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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은하수 ㅡ 내인생의 화양연화

| 조회수 : 6,681 | 추천수 : 4
작성일 : 2025-12-20 17:59:13

 

화양연화 ㅡ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
누군가 내게 내인생의 화양연화를 물어온다면
나는 주저함없이 대답할것 같습니다.

82년 겨울부터 85년 봄까지

대학신문 기자로 교정을 
누비던 그때였다고....

지금도 가끔 꿈에  

안암동 홍보관 2층

편집실문을 열곤 합니다.


그때마다 내자리는

수습기자들이 앉았던 긴책상의 끝자리. 
 
의무적으로 
써내야할 칼럼 
상아탑을  쓰지못해 끙끙대다 
꿈에서  깨어나곤합니다.

 

무엇이 나를 그곳으로 데려가는가?
사실  학생기자로 있으면서  

나는  늘 부끄러웠습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독재 타파나 민주 언론을 위해

대학신문에 
들어온것이 아니었기에...

 

 

그러나 신문은

나를 서서히 의식화 시켰습니다.

검열의 날이 시퍼렇던

5공화국 초반  
기존 일간지들은
말할수 없었던것을

말하는 유일한 신문이

우리대학 신문이었기에

그것이 가능했습니다.

 

 

84년 봄 . 언론들이 일제히  

대학의 좌경화를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의 민주화 시위를

좌경으로 몰아붙여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가짜뉴스를 언론이
남발하던 그런 시절이었지요.

 

이것을 파헤치라는 편집국장의 특명이 
떨어졌습니다.


안기부의 입김이라는것은  

확실했지만 어떤 기자도
그사실을 
증언해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편집국장 선배와 함께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만나고

많은 언론의 문을 두드렸지만

기사마감 전까지
속시원하게 말해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양심선언을 하겠다고 나선 기자가
나타났습니다.

MBC 방송의 정기평기자.  

그는  활용 가능 교수명단까지 포함  

안기부가 방송국에 전달해준 자료를 
남김없이 내게 보여주었습니다. 

 

 그자료를 짜깁기해서

안기부의 뜻대로 방송을

할수밖에  없었다는 증언도 
해주었습니다.

 

제 전화를  받고 안기부의
뜻대로 방송을 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서
 지난밤  꼬박 샜다는  고백도  했습니다.


MBC 정기평기자의  

충격적인 증언은

그대로 기획기사가 되었고  

그야말로  천지 개벽할 
기사가 되어  신문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신문이 윤전기에서  돌기직전 
편집국장 선배님이 
저를  불렀습니다.

이기사가  나가면  
분명 안기부에  잡혀갈텐데 

여자인  네가 잡혀가면
말도 못할  고문을  당할수도 있다.


기획기사를  쓴사람  이름을  

편집국장이름으로 

바꾸자고 간곡히  권유 했습니다.

 

잠시 고민하다
제가 말했습니다.
제가 쓴 기사이기에
제이름으로  기사가  

나와야 한다고  당당히 밝혔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장학금 받으려고 신문사에 들어와 
80년대 그 엄혹한 시절
시위하다 끌려가는 친구들

보기 부끄러웠던 제가
비로소
그들의 손을 잡고 
진정한 민주투사가 된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무슨 용기로
안기부에  끌려갈
기사를  쓰고
당당히  제이름을 넣어달라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어느대학신문보다
용감하게 
민주화를 바랬던 신문이었기에
저도 모르게  민주기자가
되었나봅니다.

 

모두가  잘못된 방향으로  달려갈때 
아닌것은  아니라고 
말했던  신문.

 
그런신문에서  
3년간  일했던 
그순간이

인생 최고의 시절  화양연화였습니다.

 

어느새  창간 78주년을 맞은 대학신문.
학창시절 3년을 함께했지만  

내마음속 버팀목으로
평생을 함께하는 
대학신문.


ㅡ지난밤 꿈에도 나는  

대학신문  수습기자였습니다.

 

은하수입니다.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저는  작은  지방 도시김천에서
잘지내고  있습니다.

서울집  전세 놓고
양양. 김천 왔다 갔다 하며
풍월주인이 되어 
유유자적 보내고  있으니
지금이  제일 편안한 시간일수도  있겠습니다.

 

안그래도  큰아들이

컴퓨터 사주 풀이를
보내줬는데
25년 ,26년이 
엄마 인생  최고의 해라고  해서
빙그레 웃었습니다.

