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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2025년 여름 솔로 캠핑

| 조회수 : 1,648 | 추천수 : 3
작성일 : 2025-08-02 14:02:01

두둥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솔로 캠핑 다녀왔습니다 . 작년 가을에 이어 제가 운전을 해서 가는것은 두번째네요 .   Earl Rowe Provincial Park 라고 배리라는 도시 근처에있는 곳입니다 . 

Earl Rowe Provincial Park - OntarioCamping.ca

Image Source: ontariocamping.ca

아직 캠핑카 운전에 자신이 없어 다시 토론토에서 가까운곳을 선택했습니다 .  고속도로 안타고 가니 한시간 40분쯤 걸리더라구요. 이보다 가까운곳도 있지만 서치를 해보니 이곳이 인터넷도 잘되고 야외 수영장도 있다고해서 예약을 했습니다 . 캠핑카 한번 움직이는데 워낙 기름값이 비싸니 남편의 은근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지만 모르는척했습니다 .

거의 일년만에 잡아보는 캠핑카 운전대라 보통 긴장이 되는게 아니지만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또 왠수 남편한테 의존해야 되는데 그러기 싫어 마음을 다잡고 출발을 했습니다 .

다행히 평일 낮이라 교통량이 많지 않아서 운전이 그리 어렸지는 않았습니다 . 고속도로는 아직 자신이 없어 국도로 운전을 하니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들도 눈에 들어오고 또 높은곳에 앉아 달리니 길도 멀리까지 훤히 보이고 좋더군요.

캠핑장에 도착하자마다 물탱크부터 가득 채워줍니다 . 웬수 남편이 무슨 억하심정인지 물탱크에 물을 꼭 조금만 채워서 중간에 물떨어지게 만드는 사람이라 물탱크에 물을 가득 채우고 나니 아주 속이 시원하고 통쾌합니다 .


물탱크 채우고 예약한 자리로 가보니 이렇게 널찍하네요 . 


주차를 하고 전기를 연결하고 식탁에 앉아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 탄수화물 줄이느라 밥은 아니고 저의 최애 간식 카티지 치즈하고 냉동 블루베리에 무설탕 잼을 한스픈 넣은것인데 맛도있고 포만감도있고 더운날 먹기에 시원해서 좋습니다 . 이렇게 간편하게 한끼를 때울수있는 이 자유가 너무 좋습니다 .


커피도 한잔 내려서 마십니다 .


식사가 끝난후에는 자전거를 타고 캠핑장을 둘러봅니다 .


이렇게 조그만 호수가 있네요 .


수영장도 있는데 일찍 문을 닫았나봅니다 .


이런 자전거길을 따라서 계속 달려줍니다 . 사람이 너무 없어서 살짝 무섭긴 했습니다 .


캠프사이트로 돌아와서 이번에는 저녁으로 중국식 발효 계란인 피단을 두개 먹고 마무리는 람부탄으로 해줍니다 . 서너개만 먹을려고 했는데 먹다보니 한소쿠리를 먹었네요 . 이러니 밥을 많이 안 먹어도 다이어트가 안 됩니다 .


저녁식사후에는 안락의자에 앉아서 ‘Loving Your Spouse When You Feel Like Walking Away’ 라는 오디오북을 듣습니다 . 날로 엇나가는 웬수남편과 좀더 평화롭게 살수는 없을까하는 바램으로 듣기 시작한 오디오북인데 듣다보니 감정 이입이되서 더 앵그리가 되네요 .

열받아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 흐미 좋은것 .. 아직도 혼자네요 . 꿈이 아니었음 . 어제밤 치웠던 그대로 캠핑카안이 깨끗하고 일어나서 음악을 틀어도 , 창문을 열어도 , 그 무엇을해도 뭐라는 사람이 없네요 . 이것은 천국 ! 좋아하는 음악 틀어놓고 아침을 준비합니다 . 아침 메뉴는 무려 곱창 !


식구들이 있었다면 전부 뜨악한 얼굴로 징그럽다 , 아침부터 뭐 그런걸 먹느냐 , 냄새난다 등등 말이 많았을텐데 그들이 없으니 룰루랄라 프라팬 꺼내서 굽기 시작합니다 .

다 되었습니다 .


맛있었는데 … 느무 질겼어요 . 제가 너무 오래 구운것인지 원래 이렇게 질긴것인 모르겠네요 . 반정도 먹고 나니 턱하고 이가 아파서 포기 …

입가심으로 다리 쭉펴고 가장 게으른 자세로 커피를 마십니다 .  


온전히 홀로 있는 시간 , 이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 음악은 샹송입니다 . 무슨뜻인지 가사도 잘 모르면서 그냥 좋아서 듣습니다 .

