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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주인의 어제 오늘 이틀입니다 3

유지니맘 조회수 : 3,152
작성일 : 2010-06-23 15:03:15
아 ......... 또 대박의 하루는 남았는데
몸이 부셔지는구나 ...................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과연 3:30분이라는 새벽에 손님이 계실것인지
배달을 시키실것인지
이건 초보라 데이타도 없고
새벽알바생을 구할수도 없고
주방 보조 아주머니도 구하기 하늘의 별이고 .

며칠전부터 고민만 하다가 결국 그날이  다가봐 버렸습니다 .

파닭에 쓰일 파 10단을 사다가
깨끗하게 씻어
눈물반 콧물반 (파 속으로는 절대 안들어갔습니다 ^^)
파채를 썰어 봉다리 봉다리 준비 하고

닭을 과연 몇마리 시킬것인지 한 이틀 고민하다가
딱 저 혼자 할수 있는 양만 준비 하기로 했다지요
그것만 다 팔면 ........ 미련없이 스톱 하리라 .
냉동실 냉장실 다 뒤져서
닭은 떨어졌는데요
뭐는 되구요
뭐도 되구요
이딴짓은 절대로 하지 말자 ㅎㅎㅎ
라고 굳게 닭에  대한 맹세를 하고

수요일 새벽에 팔게된 닭이라
월요일 받아놓기가  어딘가 찝찝하여
또 당일 어쩔수 없이 받아 열심 손질 .
이제 닭손질은 엄청 빠른 속도로 깨끗하게 한답니다

어찌어찌 주방 도우미 아주머니 분이 오셨는데
머리엔 노랑 파랑 연두 나비가 날라다니는 꽃핀을 꽂으시고
높은 구두에
나풀거리는 치마에 ......허걱..
순간 저 복장으론 .. 저 신발론 .. 했었는데
왠걸 ..
가방에서 반바지와 티셔츠 한장을 휙 꺼내시더니
치마를 들쳐 내시고 거들을 벋어던지시고
바로 반바지로 갈아입으시고 구두도 슬리퍼로 .

혼잣말 ( 그래서 전 엄청 일을 잘하시는 분이신줄 알았다는 ㅠ)

닭 손질부터 서로 삐걱 .
이렇게 손질하면 언제 다른 일한데요
혼잣말 (다른일 제가 다 해놓았어요 ㅠ)
그냥 대충 해요 .
다들 그냥하더구만 . (어디 치킨집 여기보다 훨씬 큰 호프집도 .여기보다 훨씬 큰 어디집도 ..

혼잣말( 아 알았다구요 , 저희집 작다구요 ..........어쩌라구요 돈이 웬순걸 ㅠㅠ)

덩치는 山만한데 아무말 못하는 저는
꾸역꾸역 아줌마와 함께 손질하다가
자꾸만 꼬시랑 꼬시랑 하셔서 참다참다
큰 맘먹고 저희 치킨집은 꼬딱지 만해도 닭손질은 이렇게 해요
그러니 그냥 해주셔요 ........(투덜투덜 )

저번처럼 잠시 한눈판 사이 또 저 혼자 다시 하나하나 엎어서 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나란히 나란히 서서 같이 손질을 마치고 ........

닭은 미리 튀겨놓기가 여러가지로 찝찝해서
파닭은 탕수육 처럼 한번 튀겨놓았다가 다시 튀기면 될듯 해서
실험도 해보지 않고 (뭔 배짱인지 )
미리 초벌을 몇개 했답니다

드디어 파닭 주문이 들어오고 살짝 2차 튀겼는데 왠일입니까
넘 바삭거려서 (수분도 빠져나가고 볼품도 없고 아니다 싶더군요 )
흐미 저 튀겨놓은 파닭은 어찌 할까나 .........이런 된장 .

11시까지 일해주시기로 오셨다가 제가 부탁해서
새벽 2시까지 일해주시기로 한 아줌마가 11시 20분 되니 갑자기 가시겠답니다 .

