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나는 왜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는가?

이준구 조회수 : 422
작성일 : 2010-06-01 10:26:19
나는 왜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는가?

1. 머리말

발행부수 많은 일간지만 읽고 지상파 방송만 보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이
유로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스스로 입에 재갈을 물렸는지 아니면 암
묵적 담합이 있었는지 몰라도, 웬일인지 4대강사업에 대해서는 언제나 굳게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정론지 뉴욕타임즈는 “보도하기에 적합한 모든 뉴스를 보도한다.”(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라는 모토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보수 언론은 언제부
터인가 “내가 원하는 뉴스만을 보도한다.”(Only the News That I Want to Print.)라는 모
토를 채택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눈을 돌려 좀 더 균형 있는 보도에 접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한 그들
이 원하는 방향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그들에 따르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4대강사업에 반
대를 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극소수의 정치적인 지식인, 종교인만이 반대
를 하고 있을 뿐, 말 없는 다수는 4대강사업에 대해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정부가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대화를 제의해도 이들은 일방적으로 그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 보수
언론은 지금 우리에게 이처럼 자기 마음대로 왜곡한 진실을 믿도록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 언론에 세뇌된 사람이라 할지라도 세상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그들은 대통령과 정부가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사람을
향해 날이 선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이유가 무언지 궁금해 한다. 반대하는 소수의 지식인, 종
교인을 그냥 무시해 버리면 될 텐데 구태여 그들에게 날을 세우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무슨 일이든 반대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그렇게 일일이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까? 아마
이런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다.

아무리 진실을 가리려 해도 언제든 밝혀지게 마련이다. 보수 언론이 개별적인 사안에 대
해서는 왜곡 보도를 한다 해도 그림 전체를 짜맞추면 진실이 반드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마
련이다. 예를 들어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의 공격에 관한 기사
를 보고 사람들은 반대하는 세력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보수 언론이 그것
을 보도한 의도는 4대강사업을 띄워 주려는 데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것과 관련된 진
실을 만천하에 알린 셈이 된다.

보수 언론이 아무리 가리려 해도 가릴 수 없는 진실은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세력이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숱
한 문제들로 운동 집단이 형성되고 해체되었지만, 지금까지 4대강사업 반대 그룹처럼 규모
가 큰 집단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민주주의의 회복을 목 타게 갈구하고 있던 시절
에도 지금처럼 우리나라 4대 종교집단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어떤 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몇 천 명이나 되는 대학교수가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낸 경우도 전혀 없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사상 초유의 대규모 사회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취미 삼아 한 번 모이자는 식으로 만들어진 집단이 결코 아니다. 우리
국토 전체의 안위가 달려 있는 심각한 문제를 팔짱만 끼고 바라볼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
로 뭉쳐진 집단이다. 따라서 구렁이 담 넘어가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갈 수는 없게끔 되어
있다. 이들에게 4대강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를 납득시키지 못하는 한 반대 의사
를 스스로 철회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과 정부는 이들이 왜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는커녕, 홍
보 부족으로 인해 실정을 잘 모르고 반대한다는 말로 받아치고 있다. 소통이 없는 일방통행
식 국정운영이 문제라고 지적하는데, 듣지는 않고 내 말 더 들어보라고 강요하고 있는 셈이
다. 뿐만 아니라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
고 역공을 취하기도 한다. 상대방의 말은 단 한 마디도 들으려 하지 않는 독선과 아집에 기
가 막힐 따름이다.

4대강사업 반대 그룹의 일원으로서, 나는 실정을 몰라서 반대하고 있다는 말에 심한 모욕
감을 느낀다. 이 사업에 경제적 측면 못지않게 환경공학적, 수문학적, 생태학적 측면이 중요
성을 갖는 것은 사실이며, 내가 그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
렇다고 해서 내가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조건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동안
부지런히 4대강사업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해 왔으며, 나름대로의 판단을 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지식을 축적했다.

내가 신뢰하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4대강사업은 환경공학적, 수문학적, 생태학적
측면에서 전혀 쓸모없을 뿐 아니라 매우 큰 위험성을 수반하는 사업이다. 나는 그들이 엄밀
한 과학적 근거 위에서 그와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에 비해 지금까지
정부가 4대강사업이 필요하다는 근거로 내세운 것들을 보면 믿음이 전혀 가지 않는 엉터리
논리뿐이다. 게다가 내가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거의 우스꽝스
러울 정도로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사업이다.

정치적 목적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말은 한층 더 모욕적으로 들린다. 그 동안
나에게 배운 수많은 제자들이 증언해 주겠지만, 나는 일생을 정치와 담을 쌓고 살아온 사람
이다. 비록 능력과 노력 부족으로 인해 훌륭한 업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여기저기 기웃거리
지 않고 학자로서의 한 길을 걸어온 데에 대해서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앞으로도 정치
판에 발을 들여 놓을 의사가 추호도 없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나에게 정치적 목적
운운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들린다. 다른 교수, 신부, 목사, 스님, 교무들 어느 분
에게도 그런 말을 입에 담기라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내 양심을 몽땅 걸고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시민
으로서, 지식인으로서, 그리고 경제학자로서의 양심에 비추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행동
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 동안 나는 이런 저런 각도에서 왜 4대강사업을 해서는 안 되
는지에 대해 많을 글을 써 왔다. 실정을 몰라서 반대한다는, 정치적 목적에서 반대한다는
어처구니없는 공격에 반박하기 위해 내가 왜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혀 보려고 한다.

