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싱글입니다
친구들 하나하나 결혼하고, 어느덧 어느 그룹에 가든지 저 혼자 결혼을 안했어요
다들 애기 키우느라 바빠서 자주는 못 만나고 1년에 2~3번 정도 만나요
요즘엔 어느 그룹에 가든지 저 혼자 싱글이니까
결혼한 친구들 하는 얘기가 아기, 시댁, 집, 재테크 등으로 얘기가 흘러가요
저는 원래 사람들이랑 잘 어울리고 사교적인 편이라
친구들이 애기 얘기하면 귀엽다, 이쁘다 맞장구도 잘 쳐주고
시댁 얘기해도 잘 들어주고 나름 생각해서 제 의견도 얘기해주고 하는 편이구요
가끔은 소외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아하고 아끼는 친구들이라
모임에 안 빠지고 꼬박꼬박 나가는 편이고, 친구들 얼굴 보면 좋고 했었는데.....
지지난 주에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참석했었어요
여전히 결혼한 친구들 얘기에 맞장구 치고, 친구들 얘기도 듣고 저도 얘기하던 중에...
어느 순간 "지겨워"라고 저도 모르게 속으로 혼자말하고 있더라구요
흐...사실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생각이라 저 자신도 놀랐구요
맞장구 잘 치고 잘 들어주고 잘 어울리고 있는 줄 '머리'로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런 대화들이 무척 지겨웠었나봐요
그런데 몇 일후에 대학교 친구들 모임이 또 있었어요
또 시댁 얘기와 아기 얘기에 맞장구 치면서 나름 즐겁게 잘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또 저도 모르게 "지겨워"라고 속으로 혼자말 하고 있더군요 ㅋ;
이런 생각이 튀어나오는 제 자신에게 또 한번 놀랐구요
전 결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분명한 꿈이 있어서 그 길로 매진하고 있는 중이에요
친구들을 만날 때 저도 제 소중한 꿈 얘기, 그리고 그것에 매진하고 있는 저의 모습들도 얘기하고 나누고 싶은데
이런 얘기들을 조금 하다 보면 몇몇 친구들의 눈에서 부러움이나 질투의 눈빛을 읽게 되요;;
그래서 몇 번 하다 말고 하니까, 지금은 친구들 만나면 제 얘기는 거의 안하고
나머지 친구들의 얘기를 그냥 들으면서 호응을 많이 해주는 편이예요
좋아하는 친구들이고 소중한 친구들이지만
그런 친구들과의 모임이 이젠 '지겹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다는 것에 슬프네요
아직 결혼을 언제 할진 모르겠어서,
제가 언제쯤부터 그 친구들과 시댁, 아이 얘기를 공유할 수 있게 될 진 모르겠어요 ㅋ;
아마 또 모임날짜가 잡히면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의무감으로 참석하게 되겠죠
같이 늙어가는 친구들인데, 지금 저랑 공감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모임에서 빠지고 싶진 않으니까요
(덧) 글을 쓰면서 들은 생각인데, 저 같은 싱글로 남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친구들 모임 내에서 경제 상황이 다른 친구들의 경우도 서로 얘기할 때 조심하거나 공감대가 적어지는 것
같긴 하더라구요, 아이 학원 얘기를 하더라도 비용이 차이가 나고, 서울 안에서 사는 지역이 달라지고 하니까...
암튼 결혼한 사람과 싱글, 결혼한 사람 중에서도 사는 형편에 따라..
자신의 상황과 형편에 따라 친구들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어지고, 그러니까 만남도 재미가 없어지고
그러는 거 같아요
당연한 순리인 듯 하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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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점점 의무감으로 만나게 되요
싱글 조회수 : 785
작성일 : 2009-08-20 23:37:46
IP : 221.138.xxx.14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8.20 11:42 PM (59.151.xxx.7)그럴땐 그냥 모임을 하나 더 만드세요.
원래 미혼 친구들이 기혼 친구들 만나면 겉돌고, 기혼 친구들도 미혼들만 모인 자리가면
겉돌기 마련이에요. 결혼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틀려지고..뭐랄까.
아무튼 인생이 많이 바뀌죠. 그러다보니 서로 관심사가 점점 달라져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서 모임을 하나 더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2. 준하맘
'09.8.21 12:43 AM (211.176.xxx.250)저도 싱글 친구 만날때
아..얘가 혹시 내 얘길 지겨워하지않을까..
조심하는편입니다
친구얘기 위주로 들어주는편이구요
친구도 원글님과 같은 고민이 있었지만
현재는 교회 열심히 다니면서 청년회에서 만난
싱글친구들과 여행도 다니고 정기모임도 갖고 한답니다
저랑 10년 넘게 알았지만 그 친구들과 함께 한 몇년이
더 행복해보이더라구요..
원글님도 더 외롭기 전에 그런 친구들 한번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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