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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살림하고 애 키우는게 뭐가 힘드냐는...
애쓴다, 고생한다 -> 이렇게 생각해 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며칠 전 정말 사소한 걸로 싸우다 남편이 하는말..
"솔직히 집에서 살림하고 애 키우는게 뭐가 힘드냐"고 합니다.
(싸운 주제가 이거랑 상관도 없는 거였는데 뜬금없이 이런 소리를 하네요)
자기라면 12시까지 집안 일 다 끝내고 한가할꺼랍니다..
한마디로 그 시간 이후는 제가 놀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ㅎㅎ;;
요즘 제가 아파서 남편이 며칠 휴가 내고 집에서 살림과 육아를 전담해 줬어요.
자기가 해보니 아이들 아침에 어린이집 일찍 데려다주고 집안일 하니 정말 한가한데
그 동안 왜 이렇게 힘들다, 시간이 없다 그런 소리를 했냐고 완전 어이없어 하네요.
살림과 육아를 며칠 하는 거랑 매일 하는거는 다르지 않나요?
제 눈엔 남편이 힘들어하고 헉헉대는게 보이는데 전~혀 안힘들대요.
며칠 전 싸움도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끝에 엉뚱한 곳에서 폭발한 것 같은데
끝까지 아니라고 해요.
그렇게 쉬우면 당신이 하라고 했더니 일하고 와서는 못한답니다.
애들도 늘 제가 재우고 남편은 일한다고 밤마다 컴퓨터 방으로 가는데
그것도 저한테 고맙게 생각해 줄 줄 알았더니,
자기는 일하느라 힘든데 저는 잠이라도 푹 잔다고 비아냥 거리네요..ㅎㅎ;;
82에 남편이 육아와 살림을 안도와줘서 힘들다는 글 올라오면
남편도 밖에서 얼마나 힘들겠느냐, 바깥 생활을 인정해줘라,
살림과 육아에 완벽을 기하지 말고 적당히 휴식을 취해라 등등의 덧글을 남겼는데
참 허무하고도 우습게 됐네요.
남편이 인정해주고 고마워하기는 커녕,
남는 시간에 살림과 육아를 더 열심히 안해서 불만이라고 하니 어이가 없을 뿐이에요.
(저희집에 간혹 놀러오시는 분들은 저보고 살림 깔끔하게 잘한다고 칭찬하고,
주변 지인들은 애들 참 잘키운다고 칭찬해주는데 말이죠)
다른 남편들도 전업주부에게 이런 불만을 가지고 있나요?
그리고 낮에 제 시간 갖고 좀 쉬면 안되는건가요?
전 남편이 육아, 살림 안도와줘도 바깥일 하는거 힘들테니까...라고 인정해주는데
남편은 왜 집안일하고 애들 키우는거 힘들겠지..라고 생각을 안해줄까요...
그 짧은 시간 제 시간 갖고 휴식취하는게 왜 그렇게 못마땅할까요...
이래서 여자도 돈을 벌어야 하는건가봐요.
자존감이 바닥을 치네요...ㅠㅠ
애들만 아니면 당장 일자리 구해서 이런 치사한 소리 듣기 싫어요...ㅠㅠ
1. 예 맞아요
'11.2.23 2:02 PM (115.140.xxx.36)여자 스스로 능력이 있어야 해요.
2. 원글
'11.2.23 2:12 PM (110.10.xxx.72)참 씁쓸하네요...
결론은 남편 말 틀린 거 하나도 없는거네요?ㅠㅠ
당장 3월에 아이들 어린이집 가면 직장부터 알아봐야겠어요.
지금당장은 알아보고 싶어도 애들이 방학이라 3월까지 집에서 돌봐야해요.
휴.....
저희 아빠는 일평생 엄마 밖에 나가 일하는게 불만이고
집에서 살림과 육아만 해주길 바라셨는데...
도대체 엄마는 왜 집안에 분란을 만들어가면서까지 일하나 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나봐요...3. 님..
'11.2.23 2:37 PM (125.178.xxx.198)맞벌이 포함 직장생활 10여년 해봤지만...(야근 감수)
지금은 전업이구요..
전 나가서 돈 버는게 훨씬 쉽네요..아마 개인 성향에 달린 문제겠죠.
울어머님도 차라리 밭일을 하지 아기는 안본다구;;;4. .
