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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누드 - 그녀의 결단

| 조회수 : 4,510 | 추천수 : 5
작성일 : 2004-02-19 14:42:09
냉동실에서 방치되어있던 영계를 해치울 때가 되었기에 어제 저녁 메뉴를 삼계탕으로 정했습니다.

녹여서 씻고 불린 찹쌀을 홀쭉한 배에 넣으려다가,
영계야 너는 참으로 날씬도 하구나,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
불현듯 고혈압과 비정상적인 콜레스테롤 수치로 요즘 저희 식단을 마구 흔들어 놓는 큰아들(?)에게로 생각이 미쳤어요.
하여 영계의 옷을 벗기고 옷 밑에 숨겨진 상당량의 지방을 제거해야겠다는,
대충이스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까지 생각해냈습니다.
요새 저 무쟈게 괴롭습니다...

처음에는 우리의 영계양, 옷을 벗지 않겠다고 버팁디다.
작품상 아무하자가없는데 왜 벗어야 하냐구요.
남들도 다 입고 촬영하더라 뭐 이럼서요.
아직 어린 나이니 부끄러움이 많겄지요. 호호.
그래 살살 달랬습죠.
탱탱할 때 모습 사진으로 평생 남겨놓자가 요즘 추세가 아니였더냐,
창창한 젊은 사내의 운명이 너의 손에 달렸다,
인제 걸음마 시작하려는 얼라의 장래는 누가 책임질것이냐...뭐 등등...
우리의 영계양은 역쉬 현명하더군요.
더 끌어봤자 분위기 험악해 질것을 간파하고 한숨 한번 길게 쉬더니 순순히 벗더이다.

그뒤 촬영은 순조로왔지요.
옷을 벗은채 장시간 뜨거운 냄비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끝까지 다리를 풀지않고 찹쌀을 보호하는 프로의식을 보여주었고,
냄비에서 뚝배기로 세트장을 옮기는 와중에도 단아한 모습을 흐트러트리지않아
주변의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우리의 영계양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영계양이 있었기에 오늘 제가 이렇게 사진으로 머리 올립니다.

그리고 82가입후 지난 열흘동안 저의 심각한 겁박에 시달리며
맛탱이간 컴에 디카를 연결 시켜 보겠다고 하드를 지웠다 다시 깔다를 반복해온 우리 머슴님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그러나 이 환란을 틈나 잽싸게 새컴을 주문하는 얍삽함도 있지 않더군요...헉.
근데 더 가관은 너무 앞서가는 새컴에 이번엔 디카가 못따라가(3년전거라서요) 연결이 안되더이다. 헉헉.
인제 디카를 새로 사야한단 말입니껴!?
도대체 82가 무엇이간데...

앞으로도 항상 시시한 음식과 투박한 세팅으로 하향 평준화가 실현되는 그날까지 가열찬 투쟁의 끈 놓치 않겠사와요. 아자!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밴댕이
    '04.2.19 2:47 PM

    헉, 사진을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너무 커서 보기가 부담스럽군요. 첨이라...

  • 2. 꿀벌
    '04.2.19 3:12 PM

    ㅋㅋ 밴댕이님 말씀이 너무 재미있으시네요
    영계양~
    어휴 저도 닭요리 해먹으려고 정육점갔더니..닭안팔려서 안갖다 놓았다 하더라구요
    마트가서 사와서 닭먹고 우리 농가 살려야지요^^

  • 3. 짱구부인
    '04.2.19 3:13 PM

    너무웃겨서 넘어갔습니다.
    영계양이 장시간 뜨거운 냄비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끝까지 다리를 풀지않고 찹쌀을 보호하는 프로의식을 보여주었고, 냄비에서 뚝배기로 세트장을 옮기는 와중에도 단아한 모습을 흐트러트리지않아 주변의 박수갈채는 받았습니다. 라는 대목에서는 참을 수 없을정도로 폭소가 터져나왔어요...굉장히 작은영계인가 봐요. 주변에 마늘이 밤처럼 보여여

  • 4. 키세스
    '04.2.19 3:38 PM

    정말 단아하네요. ㅋㅋㅋㅋ

  • 5. 깜찌기 펭
    '04.2.19 3:54 PM

    잼난 기사 잘 읽었습니다.
    영계양께 저도 감사를 표합니다.

  • 6. 지성원
    '04.2.19 4:06 PM

    한마디 남기지 않을 수 없군요.
    대단한 정신으로 키친토크에 머리올리신 것 축하드립니다.
    자주 잼있는 글 부탁해도 되죠 ?

  • 7. 아라레
    '04.2.19 4:30 PM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ㅎ
    디카와 컴의 관계도 넘 웃깁니다.
    님의 가열찬 투쟁의식도 제가 고취하고픈 바입니다. 이런 분들이 많이 나와야 할텐데.. ^0^/

  • 8. leslie
    '04.2.19 5:48 PM

    너무 재밌는 표현이 가득해요...하하
    앞으로 많이 보여주세요~!!

  • 9. 해바라기
    '04.2.19 6:19 PM

    예전 표현들은 털도 안뽑고 날로 먹는다 였쬬 ..

  • 10. 봉황부인
    '04.2.19 6:46 PM

    밴댕이님 영계누드 너무 재미있어요
    누드찍고 무릎꿇어사죄한 ㅇㅇ양이 떠올라 한참을 꺼이꺼이 웃습니다
    나도 영계양 잘 구슬려서 요리 시작할랍니다

  • 11. 김혜경
    '04.2.19 9:53 PM

    밴댕이님 그것이 바로 일.밥.의 누드 백숙 아니옵니까.
    찹쌀을 배에 넣지 마시옵고, 베주머니에 넣어서 끓이옵서소, 훨씬 깔끔하옵니다.

  • 12. 밴댕이
    '04.2.20 2:50 AM

    흠...138쪽...베주머니...그렇군요.
    샘, 지금 저보고 머리 나쁘다고 구박주시는거죠? 그것도 몬외우냐구요?
    돌쟁이될 얼라 들쳐업고, 세살짜리 한손에 걸리고, 일밥 칭쉬 가슴에 안고 고시원 들어가오리까...흑흑..

  • 13. 김혜경
    '04.3.9 2:26 PM

    하하하...고시원 1달 등록비 내드리오리까?

  • 14. 이론의 여왕
    '06.1.11 2:18 AM

    이거.. 보시려나 모르겠네요.
    제일 그리워요, 밴댕이님...

  • 15. radiata
    '07.11.29 12:33 AM

    컴백을 외치는 이 여기도 있어요... 밴댕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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