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살면서 제일 왕래를 많이 한곳이 아마 도서관 같아요. 왠만한 정보 다 얻을수 있고 아이들과 시간떼우기 좋구요. 좀 규모가 있는 곳은 각종 예술작품, 조각 이런것들을 구석구석 전시해서 그거 보는 재미도 있어요.
최근에 다른 도시로 이사와서 도서관부터 찾았는데요, 여긴 특히 조각상이 많네요.
입구에 있는것을 봤는데 도서관 어린이 의자에서 자기 몸만한 커다란 그림책을 펼치고 앉아있는 다섯살이나 되었을라나? 조그맣고 귀여운 남자아이 조각상이 있었어요.
엄마들은 알지요. 다섯살 남짓할 무렵, 아이가 얼마나 귀여운지...약간 큰머리에 작은 몸, 멜빵 반바지에 하얀 티를 입혀놓으면 너무 귀엽고 멋있어서 계속 물고 빨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가 그옆 글귀를 보고 주책맞게 눈믈이 팍 나왔네요.
In memory of my loving son 1990-1997 (내 사랑하는 아들을 기념하며...)
그 눈에넣어도 안아플 자식을 묻었을 부모 맘이 전해지면서 맘이 쓰리게 아팠어요.
그리고 아들이 자주 가던 이 도서관에 생전의 그 모습 그대로 책보던 모습을 간직하고싶던 부모마음도...
잘가는 강가나 사람들이 많거나 한적한 곳이라도 왠만한 벤치에 앉아보면 하나같이 이런 기념들의 의미로 사람들이 많들어놓은 벤치들이 많지요.
아름답게 존경받고 살다가신 어르신도, 꽃보다 이쁠 나이에 생사를 달리한 젊은이들, 다 슬프고도 아름답지만 오늘 이 조각상이 제 맘에 오래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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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갔다가 눈물 흘렸네요.
슬포라 조회수 : 1,637
작성일 : 2010-08-12 20:45:48
IP : 68.32.xxx.23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8.12 8:46 PM (211.207.xxx.10)아이가 가면 맘속에 묻는다고
정말 그 심정 누가 알겠나요.
가을이 오려는지 벌써 선선하고
마음이 쾡 해집니다.2. ..
'10.8.12 8:58 PM (222.235.xxx.233)지금은 이름이 변경됐지만
대구에도 유진도서관이라고 대명동에 있었어요.
40년전 중학교 다닐 때 유진이란 딸을 잃자 부모가 딸이름으로 도서관 세웠다해서
그 감동적인 내용이 얼마나 슬펐던지 눈물 흘렸던 기억이 있네요.
그때도 참 슬펐는데 지금은 가슴이 절절하게 아파요3. 서울
'10.8.12 9:18 PM (125.187.xxx.175)서대문구 이진아도서관도 그런 사연이 있는 곳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유럽 배낭여행 갔다가
한 마을 교회 공동묘지에 가보고 삶에 대해 한참 생각했었어요.
세 살 네살짜리 아가는 물론 태어나서 얼마 안 되어 죽은 아가들 묘비도 있고
묘비 옆에 생전 고인이 좋아했었을 것 같은 바이올린이나 카세트, 축구화 모양의 자그만 석상들을 보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가족의 심정도 헤아려 보고
한 번 본 적도 없는 이들의 명복을 빌었습니다.4. ㅗ흑흑...
'10.8.12 9:53 PM (116.124.xxx.230)그또래 아들을 키우고 있어서..눈물이 나네요..
자기전까지 저한테 엄청 혼나고... 훌쩍이면서 잤는데...아들한테 너무 미안하네요...
아들아... 엄마가 너무 사랑해... 울아들 맘아프게 해서..넘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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