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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귤 껍질로 행복해 지기

| 조회수 : 7,121 | 추천수 : 103
작성일 : 2009-12-23 21:26:21

오래전 우연히 알게된 블로거가 있습니다
글을 어찌나 잘쓰시는지 그 분 블로그에만 다녀오면 격하게 글쓰고 싶은 마음이
일시에 사그라드는 느낌을 받곤 했었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저의 고향분이시고, 거기다 제 고등학교 까마득한 선배님이시기도 했지요
그런데도 사람 사귀는데에 젬병인 저는 유령처럼 그 분 글을 훔쳐만 보고
댓글하나 제대로 안달고 빠져나오기 일쑤였는데
어느날, 이 분이 조리사 자격증을 따시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동안 물귀신처럼 들락거리던 미안한 마음에
마침 저에게 남는 조리사복이 있어서 보내드렸구요

그렇게 몇달이 지났고 저는 가끔가끔 그 분 블로그에 새 글이 올라왔는지 들여다보고
흔적없이 돌아나오곤 했는데
며칠전, 생각지도 않은 귤 박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외출하고 돌아오니 경비실에서 인터폰이 왔는데 저는 택배 보낸 사람을 전혀 모른다고
잘못 배송된거라고 박박 우겼다지요. 나중에 남편이 보내신분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고 나서야
제게로 보내주신 귀한 선물인것을 알게 되었지요.

박스안에는 재배하신 분의 귤 요리법과 A4 앞뒤면에 빼곡히 적힌 편지까지 들어있어서 귤을 먹는대로
껍질을 모아뒀다가 귤차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유식하게 말하면 진피차~~

어제 군에간 아들에게 소포를 보내면서 귤도 20여개 넣어 주었는데
휴가 나올때 껍질은 버리지 말고 가져오라고 쓰고 싶었답니다.

귤을 보내주신 분과, 재배하신 분의 글을 토대로 먹기도 아까운, 버리기도 아까운 껍질로 귤차를 만들었습니다
(반드시 유기농 귤이어야 합니다)






가위로 얇게 저미듯 썰어서 3일정도 실내에서 말렸습니다



잘마른 귤 껍질을 약한불에 살살 덖어줍니다.





노란빛이 강해지면 불을 끄시고~ 한 김 빠지도록 기다려주세요
지퍼백에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어요
멸치조림할때도 같이 넣어서 하면 좋다고 하네요





뜨거운 물을 붓고




잠시후 이렇게 예쁜 색이 나옵니다. 마치 감국차를 보는듯 합니다



찬물에도 잘 우러나네요. 서너번 우려내도 손색이 없습니다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귤향이 은은합니다.

키톡에 무엄하게 입성한 기념으로 올려드립니다.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윤주
    '09.12.23 9:46 PM

    노원구도 높다 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 중랑구도 높겠죠..언제나 실망 안시키는 구인데

  • 2. 꿀짱구
    '09.12.23 9:49 PM

    요즘 귤을 너무 많이 먹어서 ^^; 귤껍질 쓰레기가 엄청나게 나왔어요.
    이걸로 뭐 할게 없나 했더니 진피차가 바로 그거였군요!!
    유기농 귤이 아니라 해보진 못하겠지만, 방법도 쉽고 너무 좋네요.
    지금 귤 까놓고 집어먹으면서 82하고 있는데 글에서 느껴지는 차향도 제 귤향도 모두모두 너무 향기로와요 ^^

  • 3. 고독은 나의 힘
    '09.12.23 10:33 PM

    차 향이 여기까지 전해오는 것 같아요..

    아무리 인터넷을 통한 만남이라도 그 마음은 모두 전달이 되는것같아요

    소중한 인연 만나게 되심을 축하드려요..

  • 4. 코댁
    '09.12.23 11:09 PM

    카시오전자사전추천이요
    단순하게 사전기능만 잘~합니다
    내구성은 좀 약해요
    가운데접히는데가 약해서 잘부러지니
    잘살피고사세요
    두개써본 경험자입니다^^

  • 5. 라벤다향
    '09.12.23 11:19 PM

    진피차가 감기예방에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답니다.

  • 6. 올리브
    '09.12.23 11:34 PM

    진피가 항암성분도 있다고 하지요. 특히 위암에 좋다고 신문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귤보다 껍질에 약효가 더 있다고 합니다.

