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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소한 것에 신경질적이 되는 거 저도 압니다만. (역시 같이 사는 건 힘들어요)

통통곰 조회수 : 687
작성일 : 2010-12-21 15:17:48
제가 며칠 동안 너무 심한 감기였는데
하는 일이 회사를 쉴 상황이 아니라 그냥 출근했어요.
회사에서 정말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동정할 정도였습니다.
극심한 코감기, 목감기라 뭐 먹기도 힘들었고요.

애들도 전부 감기였는데 증상은 다 같았어요. 남편만 멀쩡.

같이 사는 시어머니께서 갑자기 아침에 냄비를 하나 주시는 겁니다.
너 아파서 주는 거니까 먹어라. 양이 좀 되니 남편도 먹이고.
열어보니 북어국.. 전날 남편 술 좀 마시고 자정에 들어왔죠.
정말 제가 그 국을 절 위해 끓여주신 걸로 믿을 거라 생각하셨을까요?

그 다음날이 주말이었는데 갑자기 올라오셔서 삼겹살을 주시더군요.
주말인데 구워먹으라고요.
저도 애들도 전부 감기가 제일 심했던 때라 목이 너무 아파서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게 없었거든요.
죽 끓여서 셋 먹기 바빴는데 (그리고 시어머니 이 사실 아셨음)
던져주신 삽겹살.

며느리 아프다고 아들 안챙겨 먹이는 게 영 기분 안좋으셨나 보죠.


워낙에 좋은 관계와는 거리가 멀었고
어느날 이후, 제 정신건강을 위해 저 분은 저렇지 뭐 그렇게 생각하고 살자 했는데
가끔, 정말 별 거 아닌 걸로 감정이 확 상합니다.
이것만 따지면 정말 별 거 아니예요. 저도 알아요.
그런데 이런 거 하나로 과거의 기억이 와락 되살아나면서 속이 확 뒤집어진다 할까요.


...한 번 어그러진 사람들끼리 같이 사는 건 역시 힘듭니다.


* 시어머니의 생일선물 글을 보고 갑자기 새삼 떠올랐습니다.. 쩝.
IP : 112.223.xxx.5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유
    '10.12.21 3:19 PM (58.239.xxx.236)

    제대로 긁고 가시네요 계속 같이 사셔야 한다면 무시하시던지
    아님 남편보고 아래층으로 이사가라고 하세요

  • 2. 무서워
    '10.12.21 3:38 PM (122.34.xxx.172)

    시'는 역시 무섭네요.
    아까 생일선물 글 보고 충격 받았는데...
    그래서 우리 시어머니는 결혼하고 맞는 아들과 며느리 첫 생일 다 안 챙겨주셨군요.
    차라리 이게 나을수도 있겠네요. ㅠ

  • 3. 사소한거
    '10.12.21 3:41 PM (122.40.xxx.41)

    아니죠.
    며느리는 눈에 안보이시는지.

  • 4. 통통곰
    '10.12.21 3:47 PM (112.223.xxx.51)

    아. 제게는 사소한 게 맞습니다.
    지금껏 시어머니와 있었던 일을 강도 1-10까지 나열한다면 이건 강도 3 정도?
    어느 시점 이후로 5-10은 안하시긴 합니다만.. 한 번 사람이 예민해지니 강도 3 정도에도 발끈하게 되더군요.

  • 5. 통통곰
    '10.12.21 5:23 PM (112.223.xxx.51)

    남편은 달달 대마왕이고 저는 단 걸 거의 안 먹는데
    (이 사실 또한 아주 잘 알고 계심)
    첫째 낳고 출산축하선물로 들고 오신 게 아주 달달한 케이크.
    내가 애 낳았을 때는 이런 게 당겼거든, 한 마디 하시고
    우아하게 본인 자녀들과 잘라 나누어 드시고 가심.

    둘째 낳고 산후조리 기간에 불시방문하셔서 아들이 먹을 식자재(손질 안된) 던져주시고
    조리법(임산부는 통상적으로 먹지 않는)을 지시하고 가셨고요.

    첫째 임신 중일 때던가.
    내가 OO를 어떻게 키웠는데 시리얼 따위를 먹여 출근하게 하냐 하셨는데
    제 남편 결혼 전 주식이 초코파이. 아침마다 초코파이만 먹고 출근했었죠.
    초코파이보다는 시리얼이 낫지 않나요.
    (그리고 저 시리얼도 안좋아했는데 마트만 가면 한 통만 사달라 울부짖는 남편 때문에 구입했음)
    실제로 결혼 후 남편의 콜레스테롤 수치 급격 감소.

    ..먹을 것 관련된 에피소드만 해도 몇 개는 더 모을 수 있겠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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