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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교사입장에서 제 경험담 씁니다.학부모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교사 조회수 : 2,435
작성일 : 2010-03-06 22:06:24
교사입장이라는 쓰신 글에 달린 댓글보니 할말이 없어집니다.
저도 82에서 촌지관련 글을 보며 아직도 이런 세상이 있구나하는 세상을 하고 그런 욕먹는 교사가 되지는 않아야겠다고 늘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전 7년차 교사이고 중학교 교사입니다. 결혼했고 뱃속에 아이도 있지요.
촌지 관련 글은 대부분 초등학교와 관련된 글이라 초등학교에는 아직도 그런일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였고, 이제 아이를 낳을 입장이 되다보니 내 자식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그러시면 어떻하지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제가 있었던 학교와 현재 근무하는 대부분 의욕이 많은 젊은 선생님들로 구성된 학교이고,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어서 선생님 자비를 털어서 간식이며 선물이며 이런 것을 사주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당연한 곳입니다.

저 역시 3월 초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에 어떠한 선물도 받지 않음을 명시하였고(사실 이 문구를 넣으면 어떤 학부모님은 가지고 오라는 것을 돌려서 말하는 것은 아닐까라며 오해하실까 고민하면서 넣었습니다.)
그 원칙은 지금껏 지켜오고 있습니다.

전 스승의 날이 1년 중 제일 싫은 날입니다. 중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교실에 풍선을 장식해놓고 교탁위에는 본인의 마음의 선물이 아닌 부모님들의 선물이 올려진 그 풍경, 그리고 선물을 하지 못한 아이들의 어색한 표정이 뒤섞인 그 교실의 느낌이 너무 싫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고민하다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부모님의 돈으로 산 어떤 선물도 받지 않는다고 엄포를 놓았고 너희들의 마음이 담긴 천원 이하의 선물이라면 받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직접만든 쿠키, 장미꽃 한송이, 편지, 직접만든 머리핀을  가지고 왔습니다.  다른반처럼 화려한 풍선장식과 양손가득 쇼핑백은 없었지만 마음만은 가득한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계속 이렇게 할 생각입니다.

전 학부모 회의에 오시는 학부모님들께도 말씀드립니다. 교실에 어떠한 간식이나 먹을 것 사오시지 말라고, 그리고 저는 반장 어머니나 반장에게 절대로 한턱 내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얘기하지요. 너희들 피자나 햄버거 얻어먹으려고 반장 뽑았냐고. (어떤 반은 기초생활수급자 학생이 반장이 되었는데 전단지 알바한 돈으로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돌리더군요. ) 저는 학부모님들께 누차 강조했습니다.
햄버거든 피자든 제 돈으로 사준다고. 그래서 매해 학급 단합대회에 과자와 음료수 제 돈으로 샀고 올해는 무결석 학급으로 받은 문화상품권에 돈을 보태서 피자를 먹었지요.

그렇게 강조했지만 어머니들은 가져다주시더군요. 어떤 부모님은 학생이 망가뜨린 쓰레기통을 사오시면서 쓰레기통 속에 가방을 넣어오셨구요. 어떤 학부모님은 화분밑에 주유 상품권을 넣어두고 가시더군요. 당연히 그자리에서 화를 내며 돌려드렸습니다.

피자도 두번이나 먹었습니다. 사전 연락도 없이 학부모님들이 피자를 교실로 배달시키셨더군요. 아이들앞에서 그 피자는 돌려보낼 수 없어서 먹였습니다. 물론 아이들 먹이는 것이죠. 전 입도 안댔습니다. 그런데요. 전 아이들이 누군가가 내는 그런 음식을 당연하게 먹도록 가르치고 싶지 않고, 아이들에게 "왜 선생님 우리반은 피자 안먹어요.?" 이런 소리 듣기 싫습니다. 전 아이들 그렇게 가르치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조금 화가 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되묻고 싶습니다.
중학교는 제가 아는 한 촌지는 없습니다. 다른 교육기관은 있다고 하니 그렇게 믿겠습니다.
왜 초등학교에만 그런 선생님들이 많은지 생각해봤습니다.
하루종일 한 담임선생님 밑에만 있으니 아이를 "볼모"로 잡고 그렇게 행동하는 선생님이 있으니 촌지가 많을 수도 있겠거니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내 아이를 "볼모"로 무슨 나쁜 행동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그 학부모님들의 "불안감"이 혹은 우리아이에게 "특별히" 대우를 해주었으면 하는 그 마음이 촌지를 낳지는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그 학부모님들의 행동이 어쩌면 그 선생님들을 그렇게 만들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중학교는 담임선생님의 역할이 초등학교때에 비해 많이 줄고 또한 아이들도 판단력이 생겨서 잘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학부모님들의  "불안감"이 줄어들테니 그런 행동이 차츰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요. 중학교 1학년때 학부모회의에는 참석률이 아주 높다가 2학년이 되면 급감하고 3학년이 되면 현저히 줄어들지요. 학교 행사에 참여하려는 학부모님의 수도 줄어듭니다. 간식을 돌리는 횟수도 1학년 학급이 가장 잦고, 2,3학년을 갈 수록 줄어들더군요.