아침 식사후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건하나 챙겨서 자전거를 타고 수영하러갑니다 . 옷따로 챙겨가기 싫어서 래쉬가드 수영복 긴팔이라 그것만입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좀 민망하더구요 .

수영장이 캠프사이트에서 멀어서 더운날씨에 미친듯이 패달을 밟아 가니 땀이 비오듯 ..

허무하게도 수영장이 문을 닫았네요 .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연다고 … 이런 ! 또 육수를 마구 흘리며 자전거 패달을 밟아서 캠프사이트로 돌아와서 수영복을 벗고 샤워하러 갈려고하는데 땀에 쩔은 수영복이 잘 않벗겨져서 아주 좁은 화장실안에서 조용한 사투를 벌였습니다 .

샤워장에서 샤워를 하고 돌아오니 더위에 땀을 너무 많이 흘린탓인지 기력이 없어 다이어트고 뭐고 제육볶음을 하기로합니다 .


재료가 재데로 갖춰지진 않았지만 돼지고기 , 메이플시럽 , 소금 , 고추가루 , 마늘과 멸치 , 올리고당을 넣어 만든 양념 고추장 , 그리고 김치가 있으니 대충 만들면 될것 같더라구요 . 지금보니 프라이팬 상태가 매우 불량하군요. 캠핑 전용이라 방치해놨더니 이 지경이네요.


제육 볶음 결과는 예술이었습니다 .

역시 한식을 먹으니 뭔가 먹은것 같습니다 . 점심도 저녁도 제육볶음으로 먹었습니다 .




저녁 먹고 또 오디오북을 듣다가 음악도 듣다가 , 온라인 신문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 그 무엇을 해도 지루하지 않고 편안합니다 .

오디오북을 타이머를 맞춰놓고 듣고 있었는데 그대로 잠이 들었나봅니다 . 눈을 떠보니 오디오북은 멈춰있고 동이 트고 있습니다 .


커피한잔 내려서 느긋하게 마시고 아침은 냉동 맥모닝을 전자렌지에 데워서 대충 먹고 산책을 나갑니다 .





여기를 봐도 저기를봐도 숲이 울창합니다 . 뜻밖에 모기가 별로 없어서 좋았습니다 . 산책후에서 캠핑의자에 앉아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멍도 때립니다 .


이런식으로 3 박 4 일을 캠핑장에서 보냈습니다 . 원래 2박3일만 예약을 하고 간거라  캠프사이트 이사까지하면서 하루를 더있었습니다. 어찌나 시간이 후딱 가던지 순식간에 돌아올 시간이 되더군요 .

 

또다른 솔로 캠핑을 꿈꾸며 아쉬운 마음으로 캠핑장을 떠나왔습니다 .





 

Alison (alison)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요리와 캠핑카 여행을 즐기는 50대 초반 직장 여성입니다. 사추기로 몹시 까칠해진 캐나다인 남편과, 십대 아이들 둘과 살아가고..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rmony
    '25.8.2 2:38 PM

    Alison님
    제가 다
    속이 시원한 홀로캠핑이십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드넓은 자연을 내 품안에~ 그것도 홀로.
    제육볶음도 맛 나 보이고 로메인도 아삭하니 맛 있었겠어요.
    한국 나오시면 캠핑 비스므레라도 같이 가십시다요.
    며칠을 집을 비워서 Alison님 귀가를
    남편, 아이들이 무지 반가와 했겠어요.
    화이팅입니다. 추천 누르러 갑니다!!^^

  • Alison
    '25.8.3 2:49 AM

    하모니님, 저 내년 가을에 한국에서 두세달정도 머물 예정인데 캠핑 비스므레한것 기대하고 있겠습니당 ㅎㅎ 한국여행에 워낙 목마르게 살다보니 한국에서는 무얼하던 감동이고 행복일것 같아요.

  • 2. 구름빵
    '25.8.2 2:39 PM - 삭제된댓글

    첫댓글 영광!
    저도 캠핑카드림이 있습니다.
    캠핑카사려고 미국주식을 샀는데...
    반려주식이 되어버렸어요.

    Alison님 글 좋아하는 숨은 팬 1인입니다.

