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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친사람 같아요..

휴직중 조회수 : 1,946
작성일 : 2010-11-26 03:29:12
이 새벽에..애 감기약 먹이느라 실갱이 한판 하고..우울해져서 혼자 주절거려봅니다..

아기 10개월 됐구요..자잘한 코감기 말고 크게아픈젓은 한번도 없었어요.. 가끔씩 이유식 거부하는 거 말고는 이유식도 잘먹고, 젖도 잘나와서 모유수유하는데도 큰 지장 없었구요.

신랑은 야근을 많이하지만 그래도 9시쯤엔 들어와서 아기랑 잘 놀아주는편이에요..제 기분도 많이 헤아려주고,아기보느라 집이 엉망이어도 불만 없이 절 많이 다독거려줘요. 주말에도 밥 안했다고 큰소리 한번 낸적 없이 외식해도 좋다 하구요.

친정도 집에서 가까운 편이에요.. 미혼엔 여동생 둘이 있어서 일주일에 두세번은 집에 와서 같이 아기 봐주고..그사이에 전 이유식 만들기도 하구요..

동네 아기엄마들도 친해져서 종종 산책나가고 차마시고 그래요..이야기도 잘 통하구요..

아기 키우는데 제가 많이 힘든 조건은 아닌데..근데도 종종 우울해서 미칠것같아요..

아기 이유식 먹이는데 잘 안먹고 투정부릴때,밤중에 자다깨서 젖달라고 울때,새벽에 약먹일때...  확 짜증이 나면서 아기한테 신경질을 부리게 되요.. 버럭버럭 소리지르고 싶은걸 머리가 아플정도로 참구요.

그러고 나면 애가 너무 미운거에요..내가 왜 이러고 있나, 애를 괜히 낳은걸까 등등등 별 생각을 다하구요..

또 그런 생각을 한바탕 하고나면 애한테 미안해서 눈물나요.. 엄마가 이런 생각이나 하고있고..사랑을 듬뿍 주는것도 부족한데 밉다는 생각이나 하고있고,괜히 낳았다는 생각까지 하고..내가 이러고도 엄마인가 싶구요.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먹지도, 싸지도 못하니 이건 사람 사는것도 아닌것 같고..

애가 무슨 죄가 있다고,어쩌다 나같은 엄마를 만나서...막 그런 생각도 들구요..

이런걸 하루에 꼭 한두번씩 겪고 나면 제가 미친사람같아요..진짜 병원가야하는건가 싶구요..

원래는 아기 돌 지나면 둘째 가져야겠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살다보니 둘째는 무슨둘째... 하나 키우는것도 이렇게 버거운데 둘은 어떻게 키우나 싶어요.

아침에 아기를 보면..이런 생각을 했다는 죄책감땜에 애를 보고 제대로 웃지도 못하겠어요. 엄마가 잘 안웃으니 아이도 많이 안웃는것 같고..
모든게 다 제탓같아요..

도와주세요..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IP : 124.49.xxx.9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해해요.
    '10.11.26 4:10 AM (222.98.xxx.45)

    당연히 천당과 지옥을 드나들시기죠.
    24시간 아이옆에있어햐 할 시기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애 맡기고 현관문 나설때였네요..바로 입이 벌어지고 웃음이.......ㅋㅋ
    그땐 참 다들 힘들시기에요.
    본인의 일상이 사라지고,또 엄마연습도해야하고,그때는 또 아이가 자주 아프죠.
    돌 잔치는 아이와 더불어 엄마도 고비를 넘겼다는 의미이기도해요.
    조금만 더 지나면 아이가 밤에 충분히 잠을 잘 잘거에요.
    낮에는 이쁜짓 얼마나많이하는지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기어다니고,아장아장 걸어다니면 또 동생보고싶으실거에요.
    모성애도 아이를 키우다보면 더 생겨요.

    지금 엄마의 스킨쉽과 웃는모습이 평생 모자관계 형성과 자신감에 지대한 영향을끼치니
    참은 인 늘 쓰면서 조금만 더 고생하세요.

