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나는 늘 내 발등을 내가 찍는다니까여!!

| 조회수 : 12,544 | 추천수 : 75
작성일 : 2007-09-27 06:21:33

추석이라 해도..
차례 지낼 의무도 없고 일절의 동기간이 없는 이 곳..몬트리올..
올 사람이 뉘 있으리오만은...
처음와서 머뭇거릴 때 손을 내밀어 잡아 준 이웃들을 머리에 떠 올리며..
한달 전 부터 야금야금 준비했지요.

1kg 짜리 냉동떡쌀은 송편이 60개가 나옵디다.
한 번은 꽃송편으로 두 번째는 쑥송편으로..빚어 냉동실에 재워두고..
속은 깨를 볶고 잣을 다지고..흑설탕 넣었네여.

메뉴를 정했지여.
명색이 한국명절이니 완전 한식버젼으로..
앙뜨레로 구절판.
새콤달콤 해파리 냉채,
매콤을 곁들인 도미회 무침
미나리, 숙주, 쇠고기를 어울려 탕평채,
양파갈은 양념에 굽는 황태구이,
새우, 간, 호박으로 삼색전,
고사리, 도라지, 곤드레의  삼색나물
메인은 갈비찜이 어울릴것 같어서..
배추김치, 알타리김치에
뺄 수 없는 절식 - 토란국

후식으로 화과자와 팥빙수(요건 좀 웃기는데.. 누군가의 강력한 요청으로 깜짝등장)

요렇게 두 팀. 16명분 할려면..
일단 장을 보는데 하루 갑니다. 서양장, 한국마트, 코스코..
몬트리올은 일단 기본적인 준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묵도 내가 쒀야하고 나물도 내가 불려야하고 토란도 내가 까야하고..

토욜 저녁에 전부치고,
갈비 손질해서 물에 담그고,
토란까서  식촛물에 담갔다가 쌀뜨물에 삶고..
애공^*^ 뭔 토란이 일케 맛있다여??
이건 감자보다 파근파근하고 맛나더라구여!!

일욜 새벽부터 미사도 빠지며..오후 7시 손님이 들이닥칠때 까지..밥도 못먹고 했네여!!
일단 20시간 걸렸다고 계산..

그동안 골프장에서 주워 온 가을 증거품들을 접시에 빙~~둘러 담고 촛불을 켰어여.
송편과 구절판을 놓고..
자리에 둘러 앉은 손님 모두 '악~~~'
구절판에 모두 엎어지는 모습도 재밌고..
사람을 찍는게 아니라 음식을 찍는 이상한 찍사도 있었고..
왁자지껄에 화기애애~~주거나 받거니~~
결국 가을 환송 골프 약속에 골인하고야 말았네여..

ㅋㅋㅋ
자정을 넘겨 다음날에 헤어진 듯..
다음 날 쓸 송편이 조금밖에 안남은걸 보면 나도 취했나벼??
조금씩이라도 싸서 들려 보내야 즉성이 풀리는 지라..
하긴 혼자만 잘 먹으문 뭔 재민겨??

다음날도 같은 메뉴지만 구절판과 탕평채, 도미회는 시간에 맞춰 다시 준비를 하구여..
월욜 손님들은 젊잖게 음식을 즐기시는 모드로~~
또 한국 떠나 온지 오래 되시는 분들은 써빙하면서 음식의 유래를 같이 설명하면 좋아하셔여!!
탕평채든..구절판이든..

보름달도 못봤네여!!
온 몸이 물 먹은 솜처럼~~~무거워..
걍 조용히 두 식구 밥이나 해멌었으면 편했을껄...
나는 늘 내 발등을 내가 찍는다니까여!!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천하
    '07.9.27 8:12 AM

    힘은 들어서도 이웃분들은 입이 귀에 걸렸겠죠?
    발등 안찍어도 될것 같아요..

  • 2. 더불어...
    '07.9.27 11:32 AM

    완전 멋져요, 근데 많이 힘드셨겠어요!!
    초대받으셨던 다른 분들은 오랜 만에 명절 기분 제대로 내셨겠어요,
    저렇게라도 안하면 너무 외롭더라구요.
    몬트리올 사시는 군요, 저도 참 좋아하는 도시인데,
    그찮아도 어제는 남편이랑 예전 사진 보면서 퀘벡에서 며칠 지내고 싶다고
    얘기했었는데... 사실 제 동생도 몬트리올 가서 살아요,
    평소에도 그렇지만 명절이면 엄마가 동생을 많이 보고 싶어하시지요.

