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고민했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길인데
편협하게 생각해서야 되나
미워하지도 말고
원망하지도 말라고 하셨는데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뒤편에서
학살의 원흉들, 독재와 타협한 자들과 함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인사를 나누며
그렇게 노무현을 떠나보내는 일은
정말 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마치 자신이 아무 관련도 없는 것처럼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대통령 자격으로
영결식장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정말 미안할 텐데
노무현한테 미안해서
잘못했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고
머리 숙여 고백해야 되는 것 아닐까요?
경복궁 안쪽 영결식장에 앉아 있노라면
증오와 분노의 감정이 엉키어
이럴 수 있나 원망스러워
이명박 대통령의 뒤통수만 노려보다가
도저히 노무현을 추모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까지 해본 사람이
개인적인 감정에 휩싸여
공인의 역할을 포기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판하셔도
오늘만큼은 어쩔 수가 없군요.
22년 전
이한열 열사 노제를 지냈던 그 곳
시청 앞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기다리겠습니다.
진심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
가슴이 아파서 숨을 제대로 내쉬지 못하는 사람들
설움이 많아서
눈물이 마르지 않는 사람들
그분들과 함께 있어야
제대로 소리 내어 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아이고 아이고
곡이라도 하면서 떠나보낼 수 있는 곳에서
그 분을 맞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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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의원이지만 영결식장에 갈 수 없습니다. (우상호)
펌글 조회수 : 701
작성일 : 2009-05-30 00:42:55
IP : 58.148.xxx.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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