  • 2. ㅇㅇ
    '10.11.26 5:01 AM (118.218.xxx.38)

    도우미 쓰세요,,,하루에 몇시간이라도.. 아픈것보다는 낫죠

  • 3. 저도 윗 분
    '10.11.26 5:59 AM (211.41.xxx.57)

    말씀처럼 도우미를 쓰세요
    돈 절약하기 위해 님 정신이 병 들어가는 것 보다 훨씬 좋은 방법입니다
    돈과 내 영혼 중 어느 것이 내가 살아감에 있어
    나를 온전하게 지켜줄까요?
    씨터넷,,같은 곳에 가면 1시간 당 5,6000 원~부터 있어요
    매일 2시간 만 쓴다고 가정 하에 하루에 만원씩
    월~금까지 5만원이고 한 달이면 20만원 이에요
    20만원에 님이 매일 2 시간,동네 싸우나를 가신다든지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신다 든지
    그 두 시간은 아이에게서 해방 될 수 있잖아요
    그리고
    님 복에 참..겹습니다
    제 여동생은 아이를 무척 예뻐하고 그야말로 '엄마'라는
    자격이 충분한 아이 임에도 불구,불임입니다
    게다가 시댁에선 아이를 너무 기다리고..결혼7년 차 인데
    결국 우울증으로 치료받고 있어요
    아이는 하느님이 주시는 겁니다
    제 아무리 아이를 원한다 해도 하느님이 주시지 않으면 하나의 생명이
    탄생될 수 없어요,그렇다고 제가 크리스천이라 하느님,하는거 아닙니다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첫째 낳고 그토록 둘째를 원했건만 안 주시더라구요..
    왠지 아세요?
    제가 왜 님 글에 이토록 열변을 토하는 댓 글을 쓰고 있는지..
    님 글 읽으면서 예전 우리 아이가 그만할 때 제가 쓴 일기인 줄 착각할 정도로
    저 또한 아이를 주신 하나님과 제 아이에게 감사를 못 느꼈습니다
    아마도..그래서 제가 벌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제 아이가 중학생인데 다른 평범한 아이들에 비해 아주 민감하고 속을 무척 썩입니다
    엄마 얼굴 표정에 일일이 민감하게 대응하고 아주 죽을 맛입니다
    조금만 무표정을 한다 던가,우울한 표정을 한다 던가 하면
    바로 "엄마,얼굴 표정이 왜 그래요? 저한테 기분 나뻐서 그러시는 거에요? " 라든가..
    이 꼭두 새벽에 회사 일 때문에 졸린 눈 억지로 뜨면서 컴을 켰는데
    이 곳 주옥같은 댓 글들 읽으려고 잠시 들어 왔다가 님 글 때문에 로긴했어요
    시간 없는 이 상황에서 님을 위해 시간내서 말씀 드리는 건데
    저의 성의가 헛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이에게 감사하세요..건강하게 태어나 준거..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내 혈육이라는거..
    나를 엄마로 다시 태어나게 해 준거..
    엄마? 제 아무리 부부관계를 해도 이 세상 모든 부부에게서
    아이가 태어나지 않습니다
    아무나 엄마,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집이 지저분해도 이해해 주는 남편..
    님 힘든거 배려해서 외식하자고 하는 남편..
    여동생이 가까이 있어서 조금씩 도와 주는 감사함..
    경제적으로 아주 힘든 생활이 아닌 결혼 생황..
    이 모든 것에 감사하세요
    하느님은 감사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주셨다가도 다시 빼앗아 가신다는
    성경 말씀도 모르시나요?
    참고로 전 기독교는 아니지만 모든 종교에 진리의 말씀에 깊이 동감하는 사람입니다

  • 4. 미칠 때네요..
    '10.11.26 6:10 AM (210.121.xxx.67)

    사람 하나를 온전히 키워내는 건데, 그게 얼마나 힘든 건데요..

    미칠 것 같으시면, 미치기 전에 대책 세우셔야죠. 돈 주고 도우미 쓰시며 개인 시간 가지세요.