부탁드립니다.
저도 그런 부도덕적인 교사가 학교에 제발 남아있지 않길 바랍니다.
교육청에 신고하십시오. 신고한 학생의 정보는 보호되고 그 학생이 전학간다면 그 역시 민원 신고 대상입니다.
그리고 촌지 받은 교사라면 여러건일테니 누군지도 모를겁니다. 여러학생을 다 캐물을 수 없을테니 신고하세요. 그리고 제발 그런 교사 없애주세요.
학부모님들이 앞장서서 나셔주셔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감선거 꼭 투표해주세요.

애들한테 저 그렇게 가르칩니다.
민주주의 국가는 백성이 주인인 국가다. 백성이 주인인 국가에서 너희들을 대표할 사람을 뽑지도 않고 그사람을, 그리고 그 사람이 뽑은 사람을 비판할 자격은 없다. 너희 교육의 미래는 너희가 아니 너희 부모님께 달렸다. 라구요.












IP : 211.117.xxx.12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3.6 10:14 PM (59.24.xxx.57)

    중학교까지 피자를 돌리나요? 정말 극성맞은 엄마들이네요.
    그렇게 간식 돌리는 엄마들이 나중에 말을 만들고 전하지요. 묵묵히 있는 엄마들은 학교일에 나서지 않고 일을 만들지 않으니 이 말 저 말 날일도 없고요.
    아뭏튼 선생님같은 분만 계시면 학교 보내놓고 걱정할 일은 없겠네요.
    서울시 교육감도 제발 제대로 된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 2. 중3 때 임원엄마들
    '10.3.6 10:17 PM (219.250.xxx.23)

    모였는데, 한 엄마가 "요즘 담임쌤이 부쩍 애들 야단 많이 치는데, 좀 신경써야하는 거 아니냐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히신 분이더라구요.
    나중에 보니 그 선생님 애들이 너무 존경하고 졸업 후에도 찾아가는 쌤이셨어요.
    그런데, 임원 엄마들이 돈 걷어서 드리고는, " 갖다 드리니 받더라" 뒷담화 하더라구요...

  • 3. ^^
    '10.3.6 10:24 PM (110.10.xxx.228)

    선생님의 행동에 정말 박수쳐드리고 싶어요.
    선생님 반 아이들이 너무 부럽네요.
    항상 그 마음 잃지 마시길 바라고 아이들과 부모들께 존경 받는
    선생님으로 남길 기대합니다.
    전단지 돌리며 햄버거 샀다던 그 학생때문에 너무 맘이 아푸네요.

  • 4. .
    '10.3.6 10:32 PM (124.56.xxx.43)

    중학교는 촌지보다도 수업에 충실하지않는 교사와
    아이들 성희롱과 언어폭력,아이들의문제점을 보고서도
    방관,무시하는교사라고 보여져요 전...
    사실 이런것들은 확드러나는것도 아니라서 ..
    재잘거리기 잘하는 딸아이 이야기 들어보면 정말 걱정이 앞서고 어찌할까 걱정됩니다
    그리고 이런것들ㅇ ㅣ 연세가 있는 교사일수록 그런사람이 많더군요.
    그래서 전 젊은 선생님이 좋더군요..
    아이들 인격존중해주고 말로 상처 주지않고 수업에 충실하신다면
    정말 좋겠어요

  • 5. 제친구
    '10.3.6 10:45 PM (124.54.xxx.18)

    절친한 친구도 중학교 교사인데 중학교 가면 오히려 촌지가 없는 것 같아요.
    제 친구도 원글님처럼 절대 사절 주의인데 학부모들이 그래도 촌지는 아니여도
    몰래 몰래 간식 놔두고 도망치더라구요.
    예를 들어 과일 같은 거 한박스 교실 앞에 두거나 교무실 앞에 두고
    줄행랑치시고(?) 그래요.
    친구가 한달에 한번씩 생일잔치도 자비 털어 빵이랑 우유 사고
    포인트 제도 처럼 해서 한달에 한번 문화상품권 주고 그래요.
    학부모가 그럼 문화상품권 협찬해준다고 받으랬는데 절대 사절.

