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소비성향이 달라서 수십 년을 힘들게 사는 노부부를 보니

조회수 : 912
작성일 : 2011-02-23 13:54:35
10여 년 후에나 만나게 될 사위에게 미리 편지를 쓴다는 게 어색하기도 하지만, 특별하다는 생각도 드네. 내 딸을 사랑해줘서 고맙네. 장인과 사위라는 관계에서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한 여자를 사랑하는 두 남자로서 우리 잘 지내보세. 두 사람의 행복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많지만, 몇가지만 당부하겠네.

젊은 날에는 금전에 변화가 많지. 부유했다가 돈 관리를 잘못해서 가난해지는 것을 목격했고, 반대의 경우도 봐왔다네. 이 시점에서 돈이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네. 직업이나 학벌도 마찬가지지.

2.  궁극적으로는 두 사람을 위해, 나는 자네한테 두 개를 받고 싶네. 바로 건강진단서와 1년치 신용카드 내역서라네.


자네의 건강진단서를 꼭 봤으면 하네. 건강검진 비용은 내가 부담하겠네. 기분 나쁘게 듣지 말게. 건강하지 않으면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건강상태를 알고 대비해야 만일의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니까.

이 말을 하자니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군. 10여 년 전에 외국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 남성과 역시 출중한 외모와 조건을 갖춘 여성을 소개시켜 결혼에 이르게 한 적이 있지. 그런데 몇 년 후 그 여성을 재혼회원으로 다시 만난 거야. 알고 보니 결혼 후 1년 만에 남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군.

결혼할 때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네. 결혼 전에 건강진단만 받았더라도 이 부부의 운명은 180도 바뀌지 않았을까? 자기 건강상태를 안다는 것은 행복한 결혼의 시작이라네. 하지만 젊은 날에는 이 점을 간과하기 쉽지. 그래서 당부하는 걸세.

신용카드 내역 좀 보여주게나

신용카드 내역서를 보여달라고 하니 기분이 나쁜가. 아무리 장인이라도 사위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게 아닌가 하고?

하지만 그 사람의 소비성향은 생활습관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네. 자네가 씀씀이가 크면 내 딸이 그것을 줄여줘야 하고, 자네가 알뜰하면 내 딸 역시 거기에 플러스가 될 수 있게 생활을 해야겠지. 또 연체를 했다면 그 사유를 파악해서 신용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면 되고.

사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결혼할 때도 그 사람의 능력을 따지게 되는 것은 일면 당연한 일이지. 하지만 경제력이 다는 아니라네. 아무리 돈을 많이 번들 헤프게 써버리면 빛 좋은 개살구 아니겠는가. 경제력만큼이나 경제관념을 염두에 둬야 한다네.

소비성향이 달라서 수십 년을 힘들게 사는 노부부를 알고 있네. 남편은 10원도 허투루 쓰지 않는 사람인데, 하필이면 기분파 아내를 만났지 뭔가. 돈을 많이 쓰네, 적게 쓰네 하면서 부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며 살고 있네.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부부는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주고, 잘하는 부분은 격려하면서 더 발전해 나가는 관계가 돼야 하네. 딸에게 보여주기 뭣하다면 남자 대 남자로 같이 얘기해 보세나. 결혼은 배우자의 인생을 내가 책임지는 것이라네. 그 기반이 되는 것이 건강과 금전관리인 것이고. 나는 두 사람이 건강과 경제관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기꺼이 상대에게 자신을 증명해주리라 믿고 있네.

추신. 이 편지는 미래의 사위뿐 아니라 많은 부모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입니다. 20년 동안 만난 많은 어머니들은 한결같이 가정환경 좋고, 학벌 좋고, 직업 좋은 사윗감을 원했습니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두 딸의 아버지인 나는 과연 어떤 사윗감을 원할까 하고요.

부모들도 학벌 같은 조건이 행복을 보장해주는 게 아님을 알고 있겠지요. 다 가질 수 없다면, 실질적인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건강과 경제관념입니다
IP : 152.149.xxx.16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복숭아 너무 좋아
    '11.2.23 4:32 PM (125.182.xxx.109)

    정말 좋은 말씀 이네요.. 신용카드 사용 내역서 이것은 여자 남자 서로 알아야 할것 같고요.건강 진단서 역시도 마찬가지네요.. 그리고 아이를 낳을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것도 첨부가 되어야 할것 같구요.. 중요한 내용이라고 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2303 급질)마이너스통장 연장하려면? 6 . 2011/02/23 543
622302 사람들은 옳고그름을따지는걸 싫어하나요? 28 ........ 2011/02/23 2,188
622301 집에서 살림하고 애 키우는게 뭐가 힘드냐는... 7 남편 2011/02/23 916
622300 솔로몬저축은행.. 20 ??? 2011/02/23 5,077
622299 소비성향이 달라서 수십 년을 힘들게 사는 노부부를 보니 1 2011/02/23 912
622298 82님들~ 이것 좀 찾아주세요... 2 ... 2011/02/23 181
622297 아파트 윗층 소음때문에 힘드네요.. 소음 2011/02/23 328
622296 꼬마김밥에, 재료가 한가지 들어간다면, 어떤걸로 만드는게 좋을까요? 9 아이들김밥 2011/02/23 1,079
622295 서현이나 수내동 머리컷 잘하는 미용실은요??? 1 미용실 2011/02/23 353
622294 지금 공동구매하고 있는 유기~ 판매자가 왕!!! 8 유기 2011/02/23 1,667
622293 말라야 이쁜 사람이 있는데 제가 그래요... 9 d 2011/02/23 1,573
622292 유럽에서 오페라 보기?? 3 13살 아이.. 2011/02/23 183
622291 교육개편안 기사 보니깐 더 답답 교육 2011/02/23 225
622290 4~5년된 새 옷 ..헌옷같을까요? 3 .. 2011/02/23 495
622289 돼지고기 장조림 만들어서 냉동보관해도 될까요? 1 ^^ 2011/02/23 246
622288 개봉한지 3개월된 쌀~ 어찌 처분할지 8 너구리 2011/02/23 642
622287 국립중앙박물관주변 초등학생 자녀데리고갈수있는곳 추천부탁드립니다 3 체험학스코스.. 2011/02/23 373
622286 냉장고 싸게 사는 방법 없을까요...ㅜ.ㅜ 2 둥이맘 2011/02/23 323
622285 국정원 잠입사건은 ‘MB 정권의 추악한 속살’ 1 통탄할노릇 2011/02/23 304
622284 남양주에서 폭발음... 8 땅굴일까봐 2011/02/23 1,542
622283 선생님의 이 말씀, 무엇을 의미? 4 대략난감 2011/02/23 759
622282 큰딸 답답한엄마 2011/02/23 462
622281 약국에서 사무보는 분이 약을 지어요. 18 . 2011/02/23 1,997
622280 오늘까지 만기인 무료배송 쿠폰이 있는데 뭘 사면 좋을까요? 7 G마켓 2011/02/23 254
622279 부부 상담.정신과 상담 추천 2 추천해주세요.. 2011/02/23 436
622278 혹시 서울 시립직업전문학교에서 교육받아보신분? .. 2011/02/23 103
622277 인생이 다이어트 그 자체에요... 죽을때까지 해야 할 듯해요;; 16 먹깨비 2011/02/23 2,429
622276 난방요...무슨 보일러,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시나요? 1 절약방법 2011/02/23 221
622275 ...좋다가 말았네요.. 1 아기엄마 2011/02/23 401
622274 [펌]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우유의 진실을 밝힌다!> 2 ... 2011/02/23 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