  • 7. 순덕이엄마
    '09.12.23 11:42 PM

    anabim님도 글을 어찌나 잘 쓰시는지..^^
    재밌게 잘 읽히네요. 키톡에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8. 강양
    '09.12.23 11:50 PM

    앗.. 저 그분..어느분인지 대충 짐작 갑니다 ^^;;;; 왠지....제가 아는분같은데.. ^^;;

  • 9. 진우엄마
    '09.12.23 11:55 PM

    귤차는 왠지 도전하고 싶네요
    왠 사진에서 귤향이 나느거 같아요

  • 10. 디트
    '09.12.24 3:11 AM

    실내에서 말리셨다고 하니 저도 한 번 도전해 보려구요.
    진피 말리기 전에 물로 세척 하셨나요,
    아니면 깨끗한 헝겊으로 겉만 닦아 주셨나요?
    전에 물로 너무 깨끗이 빨아서(;) 말리는 덕에 곰팡이가 핀 적이 있었거든요

  • 11.
    '09.12.24 8:11 AM

    향이 여기까지 전해져오는것 같아요...
    그런데 진피차는 얼마나 두고 먹어도 되나요?
    며칠전에 뒷베란다 수납장에서 4,5년전에 만들었던 진피차를 발견했는데 먹어도 되는지 몰라서요...ㅡㅡ;;

  • 12. candy
    '09.12.24 9:22 AM

    차 한잔 마시고 싶은 아침이네요~

  • 13. anabim
    '09.12.24 9:44 AM

    디트님,먹기전에 귤을 씻어서 타올로 물기를 제거 하신뒤에 살짝 마른듯 할때 가위로 잘라주면 곰팡이 안생기네요.
    덖어주면 상온에서도 보관 가능하다고 하는데 전 그냥 냉동실에 넣어두었어요

  • 14. dyrkals
    '09.12.24 11:18 AM

    좋은정보 너무나 감사합니다 귤차를 한번 만들어봐아야 겠네요

  • 15. 인왕산
    '09.12.24 11:45 AM

    돼지고기 삶을 때 말린 귤 껍질 몇개 넣어주니 좋더라구요!
    티 포트 너무 예뻐요~~

  • 16. 김명진
    '09.12.24 11:55 AM

    저도 그분이 웬지 짐작이 갑니다.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글을 자주 안올려 주시니요.
    두고두고...읽고 또 읽고 너무 좋은 글들이 많습니다.
    진피차 전..재작년 부터 조금식 맹글어 먹고 는 있답니다. 향이 너무 좋아요.

  • 17. 토끼맘
    '09.12.24 12:53 PM

    맛나고 행복해보여요^^^저도 진피차 좋아하는데, 요즘 농약땜에 어디서 구한귤을 먹어야 하나요? 방법좀 전수해주세요

  • 18. 푸른솔
    '09.12.24 3:56 PM

    쭌님..
    제가 알기론
    보관만 잘하면 오래될수록 좋다고 들었어요..

  • 19. 호호바
    '09.12.24 4:38 PM

    쭌님~ 푸른솔님말씀처럼 ...^ ^
    제가 알기에도 진피차는 오래될수록 효능이 좋다 하네요.

  • 20. 소안댁
    '09.12.24 6:21 PM

    딱 마침 저번주에 유기농 사츠마 귤 사왔는데 지금보니 달랑 반 남았네요. 아이고 아까브라.
    오늘부터 차곡차곡 모아보렵니다.

  • 21. 푸른~
    '09.12.24 10:55 PM

    예전에 진피차 먹으면 살도 빠지는데 효과가 있다고 들었어요..
    (지방분해에 도움이 된다나 어쩐대나..)
    저도 잘 말려 덖어서 둬야겠네요..

  • 22. 세자매맘
    '09.12.27 7:37 AM

    너무나 감사하게도 저의 귤을 이렇게 빛나게 해주셨군요.
    저는 제주도 세자매네 반디농장 엄마인데 어느분이 빨리쿡에서 보고 오셨다기에 달려 와 보니 이렇게 훌륭하게 진피차를 만드셔서 올려 주셨군요.깊은 감사 드리구요. 청출어람이라고...ㅎㅎㅎ..
    제가 알려준 것보다도 더욱 멋지게, 훌륭하게...저는 귤수확에 너무 바빠서 귤요리도 한편 못 올리고 가고 있는데 저의 블로그로 가져다가 저의 회원님께 교과서로 써도 될지요?^^

  • 23. 정수연
    '10.1.1 10:15 PM

    블러그 주소가 어떻게 되는지 한번 놀러가 보구 싶네요..
    유기농귤도 사고 싶고 해서요^^*

  • 24. 독도사랑
    '11.11.18 6:35 AM

    정말 맛있겠네여 ㅎㅎ 한번 먹어 보고 싶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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