2. 4대강사업은 시대착오적인 ‘강 죽이기’다

한반도대운하사업 얘기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가장 주목했던 것은 그 사업의 시대착오적
성격이었다. 아니, 비행기로 화물을 나르는 세상인데 강 위에 느림보 화물선을 띄워 물류혁
명을 일으키겠다고? 한 마디로 한반도를 길게 관통하는 운하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해외토픽
에나 나올 시대착오적 발상이었다. 대선 때 내건 공약이니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겠다고 다
짐했지만 국민의 반응은 냉담하기 짝이 없었다. 취임 반년도 안 되어 그 계획을 접을 수밖
에 없었던 것은 하나의 필연이었다.

한반도대운하 계획을 포기하겠다는 발표가 나온 지 몇 달 후 뜬금없이 등장한 4대강사업
은 온통 초록색 분칠을 하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녹색뉴딜’이라는 가당치 않은 구호와 함
께 나타났기 때문에 시대를 앞서가는 성격의 계획이라고 오해하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한반
도대운하사업을 4대강사업으로 ‘이름 세탁’을 했다고 해서 공사의 본질이 바뀐 것은 아니었
다. 이름과 명분이 바뀌었어도 시대착오적이며 반생태적인 사업의 본질은 털끝 하나 바뀌지
않았다. 토목공사의 기본 내용이 한반도대운하의 경우와 똑같이 대대적인 준설과 여러 개의
댐(보) 쌓기인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는 일이다.

물을 잘 흐르게 만든다고 물길을 똑바로 만들고, 물을 가둬 둔다는 목적으로 높은 댐 쌓
는 것은 치수의 낡은 패러다임이다. 홍수 방지라는 명목으로 높은 시멘트 제방을 쌓는 것만
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도 이미 오래 전에 밝혀진 사실이다. 강에 대한 인간의 간섭이 오히
려 역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자연의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
역시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다. 주지하다시피 지금 선진국에서는 강 주변에 만들어 놓은 인
공구조물을 철거하는 것이 일종의 트렌드가 되어 있다.

4대강사업이 갖는 시대착오성은 외국 전문가에 의해서도 정확하게 지적된 바 있다. 세계
적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지는 2010년 3월 26일 "Restoration or Devastation"이
란 제목하에서 4대강사업에 관한 특집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 지형학의 권위자인 UC
버클리대학의 컨돌프(G. Mathias Kondolf)교수는 이 사업의 발상이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조금 길지만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한 문단을 그대로 인용해 보기로
한다.

더욱 근본적으로 어떤 학자들은 그 계획[4대강사업]이 하천 관리에 관한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다. “4대강사업은 선진국에서 하천 관리
방식이 진화되어 온 길에서 벗어나 있다.”라고 UC 버클리대학의 지형학자 컨돌프
교수는 말한다. 그는 유럽과 미국에서 개발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이제는 강들에
굽이쳐 흐르고 넘쳐흐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둔다고 말한다. 이 접
근방식이 생태적으로 더욱 건전할 뿐 아니라, 준설이나 제방축조로 인한 하천 관리
작업을 필요 없게 만든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사업 담당자 홍씨는 이에 대해 한
국의 강에 대해 자신들이 연구하고 사례 분석을 한 결과에 따르면 댐과 준설이 최
선의 대안이라고 대꾸했다.

More fundamentally, some academics believe the plan reflected outdated
thinking about watershed management. "The Four Rivers Project is out of
step with the way river management is evolving in the developed world."
says G. Mathias Kondolf, a geomorphologist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He says planners in Europe and the United States now aim to
give rivers room to meander and flood. This approach is more ecologically
sound, Kondolf says, and eliminates river maintenance imposed by dredging
and embankments. Project official Hong counters that based on their
research and case studies of rivers in South Korea, dams and dredging is
the best solution.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말하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으려 할 테지만,
외국의 전문가가 말했으니 믿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는 댐 축조와 준설이 현재 선진국에서
하천을 관리하는 방식과 정반대의 길을 가는 시대에 뒤떨어진 접근방식이라고 명확하게 밝
히고 있다. 입만 열면 선진국을 본받자고 부르짖는 사람들이 왜 강에 대해서만은 선진국이
가는 길과 정반대의 길을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자기 편할 때만 선진국의 예를 인용하는
그들의 버릇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입맛이 영 씁쓸하다.

그리고 이 글에 나온 홍씨라는 사람이 누구를 뜻하는지 모르지만, 대답 치고는 무척 궁색
하다는 느낌이다. 도대체 몇 달 동안의 짧은 기간 동안 우리 강에 대해 무슨 심도 있는 연
구를 하고 사례연구를 할 수 있었을까? 별 근거 없이 궁색함으로 모면하기 위해 그렇게 대
답했을 것이 너무나 뻔하다. 최선의 대안이란 것은 몇 년의 기간에 걸쳐 수많은 모형실험을
거치고도 찾아내기 힘든 법이다. 우리가 지금 듣고 있는 4대강사업의 찬성논리가 대체로 이
정도로 엉성하고 뜬금없는 수준을 넘지 못한다.

