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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선배님, 경험선배님.. 저에게 도움말 부탁드려요~
저의 부모님은 제가 30세때 이혼하셨고
엄마는 여동생과, 아빠는 다른 분과 살고 계십니다.
저는 지금 대학 졸업후 10년만에 직업을 바꾸었습니다. 월급은 100만원 남짓이지만, 정말정말 즐겁게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을 직장으로 결정하기까지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이 바로 월급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다마스로 택배를 하고 계시는 아빠와, 봉제공장에서 일하면서 임대아파트에 사는 엄마는 전혀 노후 대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엄마랑 같이 사는 동생에게는 전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엄마의 생활을 책임지려면(가정을 버리고 떠난 아빠는 과감히 포기하더라도) 나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부모님 생활비를 조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한번뿐인 인생 몇년이라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자는 생각에, 조금은 이기적인 결정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은 신랑이 출장을 가서 엄마한테 와서 자는데, 엄마 휴대폰이 요금 10만원 넘게 밀린채 정지되어 있네요... 이거 제가 내 드려야 합니다. 전에 돈을 꽤 벌 때는 아파트 밀린 월세 100만원씩 한꺼번에 내 드리기도 했는데 다행이 요즘엔 그런 일이 없네요.
물론, 부모님께 돈 나가는게 아까운게 아닙니다. 그리고 명절때 외에 정기적으로 나가는 돈은 아빠에게 매달 10만원과 1년치 자동차 보험료이니, 이정도는 누구나 하는 거지요. 하지만, 내 부모와 나의 그런 식의 '관계'가 주욱 갈꺼라는 사실에 가슴이 답답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진 모르겠으나, 아직까지는 신랑과 잘 지내고 있고, 시부모님도 정말 좋고 저의 나머지 생활들도 좋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내 부모와 동생이 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생또한 파란만장 스토리가 있고, 신용카드로 인해 저에게 엄청난 폭탄을 안겨다 준 역사가 있기에~) 살다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가슴 한 켠이 묵직해지고, 언제 이 행복감의 뒤에 불행이 올 지 모른다는 생각에 맘껏 행복하다는 기분을 누리지 못합니다.
물론 저보다 더 갑갑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아주 많습니다. 다만 제 친구들을 보면 부모님이 최소한 집 한채라도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저의 상황을 더 갑갑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려는게 아니라, 내가 부모님을 책임져야 되는 상황, 당장에 사촌 동생들 결혼할 때 축의금 몇십만원을 부모님 대신 내가 내야 하는 상황. 빌려간 돈은 수백이 넘는데, 갚은 돈은 몇십만원 뿐인 동생.
이런 상황에 대해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저보다 인생 선배님들께 여쭈어 보고 싶은게 바로 이거예요. 일단 부모님 생각도 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내 욕심을 차린 것이라고 인정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가족의 상황에 대해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네요.
제가 어떤 욕심을 버리면 내 가족이 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스트레스를 벗어버리고 상황을 담담하게 인정할 수 있을까요? 나이도 먹을만치 먹었는데 이런 유약한 마음으로 사는게 참 한심하네요.
인생 선배님들, 그리고 경험 선배님들~ 저에게 도움말을 부탁드려요.
1. 비슷한 경우
'11.2.13 12:15 AM (112.150.xxx.121)아이가 없으시니 아마 더 친정에 대한 마음을 접기가 어려울꺼에요.
보통 다른 분들도 이런 고민이 많지만, 내 아이 것을 빼앗아서 부모를 도울수 만은 없다라는 위기의식들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데 원글님 상황도 만약 줄어든 수입에 맞추어 적절히 조절하지 않고, 예전 벌이때 처럼 지출이 계속된다면 남편과의 불화가 생길 수도 있음을 유념하세요. 그러면 님의 가정이 흔들리는 것이고, 결국에는 님만 힘들어져요. 그러니까 나는 남편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고 내 가정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하고 이것에 기대서 친정과의 관계를 조절하는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상한선을 정하세요. 일년에 얼마,,,이 정도는 내 수입과 내 남편이 혹 나에대해 갈등이 생기지 않을 수 있는 액수이며 내가 감당할 만큼의 스트레스이다 싶은 금액을 정해서..
그리고 그 만큼에 맞추어 지출하시고 친정에도 알리세요. 지금 월급 적게 받게 된 상황과 남편이 알게되면 좋아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사실은 제가 어느정도 님과 비슷해요. 저는 친정이 그냥 아주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의무감으로 님처럼 했지요. 사실 다른 형제들도 있고, 그들은 본인들 소비는 잘하면서도 부모를 그다지 생각지는 않는데, 그냥 저는 혼자 부모 안스러운 마음에...
