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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잠입사건은 ‘MB 정권의 추악한 속살’

통탄할노릇 조회수 : 304
작성일 : 2011-02-23 13:44:04
국정원 잠입사건은 ‘MB 정권의 추악한 속살’
법치의식·도덕성의 천박함 투영돼 …첩보전 운운하며 덮기 급급

(미디어오늘 / 고승우 / 2011-02-23)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호텔방 잠입사건은 국내외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국정원이 침묵하고 있지만, 국정원 3차장 소속 ‘산업보안단’이 관련되었다는 것으로 사건의 핵심은 거의 밝혀진 상태다. 이번 사건은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져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심각한 외교적 분쟁을 야기할 폭발성이 잠복해 있다. 국내에서는 형편없는 국정원의 행태에 대해 여권에서도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정권의 준법의식과 도덕성이 핵심인데도 국익 차원의 실수, 모든 나라가 다 하는 첩보전 등이라는 해괴한 논리로 뭉개고 지나가려는 꼼수가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 등의 이번 대처에서 이명박 정부의 법치의식과 도덕성의 수준이 얼마나 천박한지 거듭 확인되고 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취 풍기는 속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 인도네시아 특사단이 이명박 대통령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명박 정권이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사건을 서둘러 덮으려 하는 식의 엉뚱한 행동을 하면서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청와대, 경찰, 외교부, 국정원 등은 국가의 체면이나 국민의 분노를 외면한 채 한통속이 되어 조폭과 같은 음산한 모습을 보인다. 청와대는 국정원장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고, 경찰은 굼벵이 수사 중이며, 외교부는 언론에 보도 삼가를 요구하는가 하면 국정원 등에서는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언론에 의해 샅샅이 보도되면서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국정원 직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호텔방 잠입사건은 현 정권이 안고 있는 비민주적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을 생각게 한다. 이번 사건은 청와대가 끊임없이 저지른 부적절한 행각으로 그 발생이 예견된 것이란 단언이 나올 법하다. 청와대는 최고 권력기관으로서 법치와 정치적 도덕성 확립과는 역행되는 일을 벌여 왔고 국정원의 이번 불법 행각도 그런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정보기관인 우리가 못할 일이 무엇인가, 무엇인가 확실한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가중된 결과가 이번 사건의 직간접적 동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가 법치와 정치윤리에 역행하는 비판을 받았던 충격적인 사례는 이미 너무 많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된 청와대의 대포폰 지급 사건,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 대가로 군 파견과 금융지원 약속 초기 은폐, 예산안과 언론악법 등의 날치기 통과에 대한 청와대의 독려, 탈세와 위장 전입 등의 비리와 탈법을 저지른 인사의 고위직 임용 지속 강행, 법에 임기가 보장된 공직자 강제축출 사례 등은 하나같이 정부의 준법과 윤리 강화 원칙을 훼손하는 것들이다.

이번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인도네시아 특사단을 접견하는 시간에 국정원이 외국손님의 방에서 컴퓨터를 훔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것이 핵심이다. 그것은 한 손으로는 외국 손님을 환대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그 손님의 호주머니를 터는 식의 범죄행각과 같다. 국가 간 첩보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 하나 그런 사례가 지금처럼 명백하게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례는 거의 없다.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국정원의 그런 행위에 대해 국익 차원에서 잘하려다가 실수한 것이라는 식의 해괴한 논리로 포장하려 한다. 하지만 그것은 국민의 법 감정에 정면 위배되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법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고, 일반인이 그런 일을 벌였다면 즉각 법이 집행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국정원장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견된 일이다. 청와대는 천안함 사건 발생 후 많은 문제를 일으킨 당시 국방부장관에게 계속 업무를 수행토록 하면서 ‘책임국방’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을 송두리째 짓밟은 바 있다. 이번 국정원 사건도 그런 식으로 처리할 속셈인 모양이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 할까. 경찰청장은 사건 초기 국익 운운하면서 수사가 실익이 있겠는가 하는 식의 해괴한 논리를 폈다. 정치경찰이 어떤 것인가를 한눈에 확인케 하는 태도다. 경찰 총수의 지침이 나온 탓인지, 일선 경찰은 진실규명은커녕 눈치만 살피고 있는 모습이다. 경찰은 호텔 CCTV에 대해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이는 등 사건을 축소 또는 은폐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서 군사·협상 기밀을 탈취하던 국정원 직원의 범행은 국정원과 국방부 간의 힘겨루기와 공 다투기 과정에서 나왔다는 기사도 보도되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부처 간의 한건주의가 국정을 훼손할 지경까지 이른 것으로 그 최종 책임은 정부 기구의 정점에 있는 청와대에 있다 하겠다.

국정원 직원에 적극 협조한 것으로 보이는 롯데호텔의 태도도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호텔 직원이 문제의 국정원 직원들이 인도네시아 숙박객의 방에 들어갈 수 있도록 협조한 것은 권력기관의 '주거침입·절도'에 협조했다는 의혹을 자초한 것이다.

사건이 보도된 뒤 전체 정권 차원과 일부 언론에서 사건을 덮으려는 시도가 진행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청와대가 핵심이 되어 정당한 법 집행의 원칙을 짓밟으면서, 잘못이 드러나도 전혀 책임지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추악한 공동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과거 독재정권에서 횡행하던 방식이다. 청와대는 국가의 위신을 진흙탕에 처박고 국민을 분노케 하는 식의 후진 정치를 당장 멈춰야 한다.



고승우 / 전문위원

IP : 112.144.xxx.1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마
    '11.2.23 1:57 PM (210.123.xxx.222)

    국정원장자리에 앉혀준 대통령님께 보은하고 싶었나봐요.
    국민들은 이 정권에게 도덕과 법치를 요구할 인내심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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