강물이 자유롭게 굽이쳐 흐르고 넘쳐흐르도록 놓아두는 하천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명확한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고 있다. 그 동안의 연구를 통해 별 것 아닌 것으로 보이는 강
바닥의 모래와 자갈이 엄청난 수질 정화의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엄청난 양의
오염물질이 강으로 흘러들어도 강물이 그런대로 맑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는 그것을 모두 준설해 강을 깨끗하게 만든다지만, 사실은 이 자연 정수기를 철
저하게 망가뜨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강의 자정기능을 말살시켜 버리고 수질 개선한답시고
엄청난 혈세를 쏟아 부으려는 모습이 “병 주고 약 준다.“는 속담을 생각나게 만든다.

또한 홍수 예방의 측면에서 볼 때도 자연스러운 강의 흐름에 섣불리 손대는 것은 위험한
장난이다. 그 동안 수많은 홍수를 겪으면서 자연은 나름대로의 방어장치를 만들어 놓았다.
적절한 장소 몇 곳을 둑으로 보완하기만 하면 자연 그대로의 강은 훌륭한 홍수방지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가 경험한 대부분의 홍수 피해가 4대강사업의 공사 대상이 아
닌 상류나 지류에서 일어났으며, 그나마 산림 파괴나 난개발로 인해 발생한 ‘인재’(人災)의
성격을 갖고 있었다. 무모한 4대강의 직강화가 어떤 초대형 인재를 초래하게 될지는 역사가
증언해 줄 것으로 믿는다.

한 마디로 말해 4대강사업은 시대착오적인 ‘강 죽이기’에 불과하다. 자연 그대로의 강을
살려 둔 채 부분적인 손질을 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임에도 불구하고 댐 축조와 준설이라는
낡은 교리를 적용해 우리의 강들을 몽땅 죽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서
나는 이런 시대착오적인 토목공사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3. 생태계 교란은 위험한 불장난이다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이 공사의 본질이 ‘4대강 죽이기’라는 것
은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이다. 강은 그 자체의 생명을 갖고 오랜 기간 동안 진화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강변의 하찮게 보이는 풀숲, 모래톱, 웅덩이라 할지라도 수억 년을 끊
임없이 흐른 물길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생명체라고 볼 수 있다. 그것들이 수많은 홍수와
가뭄을 거쳐 갖게 된 오늘날의 모습은 자연의 이치를 그대로 나타내 주고 있다.

이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오직 심미적인 측면에만 있는 것
은 아니다. 자연 그대로의 상태가 아름답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자연에 섣불리
손대지 말아야 할 더 중요하고 더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원래 상태 그대로 잘 보존
된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가장 이롭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실질적인 이득의 관점에서 볼
때도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수질 정화나 홍
수 예방의 측면에서도 (약간의 보완을 가한) 자연 그대로의 강이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부가 무슨 말을 하든 4대강사업과 관련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 국토 전체의 생태
계가 몽땅 뒤집혀질 정도로 심각한 교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정부 자신도 현재의
상태에 심각한 교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진실은 감히 부정하지 못하리라고 믿는다. 청계천과
양재천의 작은 성공에 들떠있는 정부는 생태계 교란의 위험성을 전혀 모른 채 위험한 도박
을 벌이고 있다. 썩어 있던 작은 물줄기들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과 아무 문제가 없던 4대강
을 뒤집어엎는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생태계에 대한 무지 때문에 4대강을
청계천과 양재천처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불장난인지 모를 뿐이다.

최근 섬진강에서만 사는 갈겨니가 난데없이 청계천에서 발견되어 우리를 경악하게 만들었
다. 청계천 관리당국이 풀어 넣었는지의 여부는 확인된 바 없지만, 하여튼 청계천의 생태환
경이 엉망으로 망가졌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말할 수 있다. 깨끗한 물이 흐르기 시
작하면서 서식하는 물고기의 종류가 크게 늘었다는 선전도 거짓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문제
는 지금 정부가 온 국토의 강들을 청계천의 꼴로 만들어 놓으려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청계천의 예를 보면 4대강사업이 모두 끝난 후 강 주변의 생태계가 더욱 풍성해지리라는
정부의 호언장담이 어디서 나오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여기저기서 물고기 잡아와 4대강 아무
곳에나 풀어 놓겠다는 심산인 것 같은데, 한강에만 사는 물고기가 영산강에서 발견되는 일
같은 것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해 놓고는 강물이 깨끗해져서 서식 어종이 더욱 풍
부해졌다고 거짓 홍보를 해댈 것이 틀림없다. 우리나라 큰 강들이 고유의 생태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초대형 어항이나 수족관으로 변화한다는 뜻인데, 그렇게 되면 생물학 교과서를 바
꿔 써야 하는 일이 생길지 모른다. 이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모르는 무신경의 소유자들
이 지금 우리나라를 다스리고 있다.

생태계의 교란은 그 귀결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
다. 전국의 4대강을 온통 뒤집어엎은 후 우리 국토 전반에 걸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자신 있게 예측하지 못한다. 기후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하수 수위가 어떻게 변화할
지, 혹은 어떤 동식물의 종이 사라지고 어떤 종이 새로 나타날지 전혀 모르는 상태다. 최근
의 언론 보도를 보면 새만금사업의 여파로 인근 변산해수욕장의 모래가 몇 미터 깊이로 파
여 나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새만금사업이 시작되기 전은 물론 공사가 진행되고 있
던 과정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전 국토에 걸쳐 이런 예기치 못한 결과들이
속속 나타난다면 얼마나 당황스럽게 될지 상상해 보기 바란다.