전화가 계속 오더만 친구들과 약속을 하셨나봐요 (어제도 술 많이 드셔서 머리가 아프다고 하시더만 ㅠ)
단 한마디만 남기면서 . (사모 나 지금가면 택시비 안줘도 되)

그 아주머니는 제가 드릴 택시비 걱정을 하셨나봅니다 .ㅠ

다행히 새벽이라 완전 몰리는 주문은 없고 시간이 넉넉한터라 급하게 서두르시는 분들도 없으셔서 다행이고
고등학생13명이 단체로 홀에 들어와서 축구를 보겠다고 들어왔는데 조심스레 부모님 아시냐고 ㅎㅎ
조금후 (엄마들도 3분 오셨더군요) 엄마들이 허락한다고 하셔서 보게 하긴 했는데
저것들이 오늘 학교가면 꾸벅꾸벅 졸텐데 . 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안졸아요 그냥 자요 ㅠㅠ

처음으로 후반전 구경을 했네요
워낙에 흥분체질이라 일어섰다가 앉았다가 맥주만 몇잔 마셔대고
16강에 오르길 기대하는 마음(돈버니까^^) 70%와
또 한번의 전쟁이 무서워서 ^^아니다 싶은 마음 30%를 엎치락 거리며

그렇게 기쁜날은 밝았네요

토요일 11시
또 난 기름앞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루겠지요
그래도 행복합니다
일할수 있는 건강한 체력을 주셔서

5학년 딸아이 혼자 거의 모든것을 해결하지만 열심히 잘해나가주고 있는 아이와
티격태격 부딪힘도 많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주는 아이 아빠와
염려가 되어서인지 출근함에도 새벽 2시에 나와주는 동생이 있어서 ...

오늘은 대한민국 16강 원정을 기원합니다 라는 현수막을 빨리 다른 문구로 바꿔야 하겠네요

아침 아이 학교보내고 시체처럼 자다가 일어나서 숙제를 마치고 일하러 내려가는 길에 쓴 글이라 두서가 없네요
그냥 일상 소소한 글이라 가볍게 보시면...^^



모두들 행복한 날만 되셨으면 .....









IP : 122.34.xxx.165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댓글부터
    '10.6.23 3:02 PM (121.154.xxx.97)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ㅎㅎㅎㅎ

  • 2. ㅎㅎㅎ
    '10.6.23 3:06 PM (121.154.xxx.97)

    닭에 대한 맹세를 하고 ~~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그나저나 토요일은 어쩐대요.
    저 일 무쟈게 잘하는데 너무 멀군요 ㅎㅎ

  • 3. 봄비
    '10.6.23 3:07 PM (112.187.xxx.33)

    16강전에 제대로 대비하셔야 할겁니다.^^
    시간대도 딱 맥주 한잔 마시면서 축구보기 좋은 시간대...
    거기다 요일은 토요일. 쌔러데이 나잇이옵니다.
    대박*100 나소서.ㅎㅎㅎㅎ

  • 4. 가슴이 찡
    '10.6.23 3:07 PM (203.247.xxx.210)

    합니다...소식 고맙습니다...


    (현수막은 16→8 8만 덧붙이면 안되려나요;;;ㅎㅎ)

  • 5. ...
    '10.6.23 3:07 PM (121.181.xxx.10)

    고생 많으셨어요..
    참 도우미 아줌마들은 왜 그렇게 다른데 갔던 얘기를 하시는지..
    파채를 손으로 써셨어요??
    저번에 정육점 가니까.. 파채 만드는 기계 있던데..
    그거 많이 비싼가요??
    집에서 저도 파닭만드는거 좋아하는데.. 한 접시 써는것도 힘들던데..

  • 6. ..
    '10.6.23 3:08 PM (110.14.xxx.96)

    유지니맘님의 가게가 계속 복작복작 바쁘시길 빕니다.
    (그러려면 우리 선수들 8강. 4강 결승까지 고고!!!)