    남들 조건과 비교할 거 뭐 있나요..어떻게든 현실을 견디려고 그런 생각 하시는 거지,

    어떻게 고통을 비교해요..남들의 조건이라는 것도, 그 고통까지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야지

    애 키우는 거, 원래 힘든 거야..이러면서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되는 거죠.

    여자들, 임신-출산-육아..우울증 많이 걸려요. 혼자만 유난 떠는 거 아니세요. 그러니까

    절대 그냥 넘기지 마시고..남편과 주변 가족에게도 당당하게 말씀하세요, 내가 힘든 걸 어쩌냐고..

    남들 어쩧다 이딴 소리 하려면, 니가 애 보라고..

  • 5. ..
    '10.11.26 7:30 AM (1.225.xxx.84)

    도우미를 쓸 여력이 안되면 조금 패턴을 바꿔서 동생들이 일주일에 두세번 온다니
    한번은 님이 아기와 짐 싸 짊어지고 친정에 가서 친정 식구들이 아기를 봐주고
    님이 한두시간 아기없이 외출을 해보세요. 그거 은근 효과 있어요
    아기 10개월이면 님이 한참 지칠때고 몸도 맘도 약할 시기에요.
    일단 엄마가 건강하고 기운이 나야 육아고 살림이고 되는겁니다.
    보약도 챙겨먹고 마음도 추스려서 좋은 가정 이루시길 바라요.

  • 6. gg
    '10.11.26 9:32 AM (125.128.xxx.77)

    저는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직장으로 도망을쳤더랬죠....
    그것도 너무너무 힘들어서 살이 15키로가 빠지고 그랬어요.
    당연히 아이와 있는게 넘 힘겹고,지치고,외로웠어요.

    아이와 잘 놀지못했고..... 그래서 지금 벌을 받나봐요......
    울아이 5살까지도 말을 못했답니다. 이거이거, 앙앙 울기...
    그외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못했죠. 병원갔더니 불안정애착장애 라더군요...

    엄마와 애착이 가장 필요한시기 4살까지...
    그때 내가 엄마로서 아이에게 필요한 애착을 애정을 주지못해
    아이가 병에 걸린겁니다. 머릿속 병...

    지금 아무리 사랑한다 말해주고, 뽀뽀며 안아주기 해도
    아이의 언어는 발달이 더디네요.
    5살 이후로 거의 매일이 한숨과 자책과 눈물바람입니다.

    몇년만 더 견디세요... 도우미를 쓰든 친정에서 살든,
    그게 평생 아이와 함께 잘 살수있는 방법입니다.
    이때 잘못하면 평생이 힘들거에요..

    아이에겐 꼭 필요한 시기가있더군요.
    지금은 아이에게 인내와 엄마의 사랑이 무엇보다 필요한시기구요...

    어떤면에선 님이 넘 부러워요....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때로 돌아간다면..............

  • 7. 원글
    '10.11.26 3:36 PM (124.49.xxx.97)

    따끔한 조언과 따뜻한 위로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도 다른 엄마들에 비해 운이 좋다고는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 복에 겨운 소리인지도 모르죠.
    근데 머리로는 아는데 제 성격이 워낙 급해서 힘들어지는것도 있는것같아요..
    좀 더 느긋하게 여유있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기한테 매일 뽀뽀하면서 사랑한다고 열번이상 말하기도 하구요..
    지나고 보면 지금 힘들었던건 하나도 생각 안나고 이쁜짓만 생각날텐데..당장 힘든걸 오래 참지 못하고 적어봤네요..
    아직 아기한테 소리지르거나 때려본 적은 한번도 없어요..당연한거지만요.
    이 어린게 뭘 알겠냐 하는 생각으로 꾹꾹 눌러참고 있죠.. 복직하면 지금이 그리울지도 모르겠구요..

    그저..힘들어서 단소리든 쓴소리든 듣고 다시 정신 가다듬고 싶었던 마음이 컸네요.

    충고와 조언들..감사히 새겨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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