4대강사업으로 전 국토의 생태계가 엉망으로 망가지면 원상회복을 하고 싶어도 하기가
어려울 테니 걱정이 더욱 크다. 뿌리째 뽑혀나간 나무들과 풀이 다시 무성해지려면 수십 년
의 세월이 필요할 것이다. 강바닥의 모래를 몽땅 긁어내는 바람에 산란장을 잃은 물고기들
이 다시 떼지어 다닐 만큼 그 수가 늘어나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더군다나 불
도저와 포클레인으로 뭉개진 모래톱과 습지는 영영 되살아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목전의
이득에 눈이 어두워 이런 위험한 일을 저지른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4대강사업의 반(反)생태성은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수만, 수억 년을 평화스럽게 살아오
던 뭇 생명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내몰고 있다. 요즈음 인터넷상에서 나도는 사진들을 보면
4대강사업이 우리 국토를 얼마나 처참하게 망가뜨렸으며,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죄 없는
생명들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그들도 우리 인간과 똑같은 생명의
권리를 갖고 이 땅에서 터 잡고 살아가는데, 도대체 우리가 그들을 떼죽음으로 몰아갈 그
어떤 권리를 갖고 있다는 말인가? 한 인간으로서의 내 양심은 이 거대한 ‘죽음의 사업’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4. 정당한 절차가 무시된 반민주적 사업이다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지금 4대강사업과 관련해 우리 민주주의는 중대한 시련
에 직면해 있다. 이 사업이 그대로 강행되느냐 아니면 중단되느냐에 따라 민주주의적 원칙
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고 그대로 지켜질 수도 있다. 국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개인적인
신념 하나만에 의해 강행되고 있는 4대강사업은 명백한 반민주성을 갖고 있다. 이것을 막지
못한다면 어렵게 얻은 이 땅의 민주주의는 또 다시 시궁창에 내던져지는 신세를 면치 못하
게 된다.

잘 알다시피 4대강사업은 불과 몇 달 동안의 밀실작업의 결과로 급조된 토목공사다. 무리
하게 추진되다 좌절된 한반도대운하사업과 달리, 4대강사업은 대선공약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그 정체를 드러냈다. 그리고는 이렇다 할 공론과정도
거치지 않고 집권여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서둘러 통과
시킴으로써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그런 식으로 얼렁뚱땅 일을 해치워 버렸기
때문에, 그 사업을 한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삽질이 시작되고 전국의 강은 회복이 어려울 정
도로 망가져 버렸다.

정부는 모든 절차를 지켜 공사에 착수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형식상의 절차를 지켰을지
몰라도, 상식의 선에서 보면 결코 정당한 절차가 지켜졌다고 말할 수 없다. 예컨대 불과 몇
달 동안의 짧은 기간 동안에 그와 같은 초대형 토목공사의 환경영향 평가를 끝마쳤다는 것
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단순한 토목사업도 몇 달 안에 끝내기 힘든 마당에, 전국
에 걸친 생태계에 거의 지각변동에 가까운 영향을 줄 사업의 평가를 몇 달만에 끝마쳤다면
보나마나 부실평가였음에 틀림없다.

22조원이나 드는 초대형 토목사업인데 거의 모든 비용지출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정부는 “국가재정법 시행령 13조에 따라 보 설치,
하천 준설 등의 사업은 재해 예방사업이기 때문에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변
명한다.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인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편의주의적 행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형식적으로 법 규정만 지켰다고 절차의 정당성
이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렇다 할 여론 수렴의 과정 없이 대통령의 지시 하나만으로 사업계획을 짜기 시작했다는
것부터가 민주주의의 원칙에 어긋난다. 모두가 잘 기억하고 있겠지만, 4대강사업이란 말이
처음 나왔을 때 제대로 된 토론회 하나 열려 본 적이 없다. 모든 보수언론은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업 그 자체에 대한 정보조차 갖고 있지
못한 상태였다. 국민을 이렇게 무지의 상태에 몰아넣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추진된 사업에
칙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현재 국민의 절반 이상이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은 정부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주요 종교 지도자들이 거의 모두 반
대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4대강사업의 강행을 고집하는 것은 국민
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선적으로 나라를 이끌어가겠다는 뜻이다.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하려 하는 정부 때문에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나는 이 비민주적인 4대강사업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5. 아무런 준비도 없는 졸속사업이다

4대강사업에 대한 정부의 홍보를 보면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 불과 몇 달만의 밀실작업에서 태동한 사업이기 때문에 구체적
인 근거가 있을 리 만무하다. 정부가 이 사업을 해야 하는 당위성의 주요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수질 정화, 홍수 예방, 용수 확보 세 가지다. 그런데 왜 그런 목적의 사업이 필요
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수치는 하나도 없고 그저 막연한 수사(rhetoric)로 채워져 있을
뿐이다. 물고기와 새들이 죽어가고 있으니 빨리 강을 살려야 한다,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
해 담을 그릇을 크게 만들어야 한다는 식의 허황한 수사 이상의 것을 발견하기 힘들다.

