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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시댁에서 주시는 애기 세배돈으로도 열등감 느끼는 남편 ;;
애기가 이제 두돌, 우리 나이로 세살이에요.
이제 세배도 곧잘 하고 말도 잘해서 한복 입혀놓으니
예쁘게 절하면서 짧은 발음으로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이렇게도 해요.
어찌나 이쁘고 귀여운지..
으음.. 이건 좀 벗어난 얘기구요.
암튼 오늘 아침에 시댁 가기전에 같은 아파트 단지 사는 친정부모님 댁에 먼저 들러
친정 부모님, 저희 오빠 내외에게 세배를 했지요. 저희 부부도 하고, 애기도 하고,
저는 생각도 못했는데 오빠네도, 친정부모님께서도 저희 부부와 애기에게도 세배돈을 주셨어요.
저희는 10만원씩 주시고, 애기는 3만원, 2만원씩 이렇게 쥐어주셨는데.
아이쿠, 저는 조카들도 학교나 가야 세배돈도 주고 용돈도 줬어서 이제 막 두돌 된 애기 세배돈이라니 @.@
그러면서도 일단 받은거는 받은거라 감사합니다 하고 챙겨넣고 시댁에 갔지요.
시부모님께도 저희 부부와 애기가 세배를 드리니
이번엔 시부모님께서 애기에게 천원권 신권으로 10장을 봉투에 담아서 주시더라구요.
오잉.. 봉투에 까지 담아서 멋지게 주시다니! 그러면서 역시 감사합니다.. 하고 챙겨넣었는데요.
아아아아..
정말 살다보니, 태생이 별별 열등감으로 뭉친 우리 남편,
기어이 저희 부부 둘만 있을 때 한소리 합니다.
"처가는 잘 살아서 세배돈도 두둑히 주시고, 우리집은 이거밖에 없네..." 그러는 힘 빠지는 소리요.
아니, 제가 세배돈가지고 뭐라고 했답니까.
솔직히, 객관적으로 저희 친정이 좀 더 윤택하게 사시기는 합니다만,
제가 그걸로 비교를 한 적이 있습니까, 아쉬운 소리를 한 적이 있습니까,
어째 사람 속이 저렇게 좁아터져서 누가 옆에서 아무 소리 하는 것도 아닌데
혼자 만원 이만원 가지고도 비교 들어가서 저렇게 기운 빠져 있답니까..
저렇게 한소리 하고 그걸로 끝이면 그냥 흘려들으면 그만이지만,
애기 세배돈 건으로 또 한참 자기 집이 사네 못사네 하고 못난 꼴 보일 남편 생각하니 한숨 나와서 이거야 원...
1. ...
'11.2.3 4:23 PM (222.251.xxx.240)아휴...제 친정부모님, 두분 다 계실때
그렇게 천원짜리 신권 봉투에 담아주신적있어요
어려워도 뭐하나 더 주시려는 마음땜에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지금도 그 생각하면 눈물이나는데
그 천원짜리 사진찍어두고, 지금도 봉투그대로 가지고있답니다
그다음엔 형편이 좋아지셔서 십만원도 주시고 하지만, 그때 그 짠한 감동은 잊을수가 없어요
정성과 마음 알아보기는 원글님, 참 예쁘세요..진심을 알면 남편분도 부모님마음이 보이겠죠2. ㅜㅜ
'11.2.3 5:23 PM (122.35.xxx.104)저도 그 기분 알아요.
남편이 아무것도 아닌걸로 어깨 쫙 내려가고, 완전 깊은 한숨 쉬어주고... 열등감에 휩싸여 있을 때, 그 답답함을요.
시댁이 잘 못사는 것 뿐 아니라, 남자형제들끼리 도란도란 못 지내고,
저는 친정옆에 붙어 살면서 맨날 왕래하고 선물하고 함께 밥차려먹고 하니...
뭐 별거 아닌걸로도 한숨쉬고, '우리어머니...우리 형님... 우리누나...' 이런 생각에 빠져듭니다.
정말 못나보입니다.
답답해요..3. .
'11.2.3 6:52 PM (119.196.xxx.246)왠지 답답하시겠네요
ㅌㄷ4. ...
'11.2.3 7:02 PM (115.86.xxx.17)그런 생각말라고 딱 한마디만 하세요.
자기가 많이 벌어서 당신손주들한테는 많이 주면 되잖냐고.
왠지 여기서 남편 찌질하다고 하는것 같이 들리네요.
전 꼬여서 그런지
돌아기한테 3만원, 35살 며느리한테도 새뱃돈 주시니
그것도 별로더라구요.
제 친정에서는 학생때나 세뱃돈 받았고
대학때는 늘 올해까지만올해까지만 하면서 주셨기에
저도 커서 받는건 부끄러워했었어요.
제가 기억하는한
오히려 명절이면 아버지가 신권바꿔서
미리 할머니챙겨드렸구요.
지금은 주니까 받고
또 거절하면 진상며느리분위기기에 그냥 받지만(가난은 민폐라고 생각하는 시댁)
시댁이라서 고까운지 전 받고도 별로..얼만지 세보지도 않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