  • 3. Hope Kim
    '07.9.27 1:18 PM

    맑은물님의 곱고 따뜻한 마음씨가 전해집니다.
    힘이드시고 몸은 고달프셨겠지만 함께 하신분들 에게는
    오랜기억에남을 참아름다운시간이었을꺼예요.

  • 4. 레이
    '07.9.27 11:56 PM

    솜씨도 마음씨도 너무 고우세요.
    이웃분들이 따뜻한 추석 보내셨겠어요.

  • 5. 새콤이
    '07.9.28 11:57 AM

    이것이 한국의 정서지요 이웃과 함께 맛난것 나누어 먹고
    역시 솜씨 또한 대단하신것 같아요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을것 같네요

  • 6. 아들맘
    '07.9.29 6:33 AM

    정말 맜있었겟네요
    저도 떠나와 있는데 많이 허전 하더군요
    잠시 지만 같이 명절을 보내지 못해서 부모님께 너무 죄송 하더군요
    먼곳에서도 즐거운 명절 보내시는걸 보니 참 좋네요

  • 7. 에소프레소
    '07.9.29 12:07 PM

    대단하세요.
    솜씨도 좋으신가봐요.
    생각처럼 손님초대해서 음식 이것저것 만드는게 결코 쉽지 않거든요.
    솜씨만큼 마음씨도 넉넉하셔서 복 받으실거예요.
    맑은물님께 음식 만드는법 좀 배우고 싶네요.^^

  • 8. 온새미로
    '07.9.29 12:42 PM

    정말 솜씨와 마음씀씀이가 한국적이네요...들려 보내야 마음이 짠~~하지 않는것...저하고 같네요..ㅎㅎㅎ그림 잘 봤습니다...멋지네요.

  • 9. 녹차잎
    '07.10.3 9:19 PM

    성격좋고 요리 잘하는 이웃없을까요. 이해심많고 , 사회를 넓게 볼줄알아서 대화도 잘되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4922 뜨끈한 국물과 쫄깃한... 17 온새미로 2007.09.28 8,649 20
24921 초코칩 케익 1 행복만땅네 2007.09.28 3,534 133
24920 한밤중의 닭바베큐 ㅋㅋㅋ 2 레먼라임 2007.09.28 4,355 55
24919 고구마채튀김 4 행복만땅네 2007.09.28 4,478 10
24918 운동회 도시락 4 아도로 2007.09.28 10,564 16
24917 지가 알아서 척척 다하자네? ㅎㅎ 예술빵 Artisan Brea.. 7 yun watts 2007.09.28 7,408 23
24916 2007 가을맛 상차림 10 Joanne 2007.09.28 14,515 79
24915 샐러드 5 행복만땅네 2007.09.27 6,563 119
24914 현서와 만든 깨송편 5 행복만땅네 2007.09.27 5,836 130
24913 매콤한 LA 갈비찜 5 행복만땅네 2007.09.27 7,103 152
24912 나는 늘 내 발등을 내가 찍는다니까여!! 9 맑은물 2007.09.27 12,544 75
24911 지중해의 맛, 피망요리 2 ivegot3kids 2007.09.27 4,396 9
24910 명절음식중간에 매콤하고 푸짐한 해물찜 11 나오미 2007.09.26 10,890 46
24909 고추잡채와 Fried Rice Balls의 만남 4 sweetie 2007.09.26 6,090 35
24908 호박안에 굽는 달콤한 푸딩 드세요~~ 19 miki 2007.09.26 8,135 80
24907 미루랑 송편 만들기 16 tazo 2007.09.26 8,050 23
24906 * 아름다운 한과 ~다식, 전통 약식. * 8 바다의별 2007.09.25 7,459 24
24905 오랜만에 글 올려요^^- Spanish style table 15 livingscent 2007.09.25 8,154 23
24904 친정집~~~그리고 호박죽 3 jenpark 2007.09.25 5,423 10
24903 하와이언 스타일 함박스테이크~로코모코 50 soralees 2007.09.24 12,545 41
24902 현미송편과 현미 견과설기 11 inblue 2007.09.24 6,852 35
24901 새싹컵초밥 입니다~ 6 듣는사람 2007.09.24 8,220 21
24900 해물/페스토 스파게티 + 카프레제 샐러드.. 1 냠이 2007.09.24 4,642 44
24899 오색송편과 삼색전을 만들었어요. 6 권은향 2007.09.24 6,967 73
24898 공갈빵 4 inblue 2007.09.23 5,476 48
24897 연근튀김 6 2007.09.23 4,605 7
24896 추석맞이 <꽃송편> 만들기 17 파란달 2007.09.22 14,313 77
24895 엄마 근데 밥은 안줘?? 10 은서맘 2007.09.22 8,43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