수질 정화를 위해 4대강사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납득시키려면 현재 4대강의 수질오염이
어느 정도이며,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장기간에 걸쳐 4대강의 각 지점에서 정확한 오염도를
측정하고, 주요 오염원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이런 정확한 데이터에 기
초해 여러 가지 대책의 효율성을 비교, 평가하는 작업이 따라야 한다. 이런 포괄적인 분석
작업의 결과 4대강사업 같은 대규모 준설 이외의 적절한 대안은 없다는 결론이 나와야 비
로소 이 사업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내가 신뢰하는 우리 대학의 환경공학 전문가에 따르면, 지금처럼 4대강을 대대적으로 파
헤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한다. 강 밑바닥의 흙이 오염되어 있는 사례가 아주 없는 것은 아
니나, 지극히 일부에 국한된 일이며 전역에 걸친 대규모 준설은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만약 정부가 이 주장을 반박하고 싶다면 4대강의 전 지점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이 심각하
게 오염되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면 된다. 이런 간단한 반박조차 하지 못하는 것은 정부가
아무런 객관적 증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좋은 증거다. 지금의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
는 유일한 일은 “영산강과 낙동강의 물이 썩었다.” 혹은 “겨울 갈수기가 되면 오염도가 특
히 높아진다.” 정도의 막연한 말을 늘어놓는 일뿐이다.

또한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강물을 가둬 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논리적 근
거도 무척 희박하다. 정부는 물 부족 사태가 올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
풀이할 뿐, 언제 어느 정도의 불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은 전혀
내놓지 못한다. 물 부족의 가능성을 점치는 유일한 근거는 외국의 한 사설 연구단체가 내놓
은 신빙성 없는 보고서인 것 같다. 강수량을 인구로 나눠 얻은 이 조잡한 분석 결과는 많은
전문가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이런 어설픈 분석 결과에 기초해 불 부족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것은 한 편의 코미디라고 말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우리가 가까운 장래에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은 지
극히 희박하다. 앞으로 물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하거나 공급이 대폭 줄어든다고 예상할
하등의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물에 대한 수요는 우리의 생활방식 그리고 산업구조와 밀접
한 관련을 갖고 있다. 만약 우리 생활방식이 어떤 이유로 갑자기 물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하
는 것으로 바뀐다면 물 부족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웬만한 집에서 모두 뒷마당
에 수영장을 만들고, 매일 물을 갈아 넣는 일이 생긴다면 물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가까운 장래에 정말로 그런 일들이 발생할까? 구태여 대답을 기다릴 필요조차 없는 의문이
다.

산업구조의 측면에서 볼 때도 물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야 할 이유를 전혀 발견할
수 없다. 서비스업에 비해 농업과 제조업이 물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한다는 것은 상식
에 속하는 일이다. 만약 서비스업의 비중이 더 작아지고 농업과 제조업의 비중이 더 커진다
면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경제의 산업구조는 그 정반대의 방향
으로 재편되고 있다. 경제규모가 전반적으로 커짐에 따라 물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으
나, 이 수요 증가폭이 산업구조 재편에 따른 수요 감소폭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
면 산업용으로 소비되는 물의 측면에서도 물 부족 현상을 야기할 이렇다 할 요인이 없는 셈
이다.

그렇다고 해서 물의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할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강수 패턴이 불규칙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부근의 강수량
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장기 전망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사막화의 길을
걷고 있다는 신빙성 있는 전망이 나와 있다면, 용수 확보를 위해 4대강사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약간의 정당성을 인정해줄 수 있다. 내가 모르는 그런 전망이 이 세상 어딘가에 존
재한다면 나에게 가르쳐 주기 바란다.

나아가 홍수 예방을 위해 4대강사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구체적 근거가 제시된 것을 본
적도 없다. 홍수 예방을 위해 그 사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받으려면 무엇보다 우선 그
동안 일어난 홍수와 관련된 통계를 제시하고 4대강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날의 홍수 관련 통계를 보면 지금 토목공사
가 진행되고 있는 구간에서 일어난 사례가 지극히 드물다. 진정으로 홍수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을 한다면 상류와 지류에 토목공사가 집중되어야 한다. 이는 그들이 내걸고 있는 홍수
예방이란 목표가 아무 의미도 없는 하나의 구실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4대강사업은 이렇다 할 준비도 없이 대통령의 지시 하나로 인해 몇 달의
짧은 기간에 급조된 초대형 토목공사다. 4개의 강에 대해 판박이와도 같이 똑같은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준비가 부실한지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만약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수질 정화, 용수 확보, 홍수 예방의 대책을 세운 것이라면, 토목공사의 내
용이 강마다 달라져야 할 뿐 아니라 똑같은 강이라도 지점마다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영산강은 수질 정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인 한편, 금강의 경우에는 홍수 예방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영산강과 금강에서 이루어지는 토
목공사의 내용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똑같은 영산강이라도
이곳에서는 습지를 정리하는 데 주력하는 반면, 다른 곳에서는 오염된 물이 흘러들어오는
것은 막는 데 주력한다는 식으로 지점마다 공사의 주안점이 달라져야 마땅한 일이다.

