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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수박을 사왔네요
저희는 장볼 때 거의 대형마트 이용하거든요..
근데 어제부터 수박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다른 거 살 건 없어서 그냥 집앞 시장에 있는 조그만 마트에 갔습니다.
수박이랑 아이스크림 사서 계산대에 신랑이 올려놓고
저는 그때 딸내미가 막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녀서 갸 쫓아다니느라 마침 카운터 상황을 못 봤어요...
고개를 들어보니 신랑이랑 카운터에서 계산하던 여점원이 주거니받거니 실랑이를 하고 있더라구요..
수박은 깨져서 국물이 흥건히 흘러나오고 있고....
점장이 달려와서 상황 얘기를 듣고는 '손님 잘못이니까 우리 쪽은 책임이 없다'고 그러고
여점원은 계속 '저 손님이 카운터에 수박을 잘못 놨다' 그러고
신랑은 '그렇다 해도 카운터 옆으로 칸막이 같은 거라도 해놓았으면 이럴 일이 없었다' 그러고....
결국 박살이 난 수박 사들고 왔네요...ㅜㅠ 다 뭉그러지고 국물 질질 흐르고....ㅜㅠ
집에 도착할 때쯤 신랑이 나직하게 말하더라구요.
실은 그 여점원 잘못이었다고...
수박 옆에 다른 물건이 있었는데, 점원이 그 물건 계산하려고 먼저 쏙 빼다가 수박이 휘청-하더니 굴러떨어진 거라고요..
그런데 그 얘기는 쏙 빼놓고 '손님이 카운터에 수박을 잘못 내려놨고 그 바람에 떨어져서 깨졌다'고 계속 얘기했던 거래요. 마침 주위에 본 사람도 없었고요.
그런데 그 여점원이 말도 어눌하고 연변 쪽 사람 같더라는 거예요.
그렇게 나오는데 거기다 대고 점장한테 사실대로 말했다가
그 점원이 혹시라도 짤릴까 봐 말을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휴... 착하다고 해야 할지... 뭐라 해야 할지...
아니 착한 사람인 건 맞는데.. 그래도 그래도... 뭔가 되게 억울한 기분.....ㅜㅠ
그냥 잘했다고 말해주긴 했는데
아놔... 박살난 수박... 너무 맛없네요.....ㅜㅠ
맛있는 수박 먹고 싶었는데... 즐거운 주말 저녁에 기분이 참 그렇네요....ㅜㅠ
1. 잘하셨어요..
'10.7.11 6:28 PM (114.205.xxx.98)토닥토닥~~ 남편분 넘 착하시네요...오히려 꼬장꼬장 다 말하며 자기손해 절대 안보시는분보단 100배 더 이뿌시네요...^^ 아마 더 큰 복 받으실꼬에요~~~
2. ...
'10.7.11 7:38 PM (119.69.xxx.14)속상하셨겠네요
금만 간게 아니고 산산조각나서 먹을수 없을정도인가요?
예전에 이마트에서 남편과 와인을 고르다가 하필이면 좀 비싼 와인병을 깨트렸어요
당연히 와인값 (4만원대;;) 우리가 물어줘야지 하면서 얘기하려고 점원 말고 직원을 불렀는데
직원이 아주 친절하게 마트에서 책임진다고 돈낼필요 없다고 하더군요
그때 당시에 카운터에 깨진병조각 들고가서 사정얘기하고 돈 물어냈으면 카운터 직원이
그런가보다 하고 계산했을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3. .
'10.7.11 7:53 PM (220.85.xxx.211)그래도 짤릴까봐 하는 남편 맘이 예쁘네요.
누구 보증선것도 아니고 수박한통인데 하는 마음으로 ^^
원글님도 남편에게 잘했다는 말 잘하셨어요..4. 코스트코
'10.7.11 8:16 PM (112.154.xxx.28)다른 소리인데요 ... 제가 코스트코에서 수박을 하나 샀어요 . 너무도 큰 수박을 ..계산을 하고 옮겨 담다가 어딘가에 부딪혔는데 쩍 하고 갈라졌어요 .. 황당해 하는 순간 그 직원이 다시 가져 가면서 저에게 다시 들어가서 새걸로 가져 오세요 .. 하는거에요 .. 두번도 망설임없이 .. 저는 계산도 한것이고 제 실수라 쪼개진 수박을 들고 와야 한다고 당연 생각햇거든요 .. 그런데 그리 말씀하시니 죄송하지만 얼른 들어가서 가지고 오면서 다시 인사하고 나왓어요 ..
남편은 참 착하게 처리 하시긴 했네요 ..
암튼 그때일이 생각나서 코스트코 미운 것도 많지만 그런점은 칭찬해주고 싶어 글 남겨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