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친정나들이를 갔던 아내가
낙지를 한꾸러미 들고 왔습니다.
고향에 남아있는 친구가 직접 잡았다는......
낙지를 대하니 그친구 얼굴이 떠오릅니다.
휴일이면 그친구 배를타고
낚시도 하고 그물도 쳐서
생선이라면 질릴정도로 먹었던 시절.
인생 뭐있어~ 해가며 바다위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을 안주삼아
부어라 마셔라 하며 놀던 그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우럭이며 놀래미 때로는 농어, 숭어, 언지, 꽃게, 황복, 밴댕이, 전어......
물이 쓰면 바위섬에 내려 돌게와 소라를 주워 삶고
때로는 소주한병씩 꿰차고
개굴을 쪼아 소주한모금 들이키던......
그리고 뱃머리를 돌려 돌아오는 길이면
수평선 가득하던 붉은 노을......
공항이 들어서면서 고향도 추억도 모두 헐려 버렸습니다.
한마디로 실향민신세......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을 되새기다보니
소주 두병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남은국물에 상추 손으로 툭툭잘라 듬뿍 넣고 밥비벼 바닥까지 싹싹......
풋고추 따오라는데 청양초를 따다주었더니
애들은 매워서 못먹고 당쇠만 혼자 룰루랄라 신났습니다.
모처럼 튀어나온 배를 두들기며 꺼억~
(근데 냄비가 너무 없어보입니다. 좋게 말하자면 예술성있게 ......)
이번 방학에는 애들이랑 낚시를 한번 해볼까나~
친구녀석 배에서 하룻저녁 자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