수질 정화, 용수 확보, 홍수 예방이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정
부가 4대강에 대해 한결같이 깊숙하게 준설하고 높은 댐을 쌓는 방식으로 이 과제들을 한
꺼번에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아무런 심사숙고도 없이 즉흥적
으로 대규모 토목공사를 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4대강의 모
든 지점에서 판박이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마구잡이로 댐을
쌓고 강바닥을 긁어내고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토목공사의 과정에서 혹은 모두 끝나고 난 다음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더군다나 4대강사업처럼 사상 유례없는 대형 토목공사의 경우에는 돌발 상황의 발생 가능
성이 특별히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4대강사업본부가 과연 이런 대응책을 준비해 놓고 삽을 뜨기
시작했을까? 나는 절대로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 만약 그런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면 온
국민이 그것의 피해를 몽땅 뒤집어써야 한다. 정부는 지금 준비 안 된 졸속공사로 국민의
안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6. 경제적으로 전혀 가치가 없는 사업이다

한반도대운하사업은 조잡하지만 그나마 비용-편익분석 결과를 내놓아서 경제적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 그러나 4대강사업은 아예 비용-편익분석의 결과를 제시하
지도 않고 있어 경제적 타당성의 평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와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에
기초적인 비용-편익분석도 실시되지 않았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지난번에 쓴
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나를 믿느냐? 그러면 따라 오라.”는 식으로 사업을 밀어붙이는 우스
꽝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4
대강사업과 관련된 비용-편익분석 결과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정부의 의도적 선택임이
분명하지만, 나로서는 그 배경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한
반도대운하가 논의되고 있을 때 편익이 비용의 두 배 이상이라는 분석 결과가 사람들의 비
웃음을 샀던 것을 기억하고 이번에는 아예 그런 비판의 소지를 없애자는 의도가 깔려 있을
가능성이다. 그것보다 더욱 그럴듯하다고 생각되는 가능성은 몇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모든 준비를 마쳐야 했기 때문에 비용-편익분석을 할 시간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구체적인 비용-편익분석의 결과 없이 제시된 4대강사업은 그 타당
성 입증책임의 소재를 뒤바꿔놓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빚었다. 어떤 공공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당연히 그것의 시행 주체인 정부에 있다. 그런데 요즈음 진행되고 있는 4
대강사업 관련 논의를 보면 찬성측이 반대측에게 왜 그 사업이 타당성이 없는지를 증명하라
고 요구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4대강을 정비하려 한다는데 무슨 근
거에서 훼방을 놓느냐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이 바로 그런 적반하장식의 우스꽝
스러운 요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논의가 혼란스럽게 돌아간다 하더라도 공공사업의 타당성을 입증할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상식을 뒤엎으려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수질 정화, 용수 확보, 홍수 방지에서 오는
편익이 22조원을 초과한다는 확실한 증거를 우리에게 제시해야만 4대강사업이 타당성
을 갖는다는 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여기서 ?는 환경 파괴와 생태계 교란과 관련한 비용
을 뜻하며, 이는 엄청나게 큰 값이 될 수 있다.) 그 토목공사에서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편
익이 창출될 수 있는지를 밝히지 못하는 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
는 길은 없다.

말이 쉽지 22조원이라면 이만저만 큰돈이 아니다. 최근 남유럽에서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인한 경제위기가 빈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도 결코 안심할 처지가 되지 못한다.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로부터 건전한 재정을 물려받았기 망정이지, 부실한 재정을 물려받았다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경제성이 입증되지도 않은 사업에 22조
원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부으면서 재정의 건전성을 말할 자격이 있을까? 다음 정
부에게 부실한 재정을 물려주는 최초의 정부가 되기 않기를 바란다.

이 22조원이란 불요불급한 지출의 부담이 누구에게로 돌아갈지는 구태여 설명할 필요조
차 없다. 더군다나 부자 감세를 통해 중, 저소득층의 조세부담을 상대적으로 더 높여 놓았
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무상급식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연간 1조 남짓의 추가적 조세
부담을 놓고 포퓰리즘이니 아니니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그런데 22조원이나 되는
엄청난 돈을 쓸모없이 쏟아 붓는 것과 관련한 조세부담 논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나는 그런 쓸모없는 조세부담을 단 한 푼이라도 떠안기 싫
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 22조원의 비용이 전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일단 공사가 완료된
후라 할지라도 매년 유지, 보수에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 분명하다. 청계천처럼 작은 물길
하나를 유지, 보수하는 데 매년 백억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간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전국의
강들에 매년 퍼부어야 할 돈은 가히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이다. 생각해 보면 수질 정화
한 가지에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엄청난 규모일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흘러들어가는
물은 여전히 더러운데 물을 담는 그릇이 커진다고 물이 더 깨끗해질 리 없다. 오히려 물의
흐름이 늦어져 더 더러워질 가능성이 크다. 4대강사업으로 물이 맑아진다는 것은 엄청난 비
용을 들여 정수를 하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 많은 양의 물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과
연 얼마나 많은 돈을 퍼부어야 할지 상상해 보기 바란다.

22조원에 환경 파괴와 생태계 교란과 관련된 비용을 더하고, 여기에 다시 매년 들어가는
유지, 보수비용까지 포함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결론이 나온다. 엄밀하게
계산해 보면 그 사업에서 나오는 편익이 그 1/10에도 못 미칠지 가능성이 크다. 나는 경제
학자로서의 양심을 걸고 단언할 수 있다. 여러 정황에 미루어 판단해 볼 때 4대강사업은 경
제적으로 전혀 가치가 없는 사업이라고 말이다. 정부가 좀 더 구체적인 수치로 나를 설득하
지 못하는 한 나는 이 결론을 조금이라도 수정할 용의가 없다.