그런데 님처럼 스트레스가 되더군요. 왜 나만 이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상한선을 정했어요. 매달 드리는 자동이체 외에도 명절이나 행사에 적지 않은 돈을 드렸는데, 제가 오바하는 것이더군요.
올해부터는 제가 정한 상한선에 맞추어서 오바하지 않고 하려구요.
그냥 제 상황이랑 비슷해서 말씀드려 보았어요.2. //
'11.2.13 12:40 AM (125.133.xxx.24)님의 어머니이시면 연세가 그리 많지는 않을것같은데요
그리고 어머니가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실정도면
자신 휴대폰 요금을 밀릴 정도는 되지 않아야 하는것 아닙니까
소득에 생활을 맞춰야지요
결혼한 딸이 언제까지 어머니를 돌보겠어요
아직 상노인도 아닌데3. 다른건
'11.2.13 12:41 AM (218.145.xxx.178)그렇다치고 왜 사촌결혼식에 축의금을 몇십만원씩이나 대신 내나요? 형편에 맞게 몇만원만 하시던지 모르는 척 하세요. 그런것까지 해드리는 건 너무 과하다 싶네요.
4. ..
'11.2.13 9:47 AM (183.107.xxx.227)버릴 욕심 없으신데요.
본인이 하시고 싶은 일 하신다는 결정 정말 지지합니다.
일단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만족해야 남을 도와도 내가 즐겁고 행복합니다.
그렇지 않고 의무감에서 나오는 도움, 결국 본인은 지치고 남은 껄끄럽게 만들죠.
원글님이 도움을 적게 준다고 어머니나 동생이 뭐라하면 그분들 탓입니다.
남 눈치 아닌 눈치 보고 배려하다 결국 자기 인생 제대로 살지못한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없게 된
사람들 많아요. 식구들도 마찬가지고.
내 인생이 만족스럽다면 내가 내 삶을 알차게 꾸려나가면 식구들 부양 스트레스가 가벼워 지겠죠.
오로지 식구들을 위해 '수입'이 목적이 된 직업을 가지면 내 삶도 만족스럽지 않고 식구들 스트레스도 만만찮겠죠.
중심을 본인에게 먼저 두세요. 그래야 후일 아이가 생겨도 문제가 쉽게 풀릴겁니다.5. 받아들임
'11.2.13 4:42 PM (124.50.xxx.142)제가 어떤 욕심을 버리면 내 가족이 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스트레스를 벗어버리고 상황을 담담하게 인정할 수 있을까요 라는
원글님 말씀에 답이 들어 있어요. 원글님은 마음 깊숙이에서는 아직도 이 현실 상황을 받아 들이지 않고 다 떨어져 나갔으면 좋겠다 싶으시니까 계속 괴로운것 같습니다.
미워도 내 핏줄 내 식구다 하고 그 사실이 죽을것 같이 괴로워도 인정하고 나면 덜 괴로우실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글님같은 처지가 주위를 돌아 보시면 꽤 많아요. 저도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 가셔서
부모가 해야 할 몫을 스스로 알아서 하느라 힘이 많이 들었고 원망도 많이 하며 살았는데 이 현실들이 사실 안 떨어져 나갑니다. 그냥 내 현실의 한 부분 나를 이루고 있는 한 부분으로 받아 들이면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더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위에 있는 사람만 바라 보던 내 시선과 고개를 내려 놓으시면 내 주위도 보이고 또 고개를 아래로 내리면 나보다 힘든 사람도 부지기수라는것이 보일것입니다. 저도 고개를 위로만 보고 있어 더 힘들었었습니다. 우물안 개구리였었지요. 더 넓게 세상 사람들을 접하고 현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것 이것을 꾸준히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6. .
'11.2.14 4:33 AM (72.213.xxx.138)가만히 돌아보세요. 지금껏 빚으로 살던 사람들 스스로 조절하는 걸 모르는 거죠.
아니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그러니 그렇게 사는 거죠. 다큰 어른을 누가 바꿀 수 있나요?
동생도 그렇고 친정엄마도 일을 하면서 자기 관리를 모르시네요. 스스로 깨쳐야 하는 겁니다.
원글님도 본인 수준에서 허세로 하던 것은 그만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