  • 3. 감사일기
    '25.8.2 8:49 PM

    혼자서는 뭐든 주춤거리는 쫄보인데 님글 읽으며 대리만족도 하고 저 자신도 돌아보게 되네요
    나는 뭘 좋아하지? 생각하게 되네요

  • Alison
    '25.8.3 3:13 AM

    감사일기님, 저의 웬수 남편이 협조를 안하니까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게 된거지, 저도 엄청난 쫄보예요. 혼자서 이렇게 한번 캠핑카를 움직일때마다 운전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흰머리 수십게 늘어납니다 ㅎㅎ

  • 4. 메이그린
    '25.8.2 9:45 PM

    저 캠핑 정말 좋아해요
    너무 부럽습니다~~~

    그런데 전 혼자는 못할것같아요 ㅜㅜ
    요리는 제가 싹~~해드릴테니
    저 좀 … ^^

  • Alison
    '25.8.3 2:58 AM

    캠핑 좋아하신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텐트로 하는 캠핑은 저도 무서워서 혼자 못하는데 캠핑카로하니까 전혀 무섭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캠퍼들이 대부분 가족단위, 아님 은퇴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 그냥 정겨운 마을에 온것 같았어요.

  • 5. hoshidsh
    '25.8.2 11:11 PM

    정말 행복이 묻어나는 포스팅이네요.
    글도 너무 재미있게 쓰셔서 여러 차례 웃음지었어요
    웬수 남편분, 왜 물을 꽉꽉 안 채우신 걸까요??

    자연과 함께, 혼자서 너무나 행복해 하셔서
    그 행복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운동도 잘 하시고 자전거도 잘 타시고
    요리도 뚝딱뚝딱 잘 만드시고, 포스팅도 잘 하시고..
    못 하시는 게 있으신지요??

  • Alison
    '25.8.3 3:02 AM

    hoshidsh님 저도 알고 싶어요, 왜 물을 꽉꽉 안 채우는지? 부족하면 다시와서 채우면 된답니다. 제가 날마다 이렇게 도를 닦으면서 살아갑니다 ㅠㅠ

  • 6. 소년공원
    '25.8.2 11:21 PM

    제육볶음에 메이플 시럽 넣는 사람이 저뿐만이 아니었군요. 역시 우리는 친구! ㅎㅎㅎ
    일주일에 고작 이틀 쉬는 수영장 날짜에 당첨되는 기이한 행운도 저랑 비슷한 것 같구요 :-)
    좋은 건 당첨 안되고 나쁜 건 아주 잘 당첨되는 기구한 운명... ㅋㅋㅋ

    씩씩한 혼자캠핑 응원합니다!
    구경하는 저조차도 그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시간이 느껴져서 참 좋아요.

  • Alison
    '25.8.3 3:04 AM

    메이플 시럽 정말 휘뚜르마뚜르 쓰기 좋더라구요. 고기 재울때, 볶음 고추장할때도 넣고, 커피에도 넣어보고 ㅎㅎ

  • 7. nn
    '25.8.2 11:49 PM - 삭제된댓글

    저는 겁이 많고 소심해서 혼자 캠핑은 꿈도 못 꾸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혼자 씩씩하게 캠핑하고 운동하고 남편으로 하여금 알리슨 님을 애타게 기다리게 하는 걸 할 수 없어요


    멋지다 대단하다 먼나라 사람 같다 하면서 읽어 내려 오다 pat에서 빵 터졌어요

    저도 예전엔 많이 갔었는데 요샌 씨즌즈 갔다 스틸스 에치마트 다니느라 통 안 가 봤네요

    저는 혼자 캠핑은 못 가지만 pat에서 돼지고기 사다가 혼자 볶아 먹기는 해 보겠어요

    눈이 시원해 지는 알리슨님의 이야기 또 기대해 봅니다

  • 8. nn
    '25.8.2 11:51 PM

    저는 겁이 많고 소심해서 혼자 캠핑은 꿈도 못 꾸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혼자 씩씩하게 캠핑하고 운동하고 남편으로 하여금 저를 애타게 기다리게 하는 걸 할 수 없어요


    멋지다 대단하다 먼나라 사람 같다 하면서 읽어 내려 오다 pat에서 빵 터졌어요

    저도 예전엔 많이 갔었는데 요샌 씨즌즈 갔다 스틸스 에치마트 다니느라 통 안 가 봤네요

    저는 혼자 캠핑은 못 가지만 pat에서 돼지고기 사다가 혼자 볶아 먹기는 해 보겠어요

    눈이 시원해 지는 알리슨님의 이야기 또 기대해 봅니다

  • Alison
    '25.8.3 3:10 AM

    nn님 토론토 사시는군요. 반갑습니다! 저도 PAT식품점에는 거리가 멀어서 자주는 못가고 어쩌다 가물에 콩나듯이 한번씩 가요. 좋아하는 한국 식품점 마음대로 출입할수있게 은퇴하면 노스욕 코리아 타운에 사는것이 저의 꿈인데 꿈을 이룰수 있으려는지 모르겠네요.

  • 9. morning
    '25.8.3 10:20 AM

    멋진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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