최근에는 4대강사업의 공정이 이미 30% 이상 진전되었기 때문에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사이비 논리까지 등장하고 있다. 경제학의 기초만 갖고 있어도 이 논리가 일
고의 가치도 없는 쓰레기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토목공사에 지금까지 쏟아 부은
돈은 무슨 수를 쓰든 회수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매몰비용(sunk cost)의 성격을 갖는다. 경
제학원론 책을 보면 매몰비용은 얼마가 되었든 잊어버려야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설
명이 나온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는 미련 없이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4대강사업의 계속 여부를 고려할 때 이제까지 얼마의 돈이 들어갔는
지는 상관하지 말고 미래의 일만을 생각해야 한다. 즉 공사를 계속해 우리의 국토를 더 망
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여기서 그치는 것이 바람직한지만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30%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지금 이미 처참하게 망가졌지만, 더 이상의 파괴를 막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응당 잊어버려야 하는 매몰비용에 연연해 추가적인 파괴를 용인하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없다.

이미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으니 공사를 계속하자는 사이비 논리는 비단 이번뿐 아니라
늘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새만금사업의 경우에도 이와 똑같은 논리가 등장했다는 것을 기억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토건족은 언제나 일을 저질러 놓고 보는 습성
을 갖고 있다. 일단 저질러 놓고는 이 사이비 논리를 동원해 공사를 계속할 빌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나쁜 버릇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의미에서도 4대강사업과 관련해 그와
같은 사이비 논리가 발을 붙일 틈조차 주지 말아야 한다.

7. 맺음말

나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시민으로서, 지식인으로서, 그리고 경제학자로서의 모든 양심
을 걸고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나는 그 사업이 수행할 가치도 없을 뿐 아니라, 수행
해서는 안 될 것임을 자신 있게 증언할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그렇게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면서 4대강을 정비해야 할 당위를 전혀 찾을 수 없다.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 강들
이 심하게 오염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홍수와 물 부족의 위협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대규모 토목공사가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는 정부만 알고 있을 뿐 우리는 단
하나도 알지 못하고 있다.

4대강사업이 단지 아까운 세금이 낭비되는 결과를 빚는 데 그친다면 이렇게까지 격렬하
게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대규모의 환경 파괴와 생태계
교란이 가져올 파장이다. 현재 고작 30%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심각한 수준의
환경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공사가 완전히 끝났을 때 4대강 연변이 얼마나 끔찍한 모습으
로 변화해 있을지는 상상하기조차 싫을 정도다. 그때가 되면 수천, 수만 년을 우리 곁에서
정겹게 굽이치며 흐르던 강은 우리와 영영 이별을 고해야 한다. 그 대신 인공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저수지들이 우리를 맞게 될 것이다.

전국의 강들을 청계천과 양재천처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는 전국의 강을 성형수술대에
올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할지 몰라도 속으로 골병이 든 생태계를
만들어낼 것이 너무나도 뻔하다. 이 강에서 살던 물고기를 저 강으로 옮기고, 이 강변에서
자라던 풀과 나무를 저 강변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전 국토의 생태계는 엉망으로 망가져 버
릴 테니까 말이다. 그와 같은 인간의 무모한 간섭이 어떤 무서운 결과를 빚을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크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순수한 동기에서 우러나온 국민의 걱정 소리에 귀를 닫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통령과 정부는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포기할 기미를 전혀 보이
지 않고 있다. 수많은 지식인과 종교인들이 강한 목소리로 ‘4대강사업 절대불가’를 외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임기 안에 끝내겠다는 고집으로 맞서는 상황이다. 국민이 어떤 말을 하던
내 마음 내키는 대로 나라를 이끌어가겠다는 독선과 오만이 두렵기만 하다.

지금 4대강사업을 둘러싼 국론분열의 양상은 심각한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보수 언
론이 이 진실을 잠시 은폐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민의 눈과 귀를 언제까지나 가려둔 상태
로 묶어놓을 수는 없다. 나는 이 위기상황의 진전 과정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주시하고 있
다. 최악의 경우 정부와 반대진영 사이에서 힘의 대결이 빚어질 수 있고, 어쩌면 2008년의
촛불시위 때보다 한층 더 심각한 사회적 갈등의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나는 정부에게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학자들과 종교인들이 발표하는 성명서를 정독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이 사업을 저지하려는 이들의 결의가 얼마나 굳건한 것인지 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회유와 위협에 넘어갈 사람인지의 여부도 미리 파악하고 있
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4대강 사업 결사반대의 의지를 이미 굳혀놓은
상태이며, 어떤 회유나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을 사람들이다. 만약 이 사실을 잘 안다면 반
대여론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지금과 180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처럼 약이라도 올리듯 속
도전으로 대응하는 전략은 반대진영의 결의를 더욱 굳게 만드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기 때문
이다.

