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당신의 죽음을 슬퍼합니다.
그 슬픔의 이유는 당신의 죽음을 방기(放棄)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안일은 4대강을 살리고 곤봉에 머리가 터지고 생명이 불에 타죽고
방송장악 음모에 노출되었습니다.
모든 권력이 당신으로 인해 얻었던 자유를 앗아가고 있습니다.
빼앗기고 보니 당신의 위대함이 새삼 크게 다가옵니다.
이것이 못난 당신의 민중입니다.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예감(豫感)이라도 했듯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낙향하였습니다.
촌부, 당신의 본래 고향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곳이 삶의 원천이었다는 것을 알았다는 듯이,
당신이 서슴없이 선택해 갈 곳이 거기뿐이었다는 것을 아는 당신,
당신은 진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었을 것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 그 세상은 당신이 시대에 투신했던 세상이고,
이젠 역사에 투신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결국 당신은 세상에 투신을 하였고, 우린 그 의미를 이제사 깨닫습니다.
투신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몸으로 말해주었던 것입니다.
당신으로 인해 몰려드는 저 인파들을 보며, 저들 마음속에 심어준
사람 사는 세상의 의미가 이미 던져져 있었음을 봅니다.
당신은 자신을 세상에 던짐으로써 세상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진보하렵니다.
결코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강한 열망을 얻었습니다.
하나씩 나아가면서 민주와 인권과 자유와 통일을 향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당신의 고귀한 뜻이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이 활개 치는 세상에서.
당신은 한 점 부끄러움을, 자신의 온몸을 투신함으로써
마지막 남은 자신의 존엄을 지켰습니다.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편히 가십시오.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바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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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미사 중에
카타리나 조회수 : 264
작성일 : 2009-05-30 12:12:53
IP : 114.203.xxx.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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