 

 

시골 살면 
좋은건 나물을  많이 먹을수 있는겁니다.

 










장날  나가보면 
할머니들이
들판을 헤매며 
뜯어온  온갖  나물들을 
한바구니 3ㅡ5천원에
살수 있습니다.


올해 제일 맛있게
먹은나물은  흰민들레 였습니다.

내년봄엔  많이 사서  민들레 김치를
넉넉히 담아 볼려고  합니다.

 

그때 

저는  안기부에  끌려가지 않았습니다.
만약 끌려갔다면
지금의 제인생과는
완전 다른  삶을 살고  있을것 같습니다.

 

제 친구들중에
민주화 운동하다
감옥 다녀온  친구들이
여러명  있습니다.

 

복학하고  대학을  다닐때
당시 총장님이 비밀리에  

등록금  면제를  해주셨다고..
넘 고마운 스승이었다고  고백하더군요 

 

그친구들  
정치판 안나가고
다들 학원일타 강사가 되어 전공살려  

잘살고 있습니다.

 

저도 
민주기자였지만
감옥 안가는 바람에
평범하게살고 있습니다.

 

가끔  음식과 살아가는  이야기 올리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르플로스
    '25.12.20 8:37 PM

    은하수님 궁금했는데 반갑습니다.
    치열했던 80년대 민주화 투쟁..40년전이지만 한편으론 어제같기도 한 대학시절이 새삼스럽네요. 나물반찬 그득한 사진 부럽습니다. 건강하시고 종종 글 올려주세요.

  • 은하수
    '25.12.20 10:22 PM

    대학가서 5.18 광주의 실제 이야기를 듣고 강의실만 지킬수 없었던 청춘들이 있어서 오늘 민주 대한민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은퇴해서 살고 있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젊은피가 끓는듯 합니다.

  • 2. 주니엄마
    '25.12.20 8:38 PM

    부곡동근처에서 살고 계신가 봅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김천 살면서 5일장 다니는 재미가 아주 좋아요 저는 황금동 시장
    매번 갈 때마다 노점에 할머니들이 가지고 나오는 채소 구경도 너무 좋구요

    감옥안가고 평범하게 살고 계신다는 말씀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늘 건강하셔요

  • 은하수
    '25.12.20 10:24 PM

    김천 맞구요. 부곡동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혁신 도시도 가고 구미도 가고 시골집도 가고 황금장날도 갑니다.
    온누리 뷔페 가보셨어요? 7천원 한식뷔페
    꼭 가보세요. 주니엄마님 글 많이 좋아합니다. 글로 뵈어요. 자주

  • 3. 여름좋아
    '25.12.20 10:03 PM

    은하수님~~
    새글을 읽을때마다
    놀랄만한(존경스러운) 내용이 계속 나오네요
    지금은 편안해보여서 제가 다 감사하네요^^

  • 은하수
    '25.12.20 10:26 PM

    평범한 대한민국 보통 아줌마인데
    과거는 뭔가 이야기거리가 있는 편입니다. 격려해주셔서 힘이 납니다. 감사드립니다.

  • 4. 소년공원
    '25.12.21 1:04 AM

    저만 그런건지 몰라도, 연말이 되면 옛날을 회상하게 되더라구요.
    은하수님의 화양연화 이야기, 그 당시에는 치열하고 두려운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영화 한 편 감상하는 것처럼 돌아보게 됩니다.
    그 시절 선배님들 덕분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거죠.
    미국에서 다른 나라에서 이민온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아직도 독재와 부조리한 사회에서 탈출하다시피 온 친구들이 제법 있거든요.

  • 은하수
    '25.12.21 1:12 AM

    기사 나오고 며칠을 떨며 지냈습니다.
    안기부 끌려가면 반드시 고문을 당할텐데 그고통을 어찌 이겨낼지 떨기도 했지요.
    그래도 그날의 결정을 후회한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남김없이 조국의 민주화에 생명을 바친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중한 보금자리를 만드는데 저도 조금의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행복합니다.

  • 5. 2것이야말로♥
    '25.12.21 6:23 AM

    왜안오시나 목이 빠질뻔했는데요 ㅎㅎ

    새파랗고 빨갛고한 나물들과 이야기가 잘어울립니다.
    자주와서 들려주세요. 재미있게 읽겠습니다

  • 은하수
    '25.12.21 8:38 AM

    제이야기 기다려 주셨다니
    고맙습니다.
    정기평 기자도 제게 그기사를 주면서 절대 신문에 못나갈텐데 낼수 있으면 내보라고 했어요
    자기도 각오하고 있겠다고 했는데...

