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할머니를 모시고 절에 갔는데
요즘에 보기 힘든 꽃을 만났어요.


네, 초롱꽃이에요.
이름도 너무 예쁜 초롱꽃은 연둣빛이라서 눈에 금방 들어오지 않는답니다.
은근히 숨어있는 듯 하지요.
그리고 집에 와서는 할머니께서 콩국수를 잡숫고 싶으시다는 거에요.
요새 며칠 또 속이 안 좋으셔서 끓인 밥만 드셨는데...
은근히 걱정이 되었지요.

그렇지만 잡숫고 싶으시다는 건 몸에서 요구한다는 거니까
조금 잡수시는 건 괜찮겠지 싶어
아주 조금 국수를 밀었습니다.



콩국은 이미 할머니께서 새벽에 맷돌에 갈아 시원하게 만들어두셨고
저는 국수만 밀어 썰고 삶아내어 찬물에 쫄깃하게 씻었지요.

아주 작은 사발에 담긴 콩국수에요.
콩물을 거르지 않고 그냥 했더니 더 구수하고 진하더군요.
(할머니는 거르지 않아 얌전치 못한 음식이라고 손님 오실 때는 그러지 않는 거라고
몇차례를 강조하시던지...)
작은 사발이니까 '구수 시원 쫄깃'한 콩국수는 한 젓가락씩만 맛 보셔야해요~!

다행히 할머니는 콩국수 덕분인지 입맛이 생기셔서 오늘 저녁엔 진밥도 조금 잡수셨네요...^^
* 김혜경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5-28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