'11.2.23 2:40 PM (211.176.xxx.4)원글님 어머니같은 분들이 계셔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이 정도라도 높아진거죠. 그런 분들이 안 계셨으면, 님은 지금보다 더 하찮은 대우를 받으셨을겁니다.
원글님 어머님께서 내적으로, 외적으로 심리적 압박을 많이 받으셨을겁니다. 더구나 딸의 이해도 받지 못하셨으니...
사회생활하는 여성들이 많아질수록 전업주부인 여성들의 지위도 상승합니다. 결혼한 여성들은 거의 전업주부였던 시절에, 여성의 지위가 어떠했는지를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빠를겁니다.
여성들은 사회진출을 제 1의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야 사회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존엄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여성이 남성의 자비심에 기대는 일은 삼가야하는 일입니다. 자비스럽지 않은 남성을 배우자로 맞이했을지라도,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거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준 남편분께 감사(?)하면서, 자기계발에 매진하시길...그리고 원하는 바를 이루시길...^^5. 원글
'11.2.23 3:10 PM (110.10.xxx.72)덧글주신 분들 소중한 조언 감사해요
속상해서 글 올렸는데 덧글마저 안 달려 더 우울하던 차였는데...
윗님 글 읽어보니 많은 걸 생각하게 되네요.
여자들이 사회진출을 제 1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말...
그래야 사회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존엄을 지켜낼 수 있다는 말...
참으로 가슴에 와닿는 말이에요.
제 딸이 컸을 때도 꼭 이렇게 얘기해 줘야겠어요.
그리고 님 글 읽고 저를 돌이켜보니 남편의 자비심에 기댔던거였구나.. 반성도 되구요..
진짜 속상해하고 우울해하지말고,
님이 말씀해주신 것 처럼 자극을 준 남편한테 고마워해야 겠네요.
꼭 열심히 노력해서 멋진 사회인이 되도록 할께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__)6. .
'11.2.23 3:36 PM (175.118.xxx.16)남편분이 원글님이 하나도 힘들지 않다는 얘기는 아닐거예요. ^^;;;
제 생각엔, 남편분이 본인이 하는 일과 비교해보니
원글님이 맡아하는 집안 일은 덜 힘들다고 느끼시는 거겠죠.
남편의 얘기를 듣고 나도 직장을 구해야 되겠다는 자극을 받으신 것도 좋지만,
원글님이 남편에게 먼저, 바깥에서 돈 벌려니 힘들지?, 수고한다, 고맙다...라고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표현을 해주시면(속은 뒤틀려도;;;)
남편도 비로소 원글님의 수고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일의 강도를 떠나 한 가정을 내가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이
남편분에겐 평생 무거운 짐 같은 걸수도 있으니까요.7. .
'11.2.23 8:17 PM (116.37.xxx.209)아이들 어릴때(서너살때까지?)는 육아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그 이후에 아이들이 보육기관을 다니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면
또 전업주부만큼 편하고 여유로운 신분은 없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남편들이 저런 식으로 말해도 솔직히 할말이 없다고 할까요...T.T
그냥 제 경우는 그렇더라구요.
아이가 놀이방,유치원 다니기 시작하면 사실 오전 8시 이후부터 2-3시까지는 오롯이 자유시간이잖아요.
그 사이에 아무리 집안일이며 할 일이 많다고 해도
9시부터 6시까지 직장에 매여서 움직이지 못하는 직장인하고 비교 할 수 있겠어요.
여기 82에도 보면 솔직히 그런 분들 많잖아요.
애들 학교 보내고 집안일 빨리 끝내놓고 커피 타와서 82하면서 즐기는 여유시간이
하루중 제일 행복한 시간이라는 분들이요.
프로 전업주부 운운 하는 것도 실은 켕기는게, 그런 프로 전업주부가 전업 주부들 중에서
몇퍼센트나 될것이냐 하는것과,
그런 프로 전업주부를 원하는 남편보다, 돈벌어오고 사회생활 하면서 경제적 짐을 함께 질 아내를 원하는 남편이 더 많은 거 같아서요.
솔직히 전 불량 주부라서 그런지(실은 뭐 평균적이라고 봅니다. 살림이건 육아건)
전업주부의 삶이(아이들 기관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의 전업주부) 제일 편한거 같아요.
이 편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경제력을 우리남편이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하니
뭐라도 해야 할거 같아서 심적인 부담만 좀 있지만요...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