    얘길 들어보면 학교마다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요.
    학년이 끝나도 고맙단 소리 하지도 않고 또 어떤 학교는 촌지 같은 건 없어도
    선생님 존경할 줄 알고 어려워 할 줄 알고 학년 끝나고 감사의 메세지 쏟아지고..

    문자로 쌍욕하는 학부모도 있던데 기함했습니다.

  • 6. 不자유
    '10.3.6 11:01 PM (122.128.xxx.135)

    네~. 그러겠습니다. 선생님*^^*

    제가 학부형 입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초등학교 교사분들이 원글님 같았고
    제가 업무상 만난 대부분의 중고교 교사분들도 원글님 같았습니다

    82를 보다보면, 제 경험이 참 행복한 경험인 것 같은데요
    전국의 모든 엄마들이, 저처럼 원글님 말씀에 100퍼센트 공감할 수 있도록
    원칙을 지키는 교사, 원칙을 지키는 학부모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익명의 학부형들이 많은 게시판에서
    교사 입장에서 이런 글 쓰시려면 마음 가볍지 않으셨을텐데
    좋은 글 고맙습니다. 편한 밤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7. 어,,,
    '10.3.6 11:40 PM (220.117.xxx.153)

    제가 아는 선생님 같으세요,진짜로,,혹시 김모선생님 아니세요?? ^^
    저도 아이 학교 보내면서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 자주 만나고 아주 가끔 이상한 선생님 만납니다.
    이상한 분 만나면 아이가 정신적으로 급성장 하더군요,,그리고 좋은 선생님 만나면 부모와 아이가 사는게 즐거워져요,,
    '초심 잃지 마시고 선생님같은 분 응원하는 학생 부모 생각하셔서 힘내세요~~

  • 8. 디글디글
    '10.3.6 11:42 PM (175.115.xxx.22)

    선생님같은 분들만 계시면 얼마나 좋겠어요..
    현실이 않그러니 문제죠..
    선생님들도 한번씩 모이셔서 교육 좀 받으셨으면 어떨까 싶어요.
    선생님들끼리 촌지 받고 나 받았다 소리 절대 않하죠...그러니 주변에 없다고 생각들 하시는거구요.. 하여간 초등학교때 엄마들이 다 학질을 띠는건 사실입니다.
    중학교는 좀 덜하긴 하죠..

  • 9. 회장
    '10.3.7 5:17 AM (119.69.xxx.78)

    아이가 간식쏘는 관습은 선생님이 나서서 제지하지 않으면 없어지지 않아요. 아이들도 압박하고.. 관행처럼되어서리. 그래서 원글님 같은 분이 많아졋으면 좋겠어요..
    학부모 입장에서 느낀점은요.. 선생님이 아무리 좋아도 이상한(?)학부모들이 꼬옥 있어서 이런 사람들이 여론을 조성한다는 거죠..

  • 10. ^^
    '10.3.7 11:47 AM (221.151.xxx.105)

    선생님 감사합니다

  • 11. ^^^^
    '10.3.7 12:03 PM (112.148.xxx.28)

    선생님같은 분만 계시다면야 세상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정말 티끌만한 쓰레기(죄송)선생들 때문에 년초만 되면 이렇게 시끄러운거죠.
    지금은 교육청에 고발해도 잘 수습이 되나 본데 저희 아이들 초등학교 다닐 때만해도 가재는 게편이라고 전혀 반영 안 되고 오히려 복수 당했었어요.
    제발 선생님이 바로 서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12. ......
    '10.3.7 3:01 PM (220.86.xxx.13)

    선생님의 소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퇴직하는 그날까지 제발 그맘 변치 않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선생님 같은 교사들이 실제로는 훨씬 많다는것도 알고 잇습니다...그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운 맘을 전합니다.......선생님때문에 하도 상처를 많이 받은 맘입니다.... 물론 촌지 전혀
    준적 없습니다...아마도... 선생님복은 없었던 모양입니다..

  • 13. ...
    '10.3.8 10:14 AM (118.36.xxx.229)

    누군들 주고싶어 줄까요?

    아이가 다치니 할수없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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