    어쩐일인지 그냥 조용히 넘어가서
    평범하게 살고 있습니다.

  • 6. 비전맘
    '25.12.22 3:34 PM

    그때,,, 그 청춘들이,,,용감하고 정의로와서,,,
    그 후배들이,,,지금의 젊은이들이,,,
    그때보다 더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진짜 부러운 밥상입니다... 난 언제쯤 저런 밥상을???
    나이 60이 다 되어가는데,, ㅋㅋㅋ

  • 은하수
    '26.1.1 8:21 PM

    지금 청년들도 같은 상황이 되면 누구보다 용감하게 그길을 가지 않을까요?
    밥상은 자연주의 밥상이라 아무런 기교도 없고 그냥 소박합니다. 요즘 흑백요리사의 선재스님. 윤주모 밥상이 부럽더군요.
    가끔 사는 소식 올릴께요

  • 7. 오늘
    '25.12.22 4:44 PM

    엄청 기다렸습니다. 반갑습니다. 자주 올려주시기를 바라는데 또 싫어하시는 사람도 있더라구요.빛나는 청춘에 걸맞는 일을 하셨군요.감사합니다.

  • 은하수
    '26.1.1 8:24 PM

    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끔 사는 이야기 올리겠습니다

  • 8. becoo
    '25.12.30 10:51 AM

    저는 은하수님보다는 8,9년 늦게 학보사 기자했었어요. 87때는 고등학생 문예부였는데 오히려 그때 민요의 밤 행사도 참석하고, 명동성당 근처 지하에서 광주 항쟁 비디오 보면서 분루도 사밐고, 6.29 거리에도 나가보고 좀 더 민주화 운동의 숨결에 가깝게 있었던 듯해요. 막상 대학에 입학해 보니 이미 새 세상이 도래하던 시절이라 학보사에서도 저처럼 포스트모더니즘이니 뭐니 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추구하는 사람과 기존 운동권 논리를 따르는 친구들 사이에서 적잖은 언쟁도 있었지요.

    80년대 초중반 열심히 투쟁한 선배들 존경하고 감사하지만 제 주변에는 좁 씁쓸하게 변한 분들도 많거든요.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졸업하고 조중동 입사해서 극우성향으로 변하거나 기득권의 기고만장한 사고방식을 가진 분이 꽤 계서서 만나면 대화가 안 통하더라구요. 답답함 때문인지 언제인가부터는 학보사 선배들하고는 잘 안 만나게 되었어요.

    오히려, 저처럼 어중한하게 삐딱선 탔던 사람은 합리적인 중도 성향을 유지하고 있는데 투쟁의 선봉에 서 계시던 그 분들은 심하게 우향우를 하고 계시는 걸 보면 참 인생 모른다 싶어요.

  • 은하수
    '26.1.1 8:19 PM

    제가 아는 친구들은 민주화를 위해 온몸 바치다 감옥 가거나 강제징집 당해서 군대에서 말못할 고통 당했지만 그이후 변절하지않고 교직에 종사하거나 아니면
    학원가에서 일타 강사가 되거나 해서 존경할만한 길을 걸었습니다.

  • 9. 은하수
    '26.1.1 8:27 PM

    학보사 기자로 80년대를 살수 있었던것
    인생 최대의 축복이었다 생각합니다.
    과외 알바도 할수 없었던 시절
    돈걱정 안하고 학교 다닐수 있었고
    누구보다 민주화운동에 뜻을 같이할수 있어서
    인생의 꽃같은 시절이었다 생각합니다

  • 10. 채은대현맘
    '26.1.6 12:59 AM - 삭제된댓글

    대학 다닐 때 잠시 사귀던 남학생이 대학신문 기자라서 학교로 매 번 신문을 보내줬는데
    그 때 읽던 기사들 중 은하수님 글도 있었겠네요.
    상아탑이랑 네컷만화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 11. 시간여행
    '26.1.8 8:26 PM

    은하수님 정말 멋진 분이네요^^

  • 은하수
    '26.1.10 4:35 PM

    평범한 인생에 목숨걸고 올바른일 할수있던 기회가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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