  • 7.
    '10.6.23 3:10 PM (121.151.xxx.154)

    글을 재미잇게 보고있어요
    힘들엇을테인데 일찍 일어나셧네요
    오늘더푹쉬실수잇으면좋을텐데

    꼭 일하는 아줌마들 와서 그런식으로 허파 뒤집어놓는사람들잇지요
    에휴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토요일날 더 애쓰셔야겠네요
    그날은 진짜 대박일것같아요

  • 8. 파닭이뭘까요?
    '10.6.23 3:10 PM (211.176.xxx.209)

    먹어보고 싶어요. 근처라면 달려갈텐데~

  • 9. ...
    '10.6.23 3:10 PM (121.181.xxx.10)

    앗.. 알아보려고 검색해보니..
    파채써는 기계로 해도 눈물이 나는군요..
    하튼 고생 많으셨어요...

  • 10. 유지니맘
    '10.6.23 3:12 PM (122.34.xxx.165)

    전동 기계는 부피도 크고
    가격도 비싸더라구요 25만원정도
    그래서 . 간단한걸로 샀는데 ..
    골고루 잘 안되요 ㅠ 넓게 나오는것도 있고 다시 손이 가야하니 ..
    성격상 그냥 손으로 파채칼로 하는게 더 낳더라구요 ㅠ

    3시에 문여는데 10분 지각입니다
    빨리 내려가야지요 ..

    댓글들 감사합니다
    후에 다시 들어올께요 .^^

  • 11. 진짜
    '10.6.23 3:11 PM (112.149.xxx.69)

    토욜은 완전 대박 기원입니다!!!!
    미리 보약 드시고 준비하세요

  • 12. 오늘은
    '10.6.23 3:16 PM (121.172.xxx.131)

    아쉽네요.
    저도 넘 멀어서...
    토요일 무지 바쁘실텐데 건강 잘 챙기세요.
    그리고 저도 대박 기원~!!!

  • 13. 저도
    '10.6.23 3:18 PM (211.219.xxx.62)

    기다렸어요~~~

    토욜은 진짜 대박날 조건만 딱 갖췄네요
    대박나소서~~~~~~~~~~~

  • 14. ㅎㅎ
    '10.6.23 3:24 PM (116.38.xxx.90)

    요즘 치킨집 장난아니라던데 여기도 한분계시네요^^ 힘들다 생각지마시고 $$ 생각하시면서 즐겁게 일하시길

  • 15. ㅎㅎㅎㅎㅎ
    '10.6.23 3:38 PM (59.9.xxx.204)

    두근두근 몸 잘 추스르시고 토욜은 정말 난리날것 같은데 대박이네요
    행복한 비명을 지르시는 모습 눈에 선해요 저까지 해피해집니다
    가까이 살면 정말 친구하고 싶은 분이세요 화이팅

  • 16. phua
    '10.6.23 4:12 PM (110.15.xxx.26)

    ㅎㅎㅎㅎ
    82에 앉아서 이렇게 후기라도 쓰시는 시간에
    몸과 마음을 함께 충전되시는 것이라고
    이 연사..........
    소심하게 주장합니당^^
    다음 후기도 기대만땅^^~~

  • 17. 화이팅입니다^^
    '10.6.23 4:23 PM (121.134.xxx.95)

    ^^

  • 18. 엄마사랑
    '10.6.23 4:41 PM (112.153.xxx.194)

    분당삽니다. 아이가 파닭을 좋아하는데.....조만간 들려봐야 겠네요.
    오늘 하루도 많이 버세요^^

  • 19. 맛있어요^^
    '10.6.23 4:48 PM (180.224.xxx.39)

    파닭 며칠전에 주문했는데 배달도 해주시고(저희집이 쪼꼼 멀거든요)
    튀겨진 닭도 달콤 고소하고 파도 별로 안맵고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안그래도 후기를 어따 남겨드릴까 고민중이었는데 이렇게 글 올려주셔서 살짝 얹어가요 ㅎㅎ
    넘 맛있었구요 담에 또 주문할께요^^

  • 20. 맛있어요^^
    '10.6.23 4:49 PM (180.224.xxx.39)

    참, 파닭이 뼈 없는 순살치킨이더라구요.
    늘 아이들 뼈 발라주느라 손이 양념범벅이 됐었는데 너무 깔끔하게 잘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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