그러나 현실의 상황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리기 어려운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결정적인
반전이 없는 한 이명박 정부가 4대강사업의 삽질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
서 이 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지식인과 종교인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것 같지도 않다. 파
국을 피하는 유일한 길은 4대강사업의 삽질을 잠시 멈추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뿐이다. 어차피 4대강사업은 계속할 테지만 할 말 있으면 해보라는 식의 거짓 대화 제의
는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이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끝내 설득할 수 없다면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각오
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 사실 민주주의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 당연
한 일이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계속 반대할 의사를 갖고 있다면 미련 없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으로 뽑혔다 해서, 국회의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해서
모든 일을 자기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백지수표를 건네받은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 동안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제는 세계 어느 나라도
부럽지 않을 만큼 성숙한 단계에 들어섰다고 자부해도 좋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으로 인해 민주주의적 원칙은 중대한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다.
4대강사업을 둘러싼 국론분열의 상황이 어떤 방식으로 정리되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 민주
주의의 앞날이 결정될 것이다.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4대강사업을 그대로 밀어 붙인다면
이 땅의 민주주의는 회복이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된다. 나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
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IP : 121.162.xxx.11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faye
    '10.6.1 10:43 AM (209.240.xxx.16)

    "실정을 잘 모르고 반대한다"
    라는 말이 틀리지 않는듯 하군요.

    정부가 내놓은 4대강사업의 이유는 다 거짓입니다. 그 거짓이유들에 반박을 해봐야 결국 실정을 잘 모른다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왜 정부가 그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에 올인하는지 그 진짜이유를 알아야죠.

    4대강은 부동산 버블유지 작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이미 버블붕괴의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정부는 더 다급할겁니다.
    이따위 반론은 그냥 깔아뭉게겠죠.

    문제는 아직도 부동산에 수많은 국민들의 재산이 볼모로 잡혀있다는 사실....
    버블붕괴가 가시화 되면 여론은 자연스레 4대강 지지로 돌아설겁니다.
    자기 재산 반토막나는데 눈이 안 돌아갈 사람이 없겠죠.

    진짜로 4대강을 저지할 국민적 여론을 이끌려면,
    4대강을 포기했을때, 부동산 버블붕괴를 어떤식으로 카바할 수 있는가 하는 비젼을 보여줘야...
    (물론 그런 비젼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어차피 민주당이나 구 참여신당 민노당 할거없이 부동산 버블형성과정에서 아무도 자유롭지 못할텐데... 어느 누구도 그 불편한 진실을 걸고 4대강을 반대하진 않을겁니다. (설마 그들이 몰라서 이부분을 입싹닫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정치적인 반대라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9550 딸아이 친구^^ 2 2009/05/19 423
459549 아, 그리고 초등1 수학 - 2학기엔 교과서가 새로 나오나요? 3 고민2 2009/05/19 252
459548 다큐 30분 보세요? 잼있던데.ㅎㅎ 9 좋다 2009/05/19 973
459547 미술교육관련-초등1-사람그리기 힘들어해서... 1 고민 2009/05/19 234
459546 찐단호박 뭘해먹나요?? 4 호박 2009/05/19 399
459545 진짜 되는것이 하나도 없는 오늘하루 6 덥다더워 2009/05/19 503
459544 아이가 손톱을 물어뜯는데요 5 손톱 2009/05/19 470
459543 부동산으로수익률 5.8% 괜찬은가요? 5 부자되기 2009/05/19 617
459542 누가 먼저 전화 끊었는지 알수 있나요? 3 전화 2009/05/19 2,608
459541 동안...진짜 동안으로 보이시나요? 10 티비보고 2009/05/19 1,769
459540 17년된 22평 아파트에서 신축아파트 24평으로 이사하고싶은데요.. 2 ^^ 2009/05/19 534
459539 혹시 요런 스텐팬 써보신 분 계세요? 6 지름신이왔어.. 2009/05/19 695
459538 촛불 참가 차에는 딱지를 선물로~ 1 대전은 2009/05/19 183
459537 강희락 경찰청장 "최악의 불법 시위땐 최루탄 사용 검토" 9 세우실 2009/05/19 211
459536 사은품 어떤게 좋으세요? 9 두통 2009/05/19 730
459535 아이디어좀^^ 3 아들친구 2009/05/19 156
459534 비타민세럼 비싸지 않은거 좀 알려주세요.. 1 효과 개안은.. 2009/05/19 304
459533 간단 해석 도와주세요.. 1 영어질문 2009/05/19 143
459532 에고 한심한 엄마 4 흉터 2009/05/19 589
459531 <남자이야기> 보시는 분 계신가요? 19 월화드라마 2009/05/19 924
459530 삼양라면 1박스 7천원 4시정각 3 지마켓 2009/05/19 707
459529 아이가 3 힘드네요 2009/05/19 345
459528 엄마가 친구가 많으면 자식도 친구가 많을까요? 8 궁금 2009/05/19 1,219
459527 직장고민, 제가 실수한걸까요? 인사평가에서 혼자만 튀게 열심히 한것.. 9 난감 2009/05/19 822
459526 일주일된 홍합으로 끓인 미역국...버려야할까요? 6 안될까요 2009/05/19 425
459525 음료수에는 왜 가격이 안 써있나요? 5 비싸다 2009/05/19 348
459524 S&T그룹 최평규 회장, 폭행 가했나? 당했나? 2 세우실 2009/05/19 222
459523 학생들 동영상 강의 들을때 컴퓨터 어디에 놓고 쓰면 좋을까요? 추천 2009/05/19 122
459522 요즘 딸만있는집으로 장가안보낸다면서요.. 89 딸만있는집 2009/05/19 8,961
459521 고 안재환 부모 "정선희 만나러 왔다" SBS 목동 사옥 찾아. 91 노컷뉴스. 2009/05/19 8,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