합니다. 프린트할게요....^^11. 나너하나
'04.7.7 5:52 PM기분좋게 맘껏 웃고 지금 퇴근합니다...!!
이 기분좋음이 퇴근길까정 이어져야 할터인데..^^12. 홍차새댁
'04.7.7 6:25 PMㅎㅎㅎ
13. 밴댕이
'04.7.7 9:22 PM허허...예뻐야 연극을 하고, 예뻐야 주연을 한다는 편견을 버리세욧!!!
그때 잘만 풀렸어도 제가 이영애 걷어내고 장금이를 찍었을.................일은 없겠죠? ㅠ.ㅠ14. yellowcat
'04.7.7 9:23 PM캬캬캬 레시피 환상이예요^^
15. 패랭이꽃
'04.7.8 12:57 AM레시피 의 압박이 생각보다 심각하군요 ^^****
왜 없겠어요!!!! 장금이 찍으셨을 겁니다.......진~~짜~~~로~~~~16. peony
'04.7.8 10:09 AM음식의 데코가 환상이네요
게다가 체리의 성격이 나름 다 살아있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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